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안해” 문소리의 애도...숙연했던 청룡영화제

이태원 참사 희생자인 스태프 애도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영화인들 격려 ‘헤어질 결심’ 6관왕, ‘헌트’ 3관왕에 올라

배우 문소리가 청룡영화제 시상식에 올라 이태원 참사 희생자인 동료를 애도했다. 사진=KBS 화면캡쳐
배우 문소리가 청룡영화제 시상식에 올라 이태원 참사 희생자인 동료를 애도했다. 사진=KBS 화면캡쳐

애도는 축제의 현장에서 끝내 터져나왔다. 어이없이 생명을 잃은 동료이자 동생의 사연이 우리 주변에 맴돌고 있는데, 지난 25일 저녁 열린 제 43회 청룡영화상 시상식에서도 공유됐다. 배우 문소리에게서 터져나온 사연과 흐느낌이 축제의 장을 숙연하게 만들었다.

배우 문소리는 서울 영등포구 케이비에스(KBS)홀에서 열린 제43회 청룡영화상 시상식에서 여우주연상 시상을 위해 무대에 올랐다. 이 자리에서 문소리는 이태원 참사로 세상을 떠난 스태프를 떠올렸다. 그는 “늘 무거운 옷가방을 들고 다니면서 나와 일해줬다. 고맙고 사랑한다”며 “10월 29일에 숨 못 쉬고 하늘나라로 간 게 아직도 믿기지 않지만 이런 자리에서 네 이름 한번 못 불러준 게 마음이 아팠다”고 애도했다.

그는 이어 “너를 위한 애도는 마지막이 아니라 진상 규명되고, 책임자 처벌되고, 그 이후에 진짜 애도를 하겠다”며 이태원 참사에 대한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촉구했다.

이에 관객들은 박수를 보내며 위로했고 사회를 보던 김혜수는 “기쁜 날이기도 하지만 의미를 함께 나누는 날이기도 하다. 괜찮다”고 답했다. 동료의 희생을 추모한 문소리의 목소리는 이태원 참사 희생자들에 대한 국민들의 애도와 진상규명 요구가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임을 예고하는 듯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도 청룡영화제 시상식은 계속됐고, 영광의 수상자들이 속속 발표됐다. 시상식에서 가장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작품은 영화 ‘헤어질 결심’이었고 그 다음은 영화 ‘헌트’ 였다. 이순신 장군의 한산대첩을 다룬 ‘한산: 용의 출현’, 최고 흥행을 올린 ‘범죄 도시2’는 아쉬웠다.

‘헤어질 결심’은 청룡영화제 최우수작품상을 비롯해 감독상(박찬욱), 남우주연상(박해일), 여우주연상(탕웨이), 음악상(조영욱), 각본상(정서경·박찬욱) 등 6개상을 휩쓸었다.

해외 촬영으로 시상식에 불참한 박찬욱 감독을 대신해 ‘헤어질 결심’ 출연 배우 김신영씨가 대신 읽은 소감에서 박 감독은 “영화감독이 되어 좋은 점이 하나 있다면 여러 분야의 재능 있는 사람들을 만날 기회가 많다는 것”이라며 “‘헤어질 결심’을 통해 참 좋은 배우들과 스태프들을 많이 만났고 그 분들과 이 영광을 함께 나누고 싶다”고 밝혔다. 박 감독은 ‘공동경비구역 JSA’(21회), ‘올드보이’(24회)에 이어 세 번째로 청룡영화제 감독상을 수상했다.

청룡영화제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탕웨이. 사진=KBS 화면캡쳐
청룡영화제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탕웨이. 사진=KBS 화면캡쳐

여우주연상 수상자로 호명된 탕웨이는 활짝 웃으며 박해일과 포옹을 나눈 ‘헤어질 결심’ 대본을 들고 무대에 올라 청룡 트로피를 건네 받았다. 탕웨이는 “배우라는 직업을 가진 사람은 평생 하나의 좋은 시나리오, 좋은 캐릭터를 기다리며 산다. 어떨 때는 몇 달을 기다리고 몇 년을 기다리기도 하고 몇 십년을 기다리기도 한다. 저는 송서래라는 사람을 만난 것이 정말 행운이라고 생각한다”라며 대본을 써준 정서경 작가에게 감사를 표했다. 탕웨이는 “끝으로 감독님 감사합니다”라고 한국말로 외치며 박찬욱 감독에 고마움을 전했다.

‘헤어질 결심’의 제작사인 모호필름의 백지선 대표는 최우수작품상 수상 소감에서 “여름부터 지금까지 ‘헤결 앓이’를 하고 계신 모든 분께 감사드린다”며 기뻐했다.

이닐 시상식에서 배우 이정재의 감독 데뷔작 ‘헌트’도 신인감독상(이정재), 편집상(김상범), 촬영조명상(이모개·이성환) 등 3관왕을 차지했다. 영화촬영 관계로 해외에 있는 이 감독은 전화를 통해 “현재 영국에서 작품을 촬영 중”이라고 밝히며 “‘헌트’를 사랑해주신 모든 분과 스태프, 배우분들께 감사드린다”고 수상 소감을 전했다.

‘헌트’는 이정재, 정우성이 ‘태양은 없다’ 이후 23년 만에 함께 주연을 맡은 영화다. 예측 불가한 스토리와 인물간의 촘촘한 심리전과 강렬한 액션으로 관객과 평론, 영화계 저명인사들에게 호평을 받았다.

이 밖에 남우조연상은 ‘한산: 용의 출현’의 변요한이, 여우조연상은 ‘장르만 로맨스’의 오나라가 안았다. 신인남우상은 김동휘(이상한 나라의 수학자), 신인여우상은 김혜윤(불도저에 탄 소녀)에게 돌아갔다.

미술상은 한아름(킹메이커), 기술상은 허명행·윤성민(범죄도시 2), 청정원 인기스타상은 고경표와 이지은, 다니엘 헤니, 임윤아가 공동수상했다. 한국영화 최다관객상은 ‘범죄도시 2’, 단편영화상은 유종석 감독(새벽 두시에 불을 붙여)이 수상했다.

글쓴이

문주용 기자

문주용 대표이사 겸 기자는 31년간 언론인 생활을 바탕으로 새로운 언론을 지향하고 있습니다. 힘든 세상에서 위로받고 지혜를 얻고 싶어하는 소비자들이 바라는 미디어를 만들려 합니다. 우공이산의 마음으로 집단지성의 지혜를 쌓을 것입니다. 전문가그룹과 소비자들이 함께 하는 미디어를 꿈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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