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도국 ‘기후피해’, 선진국 보상하는 길 열렸다
COP27 폐막...”온실가스 배출 감축 이행 노력” “손실과 피해 합의”...누가 할지는 결론 못내 화석연료 사용 감축위한 새 약속 없어
당초 폐막일을 이틀 미루며 마라톤 협상했던 제 27차 유엔기후변화협약당사국총회(COP27)가 폐막했다. 참가국가들은 개발도상국을 위한 ‘손실과 피해 기금’ 조성에는 극적 합의했으나 재원을 누가 부담할지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이집트 샤름 엘 셰이크에서 지난 6일 열린 제27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7)가 20일(현지시간) 폐막했다. 이 자리에서 당사국들은 그간 회의의 결과물인 ‘최종 선언문’과 ‘손실과 피해 합의문’을 발표했다.
최종선언문에서 당사국들은 지구 온난화의 원인이 되는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을 위한 즉각적이고 신속하며 지속가능한 조치를 하기로 의견 일치를 봤다. 총회에서 논란이 됐던 2015년 파리 기후협정에서 언급된 지구 온도 상승 폭 1.5도 제한 목표를 재확인하고 이를 실현하기 위한 추가적인 노력에도 합의했다.
당사국들은 “석탄 발전의 단계적 감축과 비효율적인 화석연료 보조금의 단계적 폐지를 위한 노력을 가속화하고, 공정하고 깨끗한 재생 에너지로 전환하는 노력을 더욱 강화하기로 했다”고 합의문에서 밝혔다.
특히 기후 변화에 따른 개발도상국의 손실과 피해 보상을 위한 기금 조성도 합의한 것은 역사적 진전으로 평가받을 만했다.
“빈곤국 기후피해, 선진국이 보상해야”
이번 총회에서 ‘손실과 피해’ 보상 문제는 총회 내내 뜨거운 화두였다. 또 회의를 연장하며 협상을 벌인 이유도 바로 이 사안 때문이었다.
협상 끝에 당사국들은 기후 변화 피해를 본 개발도상국들을 지원하기 위한 새로운 기금 조성에 극적으로 합의했다.
‘손실과 피해 합의문’은 “기후변화의 악영향은 주민의 비자발적 이주, 문화재 파괴 등 엄청난 경제적, 비경제적 손실을 유발하면서 손실과 피해에 대한 충분하고 효과적인 대응의 중요성을 분명하게 보여줬다”고 강조했다.
특히 세계 최빈국 연합을 대변하는 셰리 레흐만 파키스탄 기후 장관은 “이번 합의는 기후 취약국의 목소리에 대한 응답”이라며 “우리는 지난 30년간 분투했고, 그 여정은 오늘 샤름 엘 셰이크에서 첫 긍정적 이정표를 이뤄냈다”고 기뻐했다.
레프만 장관이 기뻐한 것은 올해 파키스탄이 최악의 기상이변 피해를 입었기 때문이다. 파키스탄은 국토의 3분의 1이 물에 잠기는 대홍수로 1700여 명이 목숨을 잃고 수십조 원의 물적 피해를 보았다고 주장했다. 수재민은 전체 인구의 약 15%인 3300만 명에 이른다. 하지만 이 나라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전세계 총배출량의 1%에도 미치지 않는다. 막대한 기후피해를 당한 것은 이산화탄소 배출 주범인 선진국등의 책임이며, 따라서 그 피해 보상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컸다.
이처럼 개도국들은 보상을 위한 기금을 별도로 설립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선진국들은 이에 반대해왔는데, 온난화의 주요 유발자로서 무한 책임을 져야 하는데다 보상 액수도 천문학적인 수준이기 때문이다.
지난 6월 발표된 보고서에 따르면 기후변화에 가장 취약한 55개국은 지난 20년간 발생한 기후 재앙으로 인한 피해액을 5250억달러(약 705조원)로 추정한다. 다른 조사에서는 그 액수가 2030년까지 5800억달러(약 778조원)에 이를 것이라고 추산했다.
개도국은 이번 총회에서 선진국이 개도국을 위해 연간 1천억 달러(약 132조 원)의 기후변화 재원을 제공하겠다는 약속을 이행할 것도 촉구했다.
이번 총회에서는 기금 설치에 대해선 원칙적 합의를 이뤘으나, 재원의 부담을 어느 국가가 얼마나 질지에 대해서는 결정을 내리진 못했고, 앞으로 합의점을 찾기도 쉽지 않아 보인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앞으로 정말 어려운 문제가 다가올 것”이라면서 “펀드 설정과 재원 조달과 관련한 당사국 간의 합의는 아직 없는 상태”라고 지적했다.
새로운 화석연료 감축목표 제시못해
당사국 총회는 또 화석연료 사용 감축 목표에 대한 합의도 이루는데 실패했다. 총회에서 다수의 국가는 지구 온도 상승 폭을 1.5도로 제한해 되돌릴 수 없는 기후재앙을 막기 위한 행동계획이 충분하지 않다고 비판했다. 또 화석연료 감축 결의를 방해하거나 지연시키는 주요 온실가스 배출국과 석유 수출국 등의 행동에 대한 비판도 있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손실과 피해 보상 기금 합의만으로는 부족하며, 지구 온도 상승 폭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재생 에너지 분야에 과감한 투자와 화석 에너지 사용 중단이 절실하다”고 호소했다.
유럽연합(EU)은 이번 총회 결과에 대해 강한 실망감을 드러냈다.
유럽의 기후정책을 조율해온 프란스 티메르만스 EU 집행위원회 부위원장은 “지금은 (기후 대응의) 성패가 좌우되는 시기다. 그런데 우리 앞에 놓인 것은 인류와 지구가 한 발짝 앞으로 나아가기에 충분하지 않다”고 말했다. 또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주요 배출국’의 화석연료 사용 감축을 위한 새로운 약속이 없었다고 실망감을 드러냈다.
영국에서 개최된 COP26의 의장인 알록 샤르마는 “과학자들은 2025년 전에 탄소배출이 정점을 찍어야 한다고 말하지만, 이번 합의문에는 빠져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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