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였기에’ 아들 더 잘못 키운 정순신
학폭위에서 정 모군 사과 거부 “부모가 아들 책임지는 것 두려워해” 정순신, 소송으로 대응...대법까지 패소 아들 신병도 공개돼...학업 유지도 위태
‘학교폭력’을 일으킨 아들을 망친 것은 법을 너무 잘 아는 아버지 때문이 아니었을까. 사과와 반성 정도로 끝났을 아들의 학폭 가해사건. 검사출신 아버지와 어머니는 끝까지 가해 학생이란 ‘낙인’이 두려워 소송으로 버텼고, 결국 자신에게 부메랑이 돌아왔다. 서울대 철학과 재학중인 정 모군이라는 사실이 SNS상으로 알려지면서 그 아들은 학교 생활마저 위기에 처했다. 임명 하루만에 사퇴한 정순신 전국가수사본부장 얘기다.
사과하지 않고 버틴 정순신의 아들
정순신 전국가수사본부장의 아들 정 모군에 대한 학폭 가해사건 판결문을 보면, 정 모군은 자립형 사립고등학교(자사고) 1학년에 재학 중이던 2017년 전후로 학폭을 자행해 강제전학 등의 징계를 받았다. 그러나 정 군과 정순신 전본부장등 가족은 학폭 징계 취소소송을 제기했는데, 1·2심에 이어 대법원에서도 모두 패소했다.
학폭소송 판결문에는 정군의 학폭에 대한 학교의 조사 내용과 피해학생, 주변 친구들의 증언들이 자세히 기록돼 있는데, 학교폭력 담당교사는 보고서에 “주변 증언에 따르면 (정군이) 횟수를 세는 것이 무의미할 정도로 (피해학생 A군에게 ‘더러우니까 꺼져라’ 등의 말을) 자주 했다고 함”이라고 적어놓았다. “제주도에서 온 돼지새끼”, “빨갱이 새끼”, “더러우니까 꺼져라”, “넌 돼지라 냄새가 난다”등이 그가 가한 언어폭력 내용이었다.
친구들도 “왜 A군을 막 대하냐”고 문제를 제기했지만 정 군은 “쟤는 그래로 된다”, “나랑 너무 잘 안 맞는다”며 무시하는 듯한 발언을 한 것으로 되어 있다. 폭언은 그 이후에도 계속됐다. 정 군은 2학년으로 올라간 후에도 후배들이 보는 앞에서 “돼지는 가만히 있어”, “동아리 나가라” 등의 발언을 했고, 이에 동조한 또 다른 가해자까지 나왔다.
정 군은 특히 학폭위 조사 과정에서 반성 없는 태도와 성의 없는 사과문 작성으로 학폭위원들에게 질타를 받기도 했다.
피해학생의 고통 호소...징계위도 인정
피해학생인 A군은 정군의 괴롭힘으로 정신적으로 큰 충격을 받아 자살을 시도하기까지 했다. A군은 극심한 스트레스로 인한 불안 증세로 정신과 병원 치료를 받는 것은 물론, 상위 30% 수준이었던 A군의 내신 성적은 학사경고를 받을 정도로 하락했다. 정군의 학교폭력 행각은 2018년 3월 7일 피해 학생이 뒤늦게 학교 당국에 신고를 하며 뒤늦게 알려졌다.
학교가 신고 내용에 대해 조사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또 다른 피해학생인 B군이 “정군으로부터 괴롭힘을 당했다”고 추가 신고를 했다. 정군은 학교 조사에서 “A군에게 ‘돼지’, ‘빨갱이’라고 부른 것은 맞지만 장난이었다. A군도 저한테 ‘적폐’라고 했다”는 취지로 말해, 학폭을 강하게 부인했다.
특히 정군이 평소 아버지 자랑을 하며 ‘검사라는 직업은 다 뇌물을 받고 하는 직업이다’, ‘아빠는 아는 사람이 많은데, 아는 사람이 많으면 다 좋은 일이 일어난다’ 등의 발언을 했다는 증언도 있었다.
정군 측의 태도에 한 학폭위원은 “이 자리는 가해학생이 깊이 반성하고 진실을 모두 말해서 반성하는 모습을 보여야 하는데, 그렇지 않은 점이 너무 유감스럽다”고 말하기도 했다. 학폭위가 정군에 대해 △강제전학 △서면사과 △특별교육 이수 10시간 △학부모 특별교육 이수 10시간 조치를 요청했고, 학교가 학폭위 조치사항을 정군에게 통보하자, 정군의 모친은 즉각 강원도학생징계조정위원회에 재심을 청구했다.
부모의 비뚤어진 대응... 교사마저 실망
다시 열린 학폭위에 출석한 피해학생 A군은 정군에 대해 “그렇게 최소한의 양심도 없는 애는 처음 봤다. 저에 대한 나쁜 이야기를 하는 것은 물론, 자기가 변호사 선임해서 무죄 판결 받았다고 떠들고 다닌다”며 “정말 악마인 것 같다. 얼굴만 봐도 트라우마가 있다”고 호소했다.
학폭위는 강원도학생징계조정위 재심결정에 취지에 따라 전학조치를 제외하고 △서면사과 △피해학생 등 보복행위 금지 △출석정지 7일 △특별교육 이수 10시간 등의 조치를 학교 측에 요구했고, 학교는 5월 29일 정군에게 이를 통보했다.
피해학생 A군 측이 이 같은 결정에 불복해 강원도학교폭력대책지역위원회(이하 강원도학폭위)에 재심을 청구했는데, 강원도학폭위는 정군의 부모에게 “사람에게 용서를 구하는 일은 정말로 진정성이 있어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학교 측을 대표해 회의에 출석한 한 교사도 “저희는 정군이 반성을 전혀 하고 있지 않다고 생각을 한다. 학교로 (봉사활동 관련) 가처분 신청이 들어온 상태”라며 “(정군 진술서에도) A군 같은 경우에 동등한 인격체로 존중하지 않는 모습을 봐서, 저는 굉장히 많은 충격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 교사는 정군 부모의 태도에 대해서도 “정군 부모님께서 책임을 인정하는 것을 되게 두려워하셔서 진술서도 부모님이 전부 코치해서 썼다. 저희가 조금이라도 선도하려는 시도가 있을 때마다 어떻게든 책임 회피하는 모습을 보여줬기 때문에 교사 입장에선 많이 실망했다”고 지적했다.
결국 정군과 정군 모친은 같은 해 7월 11일 춘천지법에 징계 처분을 취소해 달라는 행정소송과 함께 “징계처분의 효력을 판결 선고 시까지 정지해 달라”는 내용의 집행정지 신청을 냈다. 하지만 사건을 심리한 춘천지법 행정1부는 같은 해 9월 3일 집행정지 신청을 기각했다.
재판부는 “정군이 2017년 5월부터 2018년 1학기 초경까지 A군에게 지속적으로 비하·무시하는 발언, 모욕감을 느끼게 하는 발언 등을 함으로써 언어폭력을 행사한 사실이 인정되고, 이는 학교폭력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이어 “정군의 행위는 A군에게 상당한 정신적 고통을 주는 잔혹한 행위로서, 학교폭력의 정도는 상당히 심각한 수준이다. 상당기간 A군에게 학교폭력을 행사했는데 그 과정에서 큰 죄책감이나 죄의식을 느낀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며 “기숙학교 특성상 가해자와 피해자를 분리시키는 조치가 교육적으로 필요하다고 판단된다”고 결론 냈다.
2심을 심리한 서울고법 춘천행정1부 역시 2018년 10월 집행정지 신청을 기각했다. 대법원도 심리불속행 기각 판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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