돈과 여인은 잠들지 않는다

[‘백만개미’ 한세구의 증시이야기] 어떻게 시장 예측을 잘할 것인가 하락장에선 ‘번 돈’ 지키는게 중요 투자의 뒷문을 잘 지키자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하락장에서 알아야 할 예측추구

우리는 주식투자를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최대한의 예측추구 활동”으로 정의한다. 참 맞는 얘기라는 생각이 들지만 이 말의 진정한 의미는 주식투자를 시작하고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른 후에야 정확히 깨닫게 된다. 한차례 주식시장의 하락 폭풍이 휩쓸고 가면 더 빨리 느끼게 된다.

‘최대한의 예측추구’, 그렇다. ‘완벽한 예측추구’가 아니다. 원래 주식시장에서 완벽한 예측추구는 할 수가 없다. 과연 주식시장의 앞날을 쪽집게처럼 완벽하게 맞추는 사람이 있을까? 난다 긴다 하는 전문가라는 사람도, 주식투자로 팔자를 고쳤다는 슈퍼개미도, 필자는 증권업계 40여 년 근무했지만 완벽하게 시장을 예측하는 사람을 한 번도 만난 적이 없다. 지금이라도 그런 사람을 만나게 된다면 내 전재산을 맡기고 싶다. 다만 소위 전문가로 불리우는 사람들은 일반적인 투자자보다 미래에 대한 예측의 확률이 높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여러가지 정보획득과 분석능력 그리고 오랜 경험에서 오는 시장 방향성 예측, 운용방법 등이 다소 우월할 뿐이다. 그런데 그 다소의 차이가 실전에선 엄청난 결과의 차이를 가져온다.

어차피 완벽한 예측 자체가 어렵다면 예측이 맞아서 이익을 얻을 수 있을 때와 예측이 틀려서 손해가 날 때를 구분 지어 관리를 해야 한다. 특히 초보투자자들은 시장이 하락할 때 그동안 벌어 놓은 수익을 제대로 지켜내지 못하고 큰 손해를 보곤 한다. 그래서 초보투자자일수록 많이 버는 것보다 잘 지키는게 더 중요하다.

돈 버는 것과 ‘번 돈’ 지키는 것

일반적으로 주식시장에 입문하는 초보투자자들은 주식을 사서 자신이 산가격보다 높은 가격에 팔아서 이익을 얻으려고 한다. 정말이지 앞으로만 가야하는 ‘일방통행식 투자’인 셈이다. 시장이 후진을 해도 돈을 벌 수 있다는 사실을 한참이 지난 후에야 깨닫게 된다. 주가가 떨어져야 돈을 버는 인버스상품이나 공매도가 그런 것들인데 초보투자자 입장에선 접근이 쉽지 않고 여러가지 제약이 많아 현실적 투자에선 거의 선택할 수 없다. 더구나 이런 숏(short)성 상품과 파생상품들을 서로 연계해서 투자하는 외국인과 기관들 사이에서 개인 초보투자자들의 ‘사서 올라야 되는 One-Way성’ 투자는 그야말로 미적분을 푸는 경쟁자 앞에서 1차 방정식과 씨름하는 꼴이다. 그래서 최대한의 예측추구가 용케도 맞아떨어져서 돈을 벌게 되면 이것은 정말이지 소중한 수익인 것이다. 여기서부터 개인투자자들은 투자 성패를 결정짓는 중요한 갈림길을 만나게 된다.

주식투자는 돈을 버는 것도 중요하지만 번 돈을 잘 지켜내는 것도 중요하다. 모든 부문에서 기울어진 운동장을 뛰는 개인투자자들에겐 한 번의 실수가 치명상이 될 수가 있다. 그래서 필자는 개인투자자들에게 늘 “기대수익을 초과하면 반드시 일부라도 이익실현을 해서 챙겨 두시라”고 조언한다. 그런데 이런 조언을 잘 안 들으시는 분이 많다. 심하면 “그런 새가슴으로 무슨 주식투자를 하냐”고 오히려 언짢아 한다.

“주식은 ‘몰빵’(한 종목만 집중 투자)이고, 주식은 먹여 줄 때 왕창 먹어야 한다”고 한다. 그러다 수익은 고사하고 원금도 손해가 나서 주식시장에서 흔히 하는 얘기로 ‘꿈 속에 갈비 뜯고 마는 것’이다. 주식투자에서 왕창 버는 것 보다 작은 수익이라도 잘 관리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가를 깨닫는 순간 드디어 ‘주린이’를 벗어나는 것이다.

돈이 떠나지 않게 하는 법을 배우자

필자가 그동안 만났던 주식투자를 잘 한다는 분들은 모두 이 수익 관리가 아주 뛰어났다. 슈퍼 개미라고 불리우는 분들도 매번 매매할 때마다 수익을 얻을 수는 없다. 그들도 예측이 빗나가서 뜻밖의 손해에 봉착할 때가 있다. 그런데 여기서부터 초보투자자와 차이가 난다. 실수라고 인정되는 순간 가차없이 날려버려 손실을 최대한으로 줄인다. 더 중요한 것은 시장이 좋아서 주가가 한없이 상승할 것 같은 분위기에 휩싸인 시장에서도 애초에 설정한 기대수익을 넘어서는 순간 어김없이 이익 실현을 한다. 상황에 따라 분할 매도를 하는 경우는 있어도 본인의 투자 원칙을 반드시 지켜 나간다는 것이다. 이렇게 수익관리는 주식투자에 있어서 수익창출 못지않게 중요하다. 더구나 올해처럼 금리인상, 유동성 축소가 진행되는 상황에선 2020년 같은 쉬지 않는 상승은 기대하기 어려울 수밖에 없다. 그러니 수익관리가 더더욱 중요하다.

영화 `월 스트리트2:머니 네버 슬립스`의 스틸컷
영화 `월 스트리트2:머니 네버 슬립스`의 스틸컷

‘Money Never Sleeps.’ 지난 2010년 개봉한 올리버 스톤 감독의 ‘월 스트리트’ 2편의 부제이다. ‘돈은 잠들지 않는다’로 번역 되어서 우리나라에서는 많이 알려진 문구이다. 또 증시에서 투자 격언처럼 자주 인용되면서 주연 배우인 마이클 더글러스와 함께 아주 친숙해진 말이다. 주식시장에서 돈은 잠들지 않으니 당신이 잘 때에도 돈이 끊임없이 일을 해서 당신에게 더 많은 돈을 가져다 줄 수 있게 해야 한다라는 뜻으로 많이 얘기된다. 말하자면 투자 장려이다. 그런데 우리가 놓치는 게 있다. 극 중 대사에서 주인공인 고든 게코(마이클 더글라스 분)가 하는 말이다.

“돈은 여자 같아서, 당신이 그 여인을 꽉 끌어안고 달콤한 잠에 빠져도 그 여자는 잠들지 않는다. 당신이 잠든 후에 그 여인은 언제라도 당신 품을 떠날 것이다. 돈과 여자는 절대로 잠들지 않는다.”

우리는 앞만 보고 달리는 것은 아닌가? 투자의 뒤편엔 돈이 떠나지 않게 지키는 진짜 중요한 돈을 버는 방법이 있다. 아무래도 올해에는 투자의 앞과 뒤를 모두 챙겨야 하는 해일 것 같다.

글쓴이

한세구 '백만개미' 유튜브 운영자

유튜브 '백만개미' 운용자 한세구는 1977년 삼보증권에 입사, 증권업계에 발을 들여놓았다. 쌍용투자증권,동양증권, SK증권 등을 거치며 지점장, 임원 등 주요 직책을 역임했다. 골든힐 투자자문 대표이사를 맡으면서 KBS, MBC, SBS 증권 전문패널, SBSCNBC ‘클로징벨’ 앵커 등 방송인으로도 활약했다. 은퇴 후 유튜브 '백만개미'를 운용하고 있으며 저서로는 ‘주식은 그렇게 하는게 아닙니다’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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