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연설 나선 푸틴 “우린 패배하고 있지 않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1일 모스크바에서 국정연설을 하면서 제스처를 취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1일 모스크바에서 국정연설을 하면서 제스처를 취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에 대한 러시아 국민의 지지율은 80%에 이른다. 국민과의 대화 등 탁월한 소통능력이 푸틴 통치술의 핵심이다. 때문에 21일(현지시간) 모스크바 크렘린궁에서 열린 그의 국정연설은 국민을 향해 정교하게 메시지를 전달하는 행사였다.

푸틴이 올해 국정연설에서 내놓은 것은 국정운영 자신감과 미국에 대한 분명한 경고였다.

이날 신년 첫 국정연설에서 푸틴 대통령은 서방의 제재로 인한 ‘경제 전쟁’에 대해 “서방은 우리 경제를 패배시키지 못했으며 오히려 인플레이션을 자초했다. 러시아의 경제는 그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견고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러시아는 안보와 발전을 보장할 모든 재정적 자원을 갖고 있다”며 “기업들은 공급망을 재건했고 러시아는 다른 국가와 새로운 결제시스템 및 재정구조를 위해 협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사랑하는 이들을 잃은 가족을 지원하는 게 우리 책임”이라며 “특별 국가기금이 참전 용사와 전사자를 지원할 것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푸틴 대통령은 현재 격전을 벌이고 있는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해서도 분명한 입장을 밝혔다.

그는 “우크라이나가 전쟁 이전부터 서방과 무기 공급에 대해 의논했다”면서 “전쟁을 일으킨 것은 서방이고, 이를 억제하려 한 것은 우리였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푸틴 대통령은 전쟁 직전인 2021년 12월 미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에 안전보장과 관련한 러시아의 입장을 전달했으나, 서방이 이를 모두 거절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서방이 지역 분쟁을 글로벌 분쟁으로 확대하려 한다”며 “우크라이나에서 확전의 책임은 서방 엘리트에게 있다”고 경고했다. 우크라이나와 서방이 돈바스에서 “학살”을 일으키려고 준비했으며 다음 단계로 크림반도의 세바스토폴 공격을 획책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최근 서방이 우크라이나에 제공하기로 한 장거리 미사일과 관련해서도 “우크라이나에 지원하는 무기 사거리가 길어질수록 우리 영토로부터 이들 위협을 더 멀리 밀어내야 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특히 푸틴 대통령은 미국과의 핵무기 통제 조약인 신전략무기감축협정(New START·뉴스타트)에 대해 “누구도 세계 전략적 균형을 해칠 수 있다는 환상에 빠져선 안 된다”며 “러시아는 뉴스타트 참여를 중단한다”고 선언했다.

이어 “러시아는 조약에 따른 사찰을 허락받지 못했다”며 “서방이 러시아에 대해 사찰을 허용하라고 요구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주장했다.

또한 “미국이 새 유형의 핵무기를 개발 중이고 일부 미국 인사들이 전면적 핵무기 시험 가능성을 고려하는 것을 분명히 알고 있다. 미국이 핵실험을 할 경우 우리도 똑같이 할 것”이라며 “국방부와 (국영 원전기업) 로사톰이 이를 준비해야 한다”고 밝혔다.

미국과 러시아가 2010년 체결한 뉴스타트는 양국 핵탄두와 운반체를 일정 수 이하로 감축하고 쌍방 간 핵시설을 주기적으로 사찰하는 내용이다. 조약은 한 차례 연장을 거쳐 2026년 2월까지 유효하지만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추가 연장 협상은 답보 상태다.

푸틴이 국정연설에 나선 것은 2021년 4월 이후 이번이 처음으로, 연설은 현지시간 정오에 시작해 2시간가량 이어졌다.

글쓴이

문주용 기자

문주용 대표이사 겸 기자는 31년간 언론인 생활을 바탕으로 새로운 언론을 지향하고 있습니다. 힘든 세상에서 위로받고 지혜를 얻고 싶어하는 소비자들이 바라는 미디어를 만들려 합니다. 우공이산의 마음으로 집단지성의 지혜를 쌓을 것입니다. 전문가그룹과 소비자들이 함께 하는 미디어를 꿈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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