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업무개시명령, 최후보충적 요건 갖췄나
정부 시멘트 운송 화물차주에 업무개시명령 구체적 피해규모 없고, 협상도 몇번 안해 전문가 “정부가 사업자에 강제노동 명령한 것”
충분한 협상을 거듭한 결과 불가피한 최후 결정일까. 정부가 운송 거부중인 시멘트 업계 운송 거부자를 상대로 첫 업무개시명령을 내린데 대해 적법한 결정인지를 놓고 논란이 일 전망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29일 국무회의를 주재, 엿새째 파업 중인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화물연대)에 대한 업무개시명령을 의결했다.
윤 대통령은 국무회의 모두발언에서 “정부는 오늘 우리 민생과 국가 경제에 초래될 더 심각한 위기를 막기 위해 부득이 시멘트 분야의 운송 거부자에 대해 업무개시명령을 발동한다”고 밝혔다.
이어 “시멘트, 철강 등 물류가 중단돼서 전국의 건설과 생산 현장이 멈췄고, 우리 산업 기반이 초토화될 수 있는 상황”이라며 “국민의 일상생활까지 위협받고 있다”며 업무개시명령을 내린 배경을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이어 “자신들의 이익을 관철하기 위해 국민의 삶과 국가 경제를 볼모로 삼는 것은 어떠한 명분도 정당성도 없다”며 “특히 다른 운송 차량의 진·출입을 막고 운송 거부에 동참하지 않는 동료에게 쇠구슬을 쏴서 공격하는 것은 용납할 수 없는 범죄 행위”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경제 위기 앞에 정부와 국민 노사의 마음이 다를 수 없다”며 “화물연대 여러분, 더 늦기 전에 각자의 위치로 복귀해달라”고 말하면서 “임기 중에 노사 법치주의를 확고하게 세울 것이며, 불법과는 절대 타협하지 않을 것이며 불법행위 책임은 끝까지 엄정하게 물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무회의가 끝나자마자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국무회의 의결이 완료된 현시점부터 운송 거부자에 대해 업무개시명령이 집행될 예정”이라며 “국토부 공무원이 책임자가 돼 이 시간부터 바로 현장 조사 결과를 갖고 명령서를 전달하기 위해 각지로 출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업무개시명령 대상자는 시멘트업 운수 종사자 2500여명이며 관련 운수사는 201곳이다. 일감과 화물차 번호판을 함께 관리하는 ‘지입’ 시멘트 운수사들에는 당장 이날 오후 명령서가 전달된다. 번호판만 관리하고 일감은 다른 회사에서 받는 ‘용차’의 경우 운수종사자 개인에게 명령서를 전달한다.
명령을 송달받은 운송사업자 및 운수종사자는 송달 다음 날 자정까지 집단운송거부를 철회하고 운송업무에 복귀해야 한다.
원 장관은 “명령서를 전달받지 않기 위해 회피하는 경우 형사처벌에 더해 가중처벌할 방침”이라면서 “화물운송 종사자들이 업무에 복귀하도록 함으로써, 국가 물류망을 복원하고 국가 경제 타격을 최소화하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화물연대를 향해 지금이라도 집단운송거부를 철회할 것을 촉구했다.
초유의 업무개시명령이 내려진데 대해 정부가 충분한 노력을 기울였는지에 대해 논란이 예상된다.
가장 큰 논란은 정부가 사업자에 대해 ‘강제노동’을 명령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다. 한 전문가는 “정부가 사업자를 대표하는 화물연대와 협상을 충분히 했는지 의문”이라며 “업무개시명령은 설사 명령을 내릴 권한이 있더라도 최후로 사용하는 게 원칙”이라고 지적했다.
이 전문가는 “실제로 피해가 얼마나 큰 지가 확실하지 않은 상황인데다 이렇게 큰 피해가 발생했다면 정부가 예상이 가능했을텐데, 그동안 뭐했나 하는 비판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며 업무개시명령은 충분히 상황이 성숙되어야 할 수 있는 행정조치”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화물차주는 개인사업자이지, 노동자가 아니다”며 “때문에 직업의 자유, 근로의 권리에 본질적으로 침해하는 강제노동일 수도 있는 만큼 엄격한 요건하에서 집행되어야 한다”면서 “개인사업자와 사업체간에 중립지켜야 할 정부가 일방적으로 사업체 손을 들어준 것은 국민들 눈에 갈라치기 하려는 정치적 의도를 보일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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