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룰라 대통령 당선...중남미 ‘좌파 물결’

결선 투표 1.8%포인트차 신승 좌우의 극한 대립과 분열 극복이 과제 중남미 주요6개국 모두 좌파 정권

지지들에게 둘러쌓여 당선 소감 발표하는 룰라 브라질 대통령 당선인(가운데).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지지들에게 둘러쌓여 당선 소감 발표하는 룰라 브라질 대통령 당선인(가운데). 사진=로이터/연합뉴스

30일(브라질 현지시간) 역대 최악의 이념 대결로 펼쳐진 브라질 대통령 선거 결선 투표에서 좌파 성향의 노동당 후보 루이스 이나시오 룰라 다 시우바(77) 전 대통령이 우익 반공주의 성향의 자유당 자이르 보우소나루(67) 현 대통령을 누르고 승리했다.

룰라 브라질 대통령 당선인은 이날 대선 결선 투표에서 99% 개표를 완료한 가운데 50.9%의 득표율로 49.1%를 득표한 보우소나루 대통령에게 1.8%포인트 차의 초박빙 승부 끝에 신승했다.

이번 결선투표 전 진행된 여론조사에서는 룰라 전 대통령이 보우소나루 대통령을 4% 포인트 정도 여유있게 이길 것으로 예상됐으나 실제 득표 차이는 미세했다. 결선투표에서 일명 ‘샤이 보우소나루’ 지지층이 대거 투표장에 나온 것으로 풀이된다. 현지의 전문가들은 “두 후보의 접전은 예상하지 못한 결과”라며 “극우 세력이 엄청난 복원력을 보여줬다”고 놀라움을 나타냈다.

앞서 지난 2일 치러진 1차 투표에서도 룰라 당선인이 크게 승리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됐지만, 투표 결과 룰라 당선인은 48.3%에 그쳤고,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43.2%를 득표, 불과 5.1% 차이가 나면서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예상 밖 선전’을 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룰라 당선인은 이날 승리로 브라질 역사상 첫 3선 대통령이 됐다. 1980년 노동당을 창당, 지난 2003년부터 2010년까지 집권했던 룰라 전 대통령은 광범위한 복지체계를 구축해 빈민층을 줄이고 중산층을 두텁게 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2014 월드컵과 2016 올림픽을 유치하는 등 브라질의 국제적 위상도 높여 말년에도 지지율 70%를 자랑하는 등 대중적인 인기를 구가했다. 퇴임 후 부패 연루 혐의로 구속됐으나, 지난해 4월 대법원에서 무죄 취지의 확정 판결을 받으며 극적으로 이번 대선에 도전할 수 있었다.

올해 브라질 대선은 유력한 제3의 후보가 없는 가운데 사실상 좌·우파 후보의 1대1 대결 구도로 치러지면서 진영간 이념대결로 전개됐다. 이로 인해 브라질 사회가 극단적으로 분열되는 모습을 보인 만큼, 새로 출범하는 룰라 정부는 향후 국정 운영에서 국민적 분열과 갈등을 극복하는 것을 최우선 과제로 삼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인구 2억 1천만명, 국내총생산(GDP, 2021년 1조 6458억달러) 세계 12위의 경제대국 브라질에서 ‘좌파 대부’ 룰라 당선인이 화려하게 부활하면서 중남미에 ‘좌파 물결’이 하나의 ‘현상’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북미에 위치하지만 정치적으로는 중남미에 가까운 멕시코를 시작으로 아르헨티나, 페루, 칠레, 콜롬비아 국민들이 잇따라 좌파 정부를 택한 데 이어 브라질 민심도 노동당 후보를 선택했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스태그플레이션 우려를 맞고 있는 현 글로벌 경제위기 상황에서 향후 미국 또는 중국과의 협력 관계로 양분됐던 중남미 국가들이 앞으로 어떤 정치·외교적 행보를 보일지 관심이 커지고 있다.

글쓴이

문주용 기자

문주용 대표이사 겸 기자는 31년간 언론인 생활을 바탕으로 새로운 언론을 지향하고 있습니다. 힘든 세상에서 위로받고 지혜를 얻고 싶어하는 소비자들이 바라는 미디어를 만들려 합니다. 우공이산의 마음으로 집단지성의 지혜를 쌓을 것입니다. 전문가그룹과 소비자들이 함께 하는 미디어를 꿈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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