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려야 편안한 시장...타이밍 왔다
[‘백만개미’ 한세구의 증시이야기] 금리 이슈는 지났고, 경기침체 이슈로 경기침체 뒤엔 회복 온다...’저가매수’ 경기회복 주력주 분할매수할 타이밍
주식투자에 편안함이 있을까
세상에 편안한 주식투자가 있을까? 주식투자 자체가 위험과 싸워야 하는 작업인데, 주식투자를 시작하는 순간부터 편안함은 접어 두어야 한다. 비슷한 경우가 또 있다. ‘편안한 노후생활’을 주제로 한 글이나 영상을 보면 그냥 그러려니 하고 잘 지내라는 얘기로 귀결된다. 하긴 늙어간다는 커다란 전제 앞에서 편안함이라는 것은 처음부터 말이 안되는 지도 모른다.
그래도 많은 사람들은 편안하게 주식투자로 돈을 벌 수 있기를 바란다. 그래서 내일 당장 상한가 가는 종목을 가르쳐준다는 사람들도 있고, 비밀스런 작전주를 일러준다는 곳도 있다. 모두 존재하지도 않는 ‘주식투자에서의 편안함’을 추구하려는 욕심이 만들어 낸 현상들이다.
지금 미국 주식시장의 움직임
지나친 인플레이션은 금리 인상을 불러오고 예상보다 강한 금리 인상은 필연적으로 리세션(경기 침체) 쇼크를 가져온다. 미 연준은 지난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9.1%라는 놀라운 수치를 나타내자 연속해서 기준금리를 75bp 올리는 초강수를 두었다. 올해가 시작될 즈음 연준의 금리 인상폭을 두고 25~50bp를 얘기하던 때는 아주 옛 이야기가 되어 버렸다. 그래서 시장은 하락했고 주가는 6월 저점을 만들어냈다.
반면 지난 8월에 발표된 7월 CPI는 예상치를 밑도는 8.5%로 나오자 시장은 이것을 인플레이션 피크로 인식하기 시작했다. 더구나 전월 대비로 보면 보합(정확히 말하면 미세한 마이너스)을 나타냈다. 근원 CPI도 월간 0.3%의 상승을 보이자 아주 단순히 계산해서 0.3%X12개월 하면 연간 3.6%정도의 인플레이션을 상상할 수 있다는 생각이 시장을 끌어올렸다.
그래도 시장의 걱정론자들은 휘발유 가격 하락으로 이뤄낸 수치는 추세일 수 없고 일시적인 현상이라고 말하지만, 모든 추세가 일시적인 현상에서 출발했었다고 보면 그냥 한번 던져 놓는 소리로 들린다. 사실 올 상반기동안 시장은 이런 인플레이션 쇼크와 금리 쇼크, 그리고 리세션 쇼크와 싸워왔다. 특히 6월 들면서는 금리 쇼크 보다 한 걸음 더 나아가 리세션 쇼크가 본격화 되었다. 상상할 수 있는 모든 걱정을 시장은 끌어냈다.
시장은 이미 시장이 가는 길을 알고 있었다. 그러니 이제 연준이 9월에 기준 금리를 75bp 더 인상하든 말든 이미 시장은 연말 금리의 종착역이 4% 부근일 것이라는 사실도 알고 있다. 그래서 소위 말하는 ‘베어마켓 랠리’라는 주가 상승 모습이 7월부터 나타나고 있다. 일종의 ‘틈새반등시장’인 셈이다.
이젠 경기침체와 싸워야하지만
그러다 보니 이번 반등의 정점이 어디까지냐를 두고 의견이 분분하다. 지금 이미 반등은 끝났다는 의견부터, 코스피 기준으로 2650 포인트까지, 또는 2800 포인트까지도 가능할 것이라는 다양한 의견이 나온다. 그런데 더 중요한 것은 이번 반등이 끝나고 나면 주가가 다시 하락한다는 사실엔 비교적 많이 동의한다는 사실이다. 문제는 여태 경험해 보지 못한 깊은 하락이 찾아올 것이라는 의견들도 있다. 이유는 경기 침체가 시장을 그렇게 만들 것이란 주장이다. 이제부터 시장은 경기 침체와 싸워야 한다.
사람들은 희열보다 슬픔을 더 싫어한다. 예를 들어 지금 주식을 사서 10%의 이익을 보고 얻는 기쁨의 희열보다 10% 하락으로 인한 슬픔의 고통을 더 회피한다. 그래서 똑같은 10%의 확률로 상승과 하락이 예상되면 대부분의 투자자는 주식을 사지 않는다. 하락으로 인한 손실의 두려움이 훨씬 크기 때문이다. 손실혐오(risk aversion), 이것이 투자를 망설이게 할 수밖에 없다.
금융위기 이후 무슨 일만 터지면 양적 완화를 통해서 해결을 해왔던 학습효과는 ‘빠지면 사야 한다’는 ‘Buy the Dip’을 여러 차례 경험하면서 충분한 학습이 되어 있다. 그러니 손실혐오와 바닥에서 상승 이익을 놓쳐버릴 것 같다는 두려움, 즉 Fear of Missing Out(FOMO)이 서로 혼란을 가중시켜 결국은 아무런 행동도 못하는 경우가 많다.
한 쪽에선 “쫄지마!, 쫄면 아무것도 못해”라고 속삭이고 다른 한 쪽에선 “여태 물린 게 얼마인데, 그러다가 한방에 훅 간다!”라고 한다. 그러니 마음 속에선 늘 주가가 올랐으면 좋겠는데, 생각은 늘 걱정 속에 있어서 아무런 행동도 못한 채 시간만 보낸다. 그러다가 한참이 지난 후에 모든 게 올라 모두가 상승을 외칠 때 뒤늦게 쫒아들어간다.
연준은 인플레이션이 완전히 가라앉기 전에 섣불리 금리 조정을 끝냈다가 또 다시 어려움을 겪은 경험이 많아서 이번에도 성급히 금리 상승을 멈출 생각은 없을 것이다. 문제는 시장이 이런 연준의 생각도 이미 알고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시장은 더 이상 금리를 문제삼지 않는다. 이제 남은 것은 경기 침체의 문제다. 1920년대 대공황까지 소환하면서 경기 침체를 우려하는 사람들도 있다.
문제는 경기침체의 기간과 깊이
하지만 지금은 그렇게 되고 싶어도 되지 않을 것이라는 게 필자 생각이다. 전염병 사태가 가져온 불황은 시스템의 붕괴가 아니다. 전염병으로 인해 글로벌 공급망에 심각한 장애가 일어나고 고용시장에도 상당한 어려움을 주는 일종의 쇼크였다. 급하게 풀었던 유동성으로 인한 인플레이션은 예상보다 잘 잡혀가고 있다. 혹시나 싶어 연준의 위원들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인플레이션과 싸우는 연준의 각오가 대단함을 밝히지만 시장에 하루 이상 충격을 주지 못한다. 고용도 생각보다 빨리 좋아지고 있다.
물론 정규직은 줄고 임시직이 늘어나는 고용의 질적 문제는 있지만 고용이 회복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일상적 현상으로 봐도 된다. 그렇다고 연준이 생각보다 선전하는 고용수치만 보고 금리 인상의 강도나 속도를 조정할 만큼 어리석지도 않다. 뒤이어 임금이 당연히 상승할 텐데 이 또한 소비를 급격히 위축시키지 않을 기대치가 될 것이다. 게다가 러시아-우크라이나 분쟁이 최악의 사태만 벗어나도 경기 회복에 상당한 보탬이 될 것이다. 경기 침체가 예상보다 심해지면 연준이 다시 금리를 낮출 수도 있다는 무리한 희망이 아니더라도 연준은 “다 계획이 있을 것이다.” 그러니 너무 무시무시한 경기 침체의 공포에서 벗어나시라.
지금 주식을 사야하는 이유
어찌됐던 한 차례 경기 침체가 오고 다시 회복으로 간다는 의견에선 일치를 본 셈이다. 그 경기 침체의 기간과 깊이가 문제이다. 그런데 아무도 거기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그것은 대응에 따라 상당히 달라지는 영역이기 때문이다.
‘주식투자는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최대한의 예측추구활동이다.’ 가장 안전한 예측추구가 아니라는 것이다. 주식투자는 위험성을 인정하는 순간부터 편안해진다. 더구나 지금처럼 향후 단기조정의 깊이가 논쟁이 될 경우는 더욱 그렇다. 어차피 단기조정 후 올라갈 시장이라면 지금 사는 게 맞다. 귀신처럼 조정의 바닥을 맞추는 건 투자자의 몫이 아니다.
경기 회복의 주역이 될 주력주는 분할로 모아가고, 이슈로 오르내리는 종목은 철저한 트레이딩으로 익절과 저가매수를 반복해가라는 전략을 자주 권해드린다. 꼭 일정 비율의 현금 유지도 함께 강조 드린다. 이 일정 비율의 현금이 주식투자에서 가장 긴요한 ‘보험’이 될 것이다. 이것이 지금 주식을 사야하는 이유이다. 지나고 보면 주식은 물려야 행복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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