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이 아니라 책임 때문...뉴질랜드 총리 ‘사임’
진보의 아이콘 아던 총리 “지쳤다” 코로나 방역과 주택값 급등락으로 고전 기자회견 말미에 “사실혼 연인과 결혼도”
저신다 아던 뉴질랜드 총리가 사의를 표명한 기자회견장에서 사임후 계획에 대해 사실혼 관계에 있는 연인과 결혼할 계획을 밝혔다. 그러나 국내 많은 언론들은 마치 결혼하기 위해 총리직을 사임을 하는 순애보처럼 묘사했다. 하지만 그가 사임하는 결정적인 이유는 낮아진 당지지율에 대한 책임 때문이었다.
저신다 아던 뉴질랜드 총리는 19일 뉴질랜드 네이피어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재선에 나서지 않겠다. 그리고 늦어도 다음달 7일까지만 총리직을 수행하겠다”며 사임의사를 밝혔다. 오는 10월 14일 총선 개최를 알리는 자리로 예고됐는데, 정작 아던 총리는 총리직 사의를 밝힌 것.
아던 총리는 최근 뉴질랜드에서 심각하게 요동치는 부동산 문제, 아동 빈곤, 기후 위기와 자연재해, 테러리즘, 코로나19 대유행 같은 주요 사안을 대응해온 자신의 임기 성과를 설명한 뒤 “내가 떠나는 이유는 이런 특권적인 역할(총리직)에서 적임자일 때와 그렇지 않을 때를 알아야 하는 책임이 따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런 일들이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 알고 있다. 더는 이 직무를 제대로 수행할 연료통(tank)이 충분하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지난 5년간 엄청난 성과를 냈다. 나는 그것을 매우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가족도 총리직 사퇴에 동의했다”고 덧붙였다.
아던 총리는 1980년생 여성 지도자로 뉴질랜드내에 진보의 아이콘이었다. 만 37세였던 2017년 노동당 대표를 맡았고, 그해 10월 총선에서 승리를 이끌고 총리직에 올랐다. 20그러나 이후 코로나19 대유행, 주택가격 급등, 인플레이션과 각국 중앙은행의 금리 인상으로 인한 자산 시장 붕괴 등이 발생하면서 고전했다. 2021년초에는 급등하는 주택가격에 대해 새제혜택을 폐지하는 강력한 규제책을 시행해 우리나라의 비슷한 상황을 맞기도 했다.
그녀가 코로나19 대유행을 겪으면서 너무 강한 규제를 펼쳤다는 비판을 받았고, 높은 물가상승률과 강력 범죄 증가 등으로 인기가 떨어졌다. 또 지난달에는 의회에서 마이크가 켜진 줄 모르고 야당 대표를 향해 혼잣말로 ‘거만한 멍청이’라고 했다가 소리가 흘러나와 사과하기도 했다. 이로 인해 아던 총리와 노동당의 지지율은 하락했다. AP통신은 “아던 총리의 선호도가 29%까지 내려갔다”며 이날 사퇴를 선언한 배경을 분석했다.
아던 총리의 기자회견에서 결혼 문제는 총리사임 이후 계획을 얘기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그는 향후 계획에 대해 “아직 계획은 없다. 다음 일을 정하지 않았다. 내가 무엇을 하든 뉴질랜드를 위해 일하는 방법을 찾는 것,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이라고 말하면서 “가족은 많은 걸 희생해왔다. 그래서 딸 니브에게 올해 학교에 들어갈 때 동행하는 엄마가 되고 싶다”고 했고, 기자회견장에 있던 사실혼 관계의 배우자 클라크 게이포드에게 “우리도 결혼식을 올리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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