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장연 지하철 시위 재개하게 한 ‘비정한 예산’

전장연, 1월2일부터 지하철 시위 재개 “요구한 증액예산 0.8%에 ㄱ쳐”

전장연 회원들이 지난 20일 오전 서울 5호선 광화문역에서 지하철 탑승 시위를 마치고 마무리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전장연 회원들이 지난 20일 오전 서울 5호선 광화문역에서 지하철 탑승 시위를 마치고 마무리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로이 리처드 그린커 미 조지워싱턴대 인류학과 교수의 저서인 ‘정상은 없다’가 동아일보의 ‘올해의 책 10’중 하나로 선정됐다는 반가운 소식이 있었다. ‘정상’이라는 허구 아래 인류가 또 다른 인류를 어떻게 낙인 찍어 왔는지를 폭로한 책이다. 특히 자본주의와 전쟁, 의료화라는 세 가지 측면에서 정신질환과 장애에 대한 낙인 효과의 결과를 파헤치고 낙인의 한계를 극복하려는 노력을 담았다. ‘장애’라는 낙인이 지극히 자본주의적 산물임을 증명하려는 저자의 집념은, 이 시대에 시사하는 바가 결코 작지 않았다.

‘올해의 책’에 선정됐다는 반가운 소식이 알려지기도 전에, 대한민국 정부와 국회의 비장애 정책결정권자들은 장애인 권리신장을 위한 예산 증액에 끝내 비정한 결정을 내려 지하철 이동권 보장을 요구하는 장애인들을 또 눈물 흘리게 하고 했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는 25일 “예산 증액에 절대적인 권한을 가진 기획재정부가 장애인 권리 예산을 거부했다”며 “전장연이 요구한 증액 예산 중 106억원(0.8%)만 증액했다. 참담함을 느낀다”면서 “이제 휴전은 끝났다. 장애인 권리 예산·입법 쟁취 1차 지하철행동을 내년 1월 2일과 3일 진행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전장연이 새해 다시 시위를 시작하기로 한 것은 이처럼 내년도 예산안에 요구해온 장애인 권리 예산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전장연은 그간 장애인 권리 예산을 올해보다 1조344억원 늘리라고 요구해왔다.

지난 24일 통과된 내년도 예산에서 보건복지부의 예산은 올해보다 11조 7063억원 늘어난 109조 1830억원으로 확정됐다. 국회 심의 과정에서 증액 항목에서 1986억원, 감액 항목은 75억원으로 결정돼 당초 정부안 대비 예산 규모가 1911억원 순증했다.

증액된 예산은 노인 일자리를 비롯한 인구·아동·노인 분야에서 1404억원이고, 사회복지·장애인 분야의 증액 규모는 79억원에 불과했다. 장애인 복지시설 예산이 감액된 것 외에도 차상위계층 등이 일부 지급대상에서 제외된 것도 장애인 단체들의 반발을 샀다.

전장연은 “(오세훈 서울시장과 서울교통공사가) 휴전을 제안한 지 하루 만에 4억~5억원의 손해배상으로 협박했다”며 “2001년 1월22일 오이도역 지하철 리프트 추락 참사 이후 21년간의 외침은, 22년간의 외침으로 넘어간다”고 주장했다.

글쓴이

문주용 기자

문주용 대표이사 겸 기자는 31년간 언론인 생활을 바탕으로 새로운 언론을 지향하고 있습니다. 힘든 세상에서 위로받고 지혜를 얻고 싶어하는 소비자들이 바라는 미디어를 만들려 합니다. 우공이산의 마음으로 집단지성의 지혜를 쌓을 것입니다. 전문가그룹과 소비자들이 함께 하는 미디어를 꿈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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