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ICBM 발사…‘개방·3000·비핵’으로 풀자
[고수석의 통일수첩] 제재는 충분, 추가제재는 의미 없어 보수 정권이 진보 정권보다 유리할 수도
더 고도화된 북한 ICBM 기술
북한이 3월 24일 끝내 ‘대형사고’를 쳤다. 평양 순안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7형(추정)을 발사했다. 설마설마하면서도 예상했던 일이라 크게 놀라지는 않았다. 문제는 마지막이 아닐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북한의 이번 발사는 2017년 11월 화성-15형보다 진일보했다. 고도는 4475㎞에서 1725㎞ 높아진 6200㎞까지 올라갔다. 비행 거리는 950㎞에서 130㎞ 길어진 1080㎞까지 날아갔다. 따라서 고각 발사가 아닌 정상 각도이면 비행 거리가 1만3000㎞에서 2000㎞ 더 늘어난 1만5000㎞이상 가능해졌다. 미국 전역이 사정권에 들어간다.
할 말이 없어진다. 그동안 북한의 미사일 고도화를 막기 위해 온갖 제재를 가했지만 무용지물이 돼 버렸다. 이 마당에 유엔 안보리에서 추가 제재를 하더라도 효과가 있을지 의문이다. ICBM을 개발하겠다고 달려들 경우 어떤 나라나 국제기구가 막을 수 없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군사 정찰위성 탑재해 또 발사 가능
북한은 최근 군사 정찰위성 개발을 중점적으로 추진해왔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난 10일 위성 개발 부처인 국가우주개발국을 현지지도했다. 그 자리에서 김 위원장은 “다량의 군사 정찰위성을 태양 동기 극궤도에 배치해 위성에 의한 정찰 수집 능력을 튼튼히 구축할 데 대한 국가우주개발국의 결심을 우리 당 중앙은 전적으로 지지한다”고 밝혔다.
따라서 북한은 4월 15일 태양절을 전후해 군사 정찰위성을 탑재한 ICBM을 발사할 가능성이 높다. ICBM을 운영할 수 있는 기술을 가진 나라(미국, 러시아, 중국, 인도, 영국, 프랑스, 이스라엘, 북한)들 가운데 유일하게 군사 정찰위성이 없는 곳이 북한이다. 군사 정찰위성이 있어야 좌표 확인 및 비행중인 미사일의 목표 타격 취소 등을 할 수 있다. 따라서 북한은 이것이 반드시 필요했던 것이다.
그러면 북한은 그동안 군사 정찰위성도 없이 어떻게 ICBM 발사를 했을까? 너무나 무모하다고 할 수 밖에 없지만 이번 발사처럼 딱 그 정도까지만 군사 정찰위성이 없이도 가능했던 것이다. 고각 발사에서는 조금만 각도가 틀려도 일본 본토에 떨어질 수 있다. 북한은 그 각도마저 매번 정확했던 것이다.
북한은 군사 정찰위성을 통해 자신을 감시하는 위성들을 파괴하려고 한다. 군사 정찰위성을 띄워 그것들과 부딪히게 해 무력화시키려는 것이다. 한국의 통신위성들도 그런 방법을 통해 파괴되면 통신 대란이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북한의 이번 발사는 한국의 안보 상황에 크나큰 위협이 돼 버렸다.
전 세계가 동원돼 방법 찾았지만 실패
그럼 이런 북한을 어떻게 해야 할까? 1993년 제1차 북핵 위기 이후 30여년 동안 전 세계가 달라붙어 온갖 방법을 동원했지만 결국 이 지경이 됐다. 비록 실패했지만 북미정상회담도 2차례 했다. 북미정상회담만 하면 다 될 줄 알았다. 왜냐하면 그것이 최선의 방법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신(神)은 살짝 문을 열어 주었다가 바로 닫아버렸다. 정말 아쉬웠던 찰나였다.
이제는 제재 일변도는 효과가 없다는 것을 확인했다. 앞서 얘기했지만 추가 제재는 의미가 없다. 그렇다면 과감하게 방향을 바꿔야 한다. 바이든 행정부는 이미 ‘전략적 인내 시즌2’에 들어갔다. 우크라이나 사태로 한반도 문제는 모기 소리처럼 들릴 것이다. 미국에 의존하면 하세월이다.
‘비핵’을 마지막 행동으로 돌리자
윤석열 당선자가 어쩔수 없이 키를 잘 잡아야 한다. 이명박 정부 시절 외교안보를 담당했던 사람들이 인수위에 포진했다. 이명박 정부의 대북 정책은 비핵·개방·3000 이었다. 비핵·개방·3000은 결과적으로 실패했다. 다시 재연하는 것은 효과가 없고 실용적이지 못하다. 이것의 순서를 바꾸면 어떨까? 개방·3000·비핵.
북한과 함께 남북한 개발협력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이다. 인도적 지원은 북한이 불편해 하므로 개발협력으로 개방을 유도하면 된다. UN과 함께 하면 더 좋다. 남북한이 모두 UN 회원국이므로 동등한 자격으로 개발협력을 할 수 있다.(개방)
이미 UN에는 2030 지속가능발전목표(SDGs)라는 프로그램이 있다. 남북한이 모두 참여하고 있다. 윤석열 정부는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SDGs 이행에 남북한이 함께 할 수 있는 방안을 찾으면 된다. 이명박 정부때는 이런 프로그램이 UN에 없었다.
이를 통해 북한의 1인당 국민총소득(GNI)을 3000 달러 수준으로 올려주는 것이다. 현재는 1000 달러 조금 더 된다.(3000) 북한이 경제발전을 하다보면 핵·미사일이 불편해질 것이다. 그것이 사람의 본능이다. 그렇게 만드는 것이 현명한 선택이 아닐까?(비핵)
보수 정권이 진보 정권보다 이렇게 하기 더 쉽다. 북한의 이번 ICBM 발사를 위기로만 생각하지 마라. 생각하기 따라서는 기회다. 사태를 수습하려고만 하지 말고 그 이후도 준비해야 하는 것이 국민이 키운 윤석열 정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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