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약서 깨끗이 고친 이상문학상, 올해 대상작은?
최진영 작가의 단편 ‘홈 스위트 홈’ 최작가 소감서 “작가에게 이로운 계약서의 표본”
최진영 작가의 단편소설 ‘홈 스위트 홈’이 2023년 제46회 이상문학상 대상에 선정돼 사을 수상했다. 이와 함께 논란이 됐던 출판사와 수상작간 저작권도 작가에게 유리한 계약서가 제시되는 등 긍정적인 변화가 나와 호평이 나왔다.
이상문학상을 주관하는 출판사 문학사상은 27일 서울 광화문에서 기자 간담회를 갖고 이같은 선정 결과를 발표했다.
수상작 ‘홈 스위트 홈’은 지난해 월간 문학지 ‘현대문학’ 9월호에 발표된 단편소설이다. 말기 암에 걸린 40대 ‘나’가 시골 마을의 폐가를 구해 수리하면서 죽음을 준비하는 이야기다. “나는 죽어가고 있다. 살아 있다는 뜻이다”는 작품 속 문장처럼 삶과 죽음에 대한 성찰을 담은 작품이다.
권영민 문학사상 편집주간(서울대 명예교수)은 “이 작품이 비애감이 깔리는 주제임에도 생의 긍정을 불어넣는 이야기”라며 “이 작품에서 집은 현재의 삶을 과거의 시간과 연결하고 먼 과거의 일들을 현재로 끌어와 회상할 수 있도록 만들며, 집이라는 공간을 통해 만들어질 수 있는 다채로운 기억들은 인간의 삶에 내재하는 심오한 존재론적 의미와도 맞닿게 됩니다”고 평했다.
대상을 수상한 최 작가는 수상 소감을 통해 “이번에도 소설을 통해 사랑을 전하고 싶었다”며 “그것은 나를 쓰는 사람으로 살게 하는 강한 동력”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홈 스위트 홈’을 쓰기까지 조한진희 작가의 책 <아파도 미안하지 않습니다>, 시사 주간지 ‘시사IN’의 2020년 기획 시리즈 ‘죽음의 미래’, 다큐멘터리 ‘엔드 게임: 생이 끝나갈 때’ 등의 영향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소설에 영향을 끼친 책과 기사와 영상이 있듯 한 편의 소설을 쓰기 위해서는 많은 사람의 도움을 받을 수밖에 없다”며 “사람들은 서로를 돕는지도 모르고 도와준다”고 했다.
최진영 작가는 1981년 서울 출생으로, 2006년 ‘실천문학’을 통해 등단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장편소설 <당신 옆을 스쳐간 그 소녀의 이름은> <구의 증명> <해가 지는 곳으로> 등을 썼다. 소설집으로는 <팽이> <겨울방학> <일주일> 등이 있다. 한겨레문학상, 신동엽문학상, 백신애문학상, 김용익소설문학상, 만해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이상문학상은 지난 2020년 수상작 저작권 문제로 홍역을 치렀다. 대상 수상작의 저작권을 3년간 출판사에 양도하도록 하는 계약 조건 등에 반발해 작가들이 수상을 ‘보이콧’하는 사태가 벌어졌던 것.
최 작가는 “이번에 출판사에서 대상 수상 소식과 함께 계약서 초안을 보내주셨는데, 작가에게 이로운 계약서의 표본이라 할 정도로 깨끗하고 단정한 계약서 받게 됐다”며 “그걸 보면서 ‘누군가 먼저 움직이고 목소리를 내서 바꿔놓은 밥상을 내가 그냥 먹어도 되나’ 하는 마음이 들었다”고 했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임지현 문학사상 대표는 “오랜 시간 관행적으로 이뤄졌던 부분, 저희도 미처 몰랐던 사항들이 있었다”며 “미진했던 부분을 하나하나 손 보면서 바꿔나가겠다”고 했다.
문학사상은 이날 <제46회 이상문학상 작품집>에 수록할 우수작을 함께 발표했다. 김기태의 ‘세상 모든 바다’, 박서련의 ‘나, 나, 마들렌’, 서성란 ‘내가 아직 조금 남아 있을 때’, 이장욱 ‘크로캅’, 최은미 ‘그곳’ 등이다. 이상문학상 대상 상금은 5000만원이고 우수작 재수록료는 각 500만원이다. 작품집은 다음달 중순께 발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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