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마윈 회장은 날리고 IT빅테크는 살리고

앤트그룹내 마윈 50%→6.2%...경영권 상실 중국 당국 “IT빅테크기업 지원하겠다” 신호

지난해 12월 15~16일 중국은 시진핑 국가주석의 3연임이 확정한 후 시 주석, 리커창 총리, 차기 총리로 내정된 리창 상하이시 당서기 등 지도부가 참석한 중앙경제공작회의를 열었다. 그리고 올해 정책방향을 결정했다.

여기서 중국 지도부는 ‘위드 코로나’ 방침을 확정하고 재정과 통화정책을 최대한 구사, 성장에 집중하겠다고 했다. 특히 ‘공동부유’ 방침으로 대기업을 규제해왔던 정책에서 선회, IT 대기업을 적극 지원하겠다는 입장을 공표했다. 그 가시적인 장면이 최근 앤트그룹과 창업자 마윈 회장에 대한 정리과정에서 나타났다.

블룸버그·로이터통신·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앤트그룹은 지난 7일 홈페이지를 통해 “창립자 마윈이 의결권 대부분을 포기하는 일련의 지분 조정을 거쳐 기업 지배권을 상실했다”고 밝혔다. 마윈은 그간 앤트그룹 지분 10%가량을 보유하고 있었지만, 관련 법인들을 통해 지배권을 행사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지난 2020년 말 마윈 회장이 중국 금융당국을 공개 비판하면서 촉발된 알리바바그룹과 앤트그룹에 대한 당국의 견제에서 마윈이 패배한 것을 의미하지만, 빅테크 기업을 지원하겠다며 당국이 알리바바와의 불편한 관계를 정리한 것으로도 해석된다.

마윈은 앤트그룹의 지분 50.5%를 가진 두 개의 법인을 지배하는 항저우 윤보(Hangzhou Yunbo)의 지분 38%를 보유하며 앤트그룹에 대한 지배권을 행사했다. 그러나 이번 지분 조정으로 사실상 50% 수준이던 마윈의 의결권이 6.2%로 낮아졌고, 앤트그룹에 대한 지배권을 잃게 됐다고 외신은 설명했다.

앤트그룹은 이번 지분 조정으로 “직·간접 주주가 (앤트그룹을) 단독 또는 공동 지배하는 상황은 더 이상 없을 것”이라며 “앤트그룹의 지분 의결권이 더욱 투명해지고, 분산되게 됐다. 이는 기업 지배 구조를 더욱 최적화하고 그룹의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발전을 촉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마윈이 세운 알리바바 그룹의 계열사인 앤트그룹은 중국 최대 핀테크 업체로, 지난 2020년 말 중국본토 상하이와 홍콩 증시 동시 상장을 통해 350억 달러의 자금을 확보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같은 해 10월 마윈이 중국 당국의 핀테크 정책을 공개 비판하면서 앤트그룹의 상장 계획은 물거품이 됐다.

중국 금융당국은 앤트그룹 측에 지분 매각을 통한 마윈의 퇴출을 요구하거나, 앤트그룹의 지분을 정부에 넘기라는 등의 압박을 가해왔다. 특히 지난해 11월에는 당국이 2년간의 조사를 마치고, 10억 달러 이상의 벌금 부과를 준비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마윈의 앤트그룹 지배권 상실을 개인 투자자들의 영향력을 견제하려는 중국 지도부의 의지를 보여준 것이라고 말했다. 블룸버그는 앤트그룹의 이번 지배권 변경으로 상장 재개 시기가 더 지연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한편 지난 4일 중국 은행보험감독관리위원회(은감위) 충칭 감독관리국은 최근 앤트그룹 관계사인 앤트소비자금융이 제출한 등기자본 증액·지분 구성 조정안을 승인했다. 앤트소비자금융은 등기자본을 185억 위안(약 3조4156억원)으로 105억 위안 늘릴 수 있게 됐다. 이처럼 중국은 마윈 회장을 그룹 경영에서 배제시키는 동시에 빅테크에 대한 규제 완화를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글쓴이

문주용 기자

문주용 대표이사 겸 기자는 31년간 언론인 생활을 바탕으로 새로운 언론을 지향하고 있습니다. 힘든 세상에서 위로받고 지혜를 얻고 싶어하는 소비자들이 바라는 미디어를 만들려 합니다. 우공이산의 마음으로 집단지성의 지혜를 쌓을 것입니다. 전문가그룹과 소비자들이 함께 하는 미디어를 꿈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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