쏟아지는 ‘2023년 증시전망’ 얼마나 맞을까?

[‘백만개미’ 한세구의 증시이야기] 결코 맞춘 적 없는 증권사 ‘하우스-뷰’ 그들이 못맞추는 이유는 따로있다 주가전망 종목 대신 ‘만약에’를 읽어라 ‘만약의 상황’ 실제 발생하는지 살펴야

그래픽=연합뉴스
그래픽=연합뉴스

무척이나 힘들었던 2022년 주식시장도 시간은 흘러 이제 납회를 향해 간다. 늘 그렇듯이 시장전략가, 금융기관 그리고 투자전문가들까지 내년 증시에 대한 전망을 내놓고 있다. 과연 이 전망들을 어디까지 믿어야 할까?

매년 틀리는 증권사 증시전망...왜?

필자가 1977년 증권회사에 입사한 이래 단 한번도, 그 어느 해에도 이 ‘내년 증시전망’이 현실과 맞아 떨어진 적이 없다. 제대로 맞지는 않지만 증권사들은 이 전망을 ‘하우스-뷰’라고 부른다. 유튜브나 방송 진행자들은 “내년도 ‘하우스-뷰(House View)’는 어떠신지요?”라며 뭔가 있어 보이게 질문하고, 있어 보이게 답변한다. 그런데 도대체 맞지가 않는다. 하긴 툭하면 “투전판 벌리고 투기 조장한다”고 핀잔 듣는 증권사의 ‘하우스’는 ‘하우스’가 맞는 것 같기도 하다.

증권사 2023년 증시전망.
증권사 2023년 증시전망.

올해만 해도 그렇다. 작년 연말부터 나온 주요 10개 증권사 ‘2022년 증시전망’에 따르면 올해 코스피 지수 전망 평균이 2800포인트(pt)에서 3400포인트(pt)이었다. 그런데 지난 주말 종가 지수는 고작 2360포인트(pt) 이었다. 올해가 며칠이 남았으니 갑자기 주가가 폭등을 해서 그 말이 맞을 수도 있지만, 350일 넘게 틀린 것이다. 주요 관심종목으로 선정된 종목은 ‘삼성전자’(7만9400원에서 5만9500원으로), ‘SK하이닉스’(13만2000원에서 7만8400원으로), ‘현대차’(21만1500원에서 16만2500원으로), ‘하이브’, ‘네이버’ 등이었다. 빗나가도 한참을 빗나갔다. 마치 공매도 추천종목 같아 보인다.

왜 이런 일이 벌어지는 것일까? 첫째는 주식시장에는 예측 불가능 영역이 너무 많다는 것이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일어날지, 그리고 그 전쟁이 그렇게 오래 진행될지, 미 연준이 금리를 무시무시한 속도로 올릴지, 모두의 예상 밖의 일들이 시장을 바꾸어 놓았다.

둘째는 내년 증시전망이라는 게 내고 싶어 내는 게 아니라 그냥 일종의 의무감으로 발표하는 것이 되어버렸기 때문이다. 당연히 그 누구도 위험을 혼자 떠안는 모험을 피하고 싶은 것이다. 일종의 증시전망에 대한 담합이 이루어지는 셈이다. 외국계 기관의 전망을 바탕에 깔고, 얼기설기 만들어진 전망은 ‘하우스-뷰’라는 말이 무색하게 서로 닮아 버린다.

지도 없이도 못가는 시장...영감을 잡아라

그럼 우리가 이들 전망을 깡그리 무시하고 반대로 하면 성공투자를 할 수 있을까? 그 건 더 위험하다. 해도(海圖) 없이 항해에 나서는 것만큼 위험한 일이다. 틀린 지도이지만 잘 활용하면 상당한 투자 ‘영감’을 우리에게 가져다준다.

개미투자자들은 대부분 내년 전망에서 언급되는 주가지수나 종목 등에 모든 관심을 집중시킨다. 그리고 나머지는 기억하지 않는다. 그런데 증시전망은 마치 가정법 문장과도 같다. ‘만약에 무엇이 어떻게 된다면 이러할 것이다’라는 얘기를 하고 있는 것이다.그래서 그 ‘만약에’를 잘 활용하면 훌륭한 투자를 해낼 수 있다.

작년에 나온 올해 증시전망에서도 이런 ‘만약에’가 모두 들어있었다. 그냥 우리가 최종적인 주가지수와 추천종목에 너무 몰입되어서 발견 못한 것이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가능성도, 미 연준의 금리 인상 속도에 대한 우려도 모두 언급되어 있었다. 다만 기관들은 ‘영업상(?)’ 가능하면 희망적 상황을 만들어 표현하고 싶었을 것이다. 그러니 우린 늘 풀 메이크업된 얼굴만 보는 셈이다.

시장이 무엇을 우려하는지, 무엇을 기대하는지를 살펴보시라. 그리고 그 상황이 실제로 일어나면 그에 맞는 대응에 나서는 것이 최적의 증시전망 활용법이다.

개미지만 괜찮아...슈퍼개미처럼 상상하라

요즘 필자는 ‘메뚜기도 한 철’이라고 여기저기서 유튜브 출연 요청과 강의로 참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다. 모두가 원하는 것은 “내년에 지수 얼마까지 갈까요?”와 “내년에는 어떤 종목이 많이 오를까요?”에 대한 답이다. 솔직히 필자도 모른다. 그것을 알면 이렇게 글이나 쓰고 있겠는가. 주가는 신도 모른다는 데 필자가 알리가 없다. 다만 무엇을 살펴봐야 하는지에 대한 말씀은 드릴 수 있다.

제일 중요한 게 인플레이션과 경기침체에 관한 것이다. 미 연준의 인플레이션 억제를 위한 금리 인상과 그에 따른 경기침체 걱정이다. 사람들은 미국이 인플레이션지수 하락에도 성공하면서 경기도 연착륙하기를 바라는 것 같다. 그래야 주가가 큰 충격 없이 오를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사실 미 연준이 바라는 수준의 인플레이션 억제와 경기침체는 한 몸인 것이다. 경기침체를 피하려고 하면 인플레이션은 잡지 못한다. 미 연준도 이게 골치 아플 것이다. 이미 그 경기침체에 상당히 들어와 있을 수도 있다. 그러니 미 연준이 금리정책을 대폭 수정하지 않는 한 주가가 상승을 지속하는 현상이 나올 수가 없다. 제한적 반등만 거듭 될 수밖에 없다. 그래서 최근 파생시장이 현물시장을 끌고 다니는 현상이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고 개미투자자에게는 더 운신의 폭이 좁아졌다.

올해를 돌아보면 주식투자보다는 역시 유가와 곡물 등 원자재(commodity) 투자였고, 중간에는 환율, 즉 강달러에 투자한 외환투자가 최고였다. 지금은 아무리 부정해도 인플레이션은 심하고 경기는 하강하는 골치 아픈 스테그플레이션에 한 발 들어선 게 맞다.

이쯤에서 개미투자자들은 포트폴리오를 다양하게 구성하는데 여러 제약이 있지만, 수백억, 수천억을 투자하는 슈퍼개미들은 어떤 포트폴리오를 구성할지 돈 안드는 일이니 상상을 해볼 필요는 있다. 내가 만약 슈퍼개미라면 기존의 부동산은 아마 작년에 다 팔아 집과 상가 한 두 개를 제외하고는 없을 것이다. 물론 임대업을 영위하는 건물주는 예외이지만.. 당연히 부동산 관련 펀드니 리츠니 하는 것들은 제외시킬 것이다. 주식도 종목별로 조심스런 접근을 하겠지만 전체 비중은 일단 줄여 놓을 것이다. 그러면 남는 게 별로 없다. 결국 Fixed Income을 찾아 움직일 수밖에 없다.

잠시 부자 상상을 해보시니까 어떠신지요? 그럼 투자도 부자처럼 하시면 된다. 개미면 어떤가? 개미라고 꼭 주식에만 매달려 있으라는 법은 없다. ETF라는 좋은 상품도 있는데…

다행스럽게 시장은 무지막지하게 암울하지는 않다. 미 연준은 내년 금리를 5%에서 5.25%로 생각하고 있지만 시장은 여전히 연준의 생각에 못 미치고 금리가 꺾일 것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 같다. 기준금리가 오르고 주가는 빠지는데 국채 금리도 역으로 빠지고 있다. 이유는 금리의 빠른 인상속도로 여기저기서 부작용이 일어나고 있다고 보는 것이다. 그래서 분위기가 마치 겨울은 깊어만 가는데 그 끝자락에 봄이 온다는 희망 같은 것이다. 본격적인 경기침체가 시장을 뒤덮을 때까지는 현금을 소중히 하시면 어떨까 싶다.

주식투자는 예측하는 것이 아니라 대응하는 것이다. 그 대응을 잘 하려면 내년 증시전망 한쪽에 적혀 있는 여러가지 변동사항을 잘 기억해 놓을 필요가 있다.

제발 내년에도 지금까지 늘 그러했듯이 제 예상과 달리 엄청나게 폭발하는 시장이 와서 여러분 모두 성공투자 되었으면 정말 좋겠다는 백만개미 생각이다.

글쓴이

한세구 '백만개미' 유튜브 운영자

유튜브 '백만개미' 운용자 한세구는 1977년 삼보증권에 입사, 증권업계에 발을 들여놓았다. 쌍용투자증권,동양증권, SK증권 등을 거치며 지점장, 임원 등 주요 직책을 역임했다. 골든힐 투자자문 대표이사를 맡으면서 KBS, MBC, SBS 증권 전문패널, SBSCNBC ‘클로징벨’ 앵커 등 방송인으로도 활약했다. 은퇴 후 유튜브 '백만개미'를 운용하고 있으며 저서로는 ‘주식은 그렇게 하는게 아닙니다’가 있다.

댓글

    함께 읽을 글

    칼럼 전체 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