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하원의장 15수만에 선출...누군가에겐 악몽?

천신만고 끝에 하원의장된 매카시

'15수' 끝에 미 하원의장에 당선된 케빈 매카시 신임 의장. 사진= 로이터/연합뉴스
'15수' 끝에 미 하원의장에 당선된 케빈 매카시 신임 의장. 사진= 로이터/연합뉴스

당론 또는 양당간 합의로 주요한 사안을 결정하는 한국 의회에서는 볼 수 없는 장면이 미국 하원의회에서 벌어졌다. 당사자는 민망할 정도로 모양새를 구기는 것이었지만, 하원 공화당내 강경파와 온건파의 분열이 미국의 대외정책에도 ‘악몽’으로 바뀔 가능성도 없지 않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미국 공화당 소속 케빈 매카시 신임 하원의장이 14차례나 투표에서 미끄러진 뒤 15번째 투표에서 간신히 당선됐다. 이번에 매카시 신임 의장은 당내 강경파 반란표를 넘지 못한 채 연거푸 고배를 마셨다. 이어 투표 닷새째인 7일(현지시간) 천신만고 끝에 의장에 당선됐다. 특히 이번 사태로 지난해 11·8 중간선거 이후 계속돼온 공화당의 자중지란이 그대로 드러났고 이로써 앞으로 공화당내 대립과 분열이 예고되는 듯했다.

당장 매카시 의장이 강경파에 양보한 내용이 이를 반증한다. 매카시는 당내 강경파로 극우 의원 모임인 ‘프리덤 코커스’가 요구한 대로 의장 해임 결의안을 하원 의원 누구나 제출할 수 있도록 하는 한편, 하원 운영위에 강경파 소속 의원을 더 많이 배치하겠다고 밝혔다. 자신의 하원 운영에 발목을 잡을 수도 있는 요구 조건을 수용하고서야 의장석에 오를 수 있었던 것이다.

이는 앞으로 미 하원내에서 공화당의 의제 추진이 보다 보수적인 스탠스를 취할 가능성으로 예고한 것이다. 또한 온건파인 매카시 의장이 강경파에 휘둘리지 않으려면 민주당과도 협력적 관계를 유지해야 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특히 민주당이 상원을 장악한 만큼 공화당이 매카시 의장을 중심으로 정국의 주도권을 쥐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매카시 의장은 선출 후 첫 연설에서 우선적으로 다룰 사안으로 중국 문제를 꼽았다. 그는 “미국의 오래된 문제인 중국 공산당의 부상과 국가채무를 해결할 것”이라며 “의회는 이 두 사안에 대해 한목소리를 내야 한다”며 향후 하원 운영 비전을 밝혔다.

이어 “초당적으로 대 중국 특별위원회를 만들어 중국에 흘러간 수십만개 일자리를 다시 가져올 방안을 고민할 것”이라며 “우리는 중국과 경제 경쟁에서 승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국경을 안전하게 만들어야 한다”며 “이를 위해 새 의회에서 개최하는 첫 청문회 중 하나도 미국 남부 국경에서 열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매카시 의장은 바이든 행정부의 정책과 관련, “우리 학교에서 이뤄지는 ‘워크’(Woke) 주입 등 시급한 문제를 시정할 법을 제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워크’는 인종차별, 성차별, 정치적 올바름과 같은 이슈에 대한 감수성을 의미하는 단어로, 이같은 가치를 학교에서 교육하는 것에 대해 반대하겠다는 의사다.

한편, 미국 의회는 오는 7월 이전 연방정부 부채한도 상한을 높여야 하는 상황이다. 공화당은 정부 지출을 대폭 삭감해야 한다고 주장이다. 미국 의회는 지난해 12월에 연방정부 부채한도 상한을 31조4000억 달러로 높였는데, 지난해 10월에 이미 정부 부채한도가 30조 달러를 넘어선 상황이다. 공화당과 민주당이 합의에 이르지 못하거나 교착상태가 오랫동안 지속되면 미 정부의 디폴트 우려로 세계 경제에 먹구름이 짙어질 수도 있다.

상원 민주당 원내대표인 척 슈머는 매카시의 지각 선출에 우려를 표하면서 “그가 꿈꾸던 직업이 미국인에게는 악몽이 될 수 있다”고 꼬집었다.

글쓴이

문주용 기자

문주용 대표이사 겸 기자는 31년간 언론인 생활을 바탕으로 새로운 언론을 지향하고 있습니다. 힘든 세상에서 위로받고 지혜를 얻고 싶어하는 소비자들이 바라는 미디어를 만들려 합니다. 우공이산의 마음으로 집단지성의 지혜를 쌓을 것입니다. 전문가그룹과 소비자들이 함께 하는 미디어를 꿈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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