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 겨울나기...이기는 노하우 3가지

[‘백만개미’ 한세구의 증시이야기] 미, 금리인상 이어 경기침체...악재 연발 1.버틸 능력이 얼마되는지 자문해야 2. 단기 반등에 속지말아야...프로의 몫 3. ‘언젠가 오르겠지’라며 내년을 기다리기

그림 '겨울의 트로이카'. 1888년/ 니콜라이 스베르치코프 작
그림 '겨울의 트로이카'. 1888년/ 니콜라이 스베르치코프 작

미 연준은 쉽게 물러서지 않을 것

아무래도 주식시장의 이번 겨울은 길고 혹독할 것 같다. 물론 혹한 속에서도 간간히 포근함을 주는 날씨처럼 간헐적인 반등은 있겠지만, 그 따스함만 기대하고 적극적인 투자에 나서기엔 개인투자자에게는 너무 어려운 상황이 기다리고 있다.

미 연준의 핵심 타깃은 인플레이션을 잡는 것이다. 그런데 그 진행 과정에서도 과거 1970년대 했던 바보 같은 짓을 이번에는 하지 않겠다는 각오가 대단하다. 그러다가 경기 침체가 올 것이라는 우려에 대해 이미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여러 차례 “긴축과정에서 올 수 있는 어려움을 이겨내야 한다”고 언급했다. 과거처럼 하지 않겠다는 결심을 밝힌 것이다.

1970년대는 인플레이션을 잡으려고 금리를 조금 올리자, 인플레이션이 수그러드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자 경기부양을 위해서 금리를 다시 낮춰 버렸다. 당시 연준 의장인 ‘아서 번즈’는 닉슨 대통령의 친구였다. 상당히 스마트한 경제학자인 그도 닉슨의 재선이 신경 쓰였을 거다. 금리를 내리자 자산시장이 되살아나고 고개 숙이던 물가는 고삐 풀린 망아지처럼 뛰어올랐다. 결국 물가는 예전보다 더 높이 치솟아서 10년짜리 인플레이션을 만들고 말았다.

닉슨 대통령 시절 미 연준 의장이었던 아서 번즈. 사진=위키피디아
닉슨 대통령 시절 미 연준 의장이었던 아서 번즈. 사진=위키피디아

이 트라우마를 연준은 가지고 있다. 혹자는 경제적인 어려움이 닥칠 때마다 연준이 다 해결해 왔다고 여긴다. 그러기에 이번에도 경기침체 걱정 때문에 강력한 긴축을 계속해서 지속할 수는 없고, 결국은 경기부양을 안 할 수 없을 거라 기대한다. 올해가 지나면 금리를 다시 낮출 것이고 주식시장도 빠르게 회복될 것이라 말한다. 더구나 11월 미국 중간선거 때문이라도 그렇게 할 것이라는 의견을 내는 이들도 있다.

그러나 필자의 생각은 다르다. 이번에는 연준이 정확한 인플레이션의 하락을 확인하기 전까지는 금리인상을 서둘러 끝내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인플레이션이 피크를 치고 고개를 숙이는 추세만 믿고 서둘러 긴축을 멈추면 다시 지난번과 같은 실수를 반복할 수 있다. 바이든 대통령이 만든 인플레이션 감축법안(IRA)은 우리나라를 필두로 아시아 신흥공업국가들의 주요기업들이 미국내 엄청난 투자를 하게끔 더더욱 압박하고, 미국내 고용도 늘리고 세계의 모든 공급망을 미국이 완벽하게 장악하는 쪽을 향해 가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 스스로도 본인의 상당한 치적으로 이미 정치적 홍보에 나선 바 있다. 이것만 가지고도 중간선거 준비는 됐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가져온 에너지, 원자재, 곡물 가격 문제는 미국의 말을 잘 듣는 유럽국가들과 우크라이나와의 전쟁에서 의외의 뻘짓을 하는 러시아 때문에 점점 미국의 의도대로 흘러가고 있다. 이것만 가지고도 얼마 남지 않은 민주당의 중간선거 준비는 충분하다. 문제는 그 다음이다.

코로나 팬데믹이 터지자 엄청난 유동성 공급이 이루어졌다. 일하는 것보다 가만히 앉아서 받는 돈이 더 많은데 구태여 일자리에 연연할 필요가 없었다. 엄청나게 뛰어오르는 자산가격 상승에 다들 돈을 늘리려는 욕망을 뒤쫓고 있었다. 그러다 긴축이 시작되자 주가는 빠지기 시작하고 사람들도 일자리를 다시 찾아 나선 것이다. 그러니 통계상의 고용도 나름 늘어나고 관성을 가진 소비는 이어지고 있어 그럴듯해 보인다.

그러나 금리 인상이 연말까지 지속되면 얘기는 달라질 수 있다. 본격적인 경기후퇴의 조짐들을 완연하게 보일 것이다. 이미 6월부터 정점을 친 인플레이션이 10월 소비자물가지수(CPI)에서는 상당히 낮은 수치를 보일 것이다. 근원CPI는 좀 더 시차를 요구하겠지만 인플레이션의 꺾임은 이미 시작되었다. 그래도 연준의 금리인상은 멈추지 않을 것이다. 이번 달 기준금리 75bp 인상은 당연한 것이고 앞으로 두차례 더 남은 금리인상을 그대로 진행시켜 적어도 연말 기준으로 기준금리를 4% 부근에 가져다 놓고 인플레이션 수치를 재확인하려고 할 것이다.

그럴 때 우리가 맞닥뜨려야 하는 일이 경기 침체의 시그널들이다. 4분기부터는 본격적으로 미국의 경제 성장도, 고용지표도 가라앉을 게 자명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얼마간의 시간을 두고 인플레이션의 하락을 확인한 연준은 경기 회복을 시도할 것이다.

이번 반등은 개인투자자 영역 아니다

우리 주식시장 환경도 녹록치 않다. 환율도 불안하고 우리나라 경기 후퇴도 만만치 않아 보인다. 계속되는 금리인상에 자산 시장에 영끌을 시도했던 사람들이 빚투에 쫒겨 투자를 포기하거나 극한의 소비로 연명하는 ‘짠플레이션’이 우리 경제를 찍어 누를 것이다.

이런 주식시장에선 단단히 마음을 먹고 반드시 살아남겠다는 각오가 필요하다. 그렇다고 주식시장이 무지막지하게 폭락하지도 않는다. 이미 시장은 예상되는 어려움을 지나치게 반영했기 때문이다. 어차피 주식시장은 ‘머니게임’이 일어나는 곳이니까 환율이 올라도 매출과 이익이 늘어나는 기업이 있다든가, 이런 저런 재료를 가지고 파생과 함께 변동성을 키워 빠른 매수, 매도를 반복하는 흐름은 거듭될 것이다.

문제는 이런 시장은 일반적인 개인투자자의 영역이 아니라는 것이다. ‘지금이라도 당장 주식을 팔면 어떻겠느냐’는 분도 있다. 그런데 그동안 특히 우리 주가가 상당한 저평가 구역에 있어서 지금 마구 손해보고 팔 수도 없다. 이러니 우리 주식시장의 겨울나기는 무척 힘들 수밖에 없다. 다음달 CPI가 발표될 즈음 시장은 한 차례 제한적인 반등을 시도할 수는 있다. 그런 후에는 지난 저점을 뚫는 새로운 저점을 형성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가 없다.

긴 흐름에서 보면 오히려 주가가 빠질 때 사야하는 것은 맞다. 그런데 현실에서 새로운 저점이 왔을 때 과감히 매수에 들어간다는 것은 이 또한 프로의 영역이다.

혹한의 겨울을 이겨낼 방법 3가지

개인 투자자가 혹한의 증시 겨울을 이겨내는 방법은 이렇다.

첫째 나는 얼마까지 살아서 버틸 수 있는가를 스스로 자문해 보시라. 예컨대 코스피 지수가 2000포인트 밑으로 떨어져도 생존할 수 있는지, 이런 지루한 시장이 1년이상 이어져도 견뎌낼 수 있는지. 빚투가 아니라면 ‘팔지 않으면 손해가 아니다’라고 생각하고 버틸 수 있는지. 이 자문은 의외로 어려움을 이겨내는 힘을 가져다 준다.

둘째는 반등에 속지 말아야 한다. 다음 달에 생각보다 낮은 인플레이션 수치를 근거로 한 차례 반등이 나올 수도 있다. 그러면 이제부터 주가가 오른다고 덥썩 물 것이 아니라 적절한 현금보유를 권하고 싶다. 적어도 총 투자금액의 20~30%정도의 현금은 가지고 있어야 한다. 파생 등 쌍방향 투자에 익숙하지 않은 일반 개인투자자에게는 현금이 최고의 종목일 때가 많다. 그래야 때가 오면 주식투자의 가장 기본인 싼값에 주식을 살 수 있다.

원래 장기투자였고 ‘언젠가는 오르겠지!’ 하는 느긋함의 투자라면 그냥 내년 하반기까지 기다리는 것도 방법의 하나다. 결국 주가는 위를 향해 간다.

어찌되었건 이번 증시의 겨울은 무척 혹독한 추위와 싸워야 할 것 같다. 중요한 건 살아남아야 승리할 수 있다는 사실이다.

글쓴이

한세구 '백만개미' 유튜브 운영자

유튜브 '백만개미' 운용자 한세구는 1977년 삼보증권에 입사, 증권업계에 발을 들여놓았다. 쌍용투자증권,동양증권, SK증권 등을 거치며 지점장, 임원 등 주요 직책을 역임했다. 골든힐 투자자문 대표이사를 맡으면서 KBS, MBC, SBS 증권 전문패널, SBSCNBC ‘클로징벨’ 앵커 등 방송인으로도 활약했다. 은퇴 후 유튜브 '백만개미'를 운용하고 있으며 저서로는 ‘주식은 그렇게 하는게 아닙니다’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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