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검증 맡은 법무부 장관의 친구, 하루만에 사퇴
국수본부장 정순신, 2차가해도 앞장서 인사검증 실패한 채 무리한 임명 경찰청장 책임론...법무부도 자유롭지 않아
검찰 출신으로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장으로 임명됐던 정순신 변호사가 임명 하루 만에 아들 학폭 논란으로 사퇴했다.
정 변호사는 25일 입장문을 내고 “아들 문제로 국민들이 걱정하시는 상황이 생겼고 이러한 흠결을 가지고서는 국수본부장이라는 중책을 도저히 수행할 수 없다는 결론에 이르렀고, 국수본부장 지원을 철회한다”고 밝혔다.
정 변호사의 아들은 2017년 자립형사립고 재학 시절 동급생 A군에게 수개월에 걸쳐 언어폭력을 가한 사실이 인정돼 강제 전학 조치를 받았다. A군은 정신적 고통으로 극단적 선택을 시도하는 등 정상적인 학업 생활을 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정군은 징계 취소소송을 제기했고 1심과 2심에 이어 대법원까지 가는 법정 다툼 끝에 결국 패소했다. 이 과정에서 정 변호사도 직접 법정다툼에 관여하는 등 학폭 자녀를 감싸며 2차 가해를 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당인 국민의힘은 정 변호사의 사의를 “존중한다”며 긴급 진화에 나선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당연한 수순”이라고 날을 세웠다.
박정하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이날 오후 구두논평을 내고 “정 변호사의 사의를 존중한다”며 “사안의 심각성이나 국민 정서 등을 고려했을 때, 국가적 중책을 수행하기 어렵다는 판단을 더 늦지 않게 한 것은 그나마 다행”이라고 말했다.
박 수석대변인은 “평생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받으신 학교폭력 피해자분께도 진심 어린 위로의 말씀을 전한다”고 했다.
반면 민주당은 “정 변호사의 사의 표명은 당연하다”며 윤석열 정부의 인사 검증 라인을 문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안귀령 민주당 상근 부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브리핑을 갖고 “정 변호사는 그저 학폭을 저지른 학생의 아버지가 아닌 소송을 통해 피해 학생을 극한 상황으로 밀어 넣은 가해자”라며 “사의 표명은 당연하다”고 비판했다.
이어 “사의를 표명했다고 해서 정 변호사와 자녀의 가해 행위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며 “정 변호사와 자녀는 피해 학생에게 진심으로 사죄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안 부대변인은 아울러 “몇 번째 인사 참사인지 셀 수도 없다. 윤석열 대통령은 거듭되는 인사 참사에 대해 사과하고, 인사 검증 라인을 문책하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한편, 정 변호사를 국수본부장으로 추천한 윤희근 경찰청장 등 수뇌부는 이번 사태로 인사검증 책임론 비판에 몰리고 있다.
이번 추천에는 경찰청장이 정 변호사를 추천하고 행정안전부 장관이 제청, 대통령이 임명하는 식의 절차를 거쳤다. 이에 정 변호사를 추천한 윤 경찰청장이 인사 검증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이번 인선시 수뇌부가 외부 인사를 들여와 경찰 조직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주장하면서 검찰 출신을 허용했고, 반면 한동훈 법무장관의 친구라는 사실 때문에 인사 검증을 제대로 하지 않은 점이 책임론의 핵심이다.
국수본부장이 임명 하루 만에 사퇴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하자 경찰 내부도 크게 술렁이고 있다. 국수본 관계자는 “사의 표명 기사가 나가자마자 내부가 술렁이고 있다”며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모르겠다는 연락이 계속 오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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