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멸의 작곡가’ 베토벤, 간질환에 무릎꿇었다
납중독 사인 추정은 사실과 달라
‘불멸의 작곡가’ 루드비히 반 베토벤(1770~1827)의 목숨을 앗아간 것은 유전적 요인과 음주, B형간염에 따른 간경변 등 간질환일 가능성이 높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그동안 주요한 가설로 알려졌던 납중독은 사실이 아니었다.
영국 케임브리지대 고고학과의 트리스탄 베그 연구원과 독일 본 대학 병원 등 공동 연구자들은 22일(현지 시간) 세계적 학술지 ‘셀’의 자매지인 ‘커런트 바이올로지’에 베토벤의 사인에 대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들은 베토벤의 것으로 알려진 8개의 머리카락 타래를 분석해 이 중 5개는 베토벤의 머리카락이 맞다고 확인하고, 이를 분석한 결과 베토벤이 사망 최소 몇 달 전에 B형 간염에 감염된 사실을 확인했다. 게다가 간 질환의 유전적 소인까지 발견했으며 그의 음주 이력까지 합쳐 연구팀은 베토벤이 간경화로 숨진 것으로 간주된다고 밝혔다.
57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난 베토벤은 생전에 자신이 가장 좋아했던 주치의에게 사후 자신의 질병을 밝혀내 공개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여러 전문가들이 부검은 물론이고 편지, 일기, 진찰기록 등 베토벤과 관련된 각종 문헌 자료를 분석해 사인 규명을 시도해왔다. 앞서 머리카락 타래의 독성학적 분석을 통해 ‘납중독’ 사망설이 제기되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 연구를 통해 납중독설의 근거가 된 머리카락 타래는 베토벤이 아닌 유대인 여성의 것이었음이 확인됐다.
베토벤의 청각장애 원인도 규명의 주요 대상이지만 이번 연구에서는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공동 연구자인 본 대학 병원 인간 유전학연구소의 악셀 슈미트 박사는 “게놈 해석에 필수적인 참조 데이터가 꾸준히 개선되고 있는 만큼 추후 청력 손실의 단서가 새롭게 발견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밖에도 반 베토벤이라는 성을 공유하고 후손이라고 주장해왔던 벨기에의 한 가족은 게놈 분석 결과 베토벤과 유전적 관계가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다만 이들 가족 5명이 베토벤의 직계 부계 조상의 혼외자식일 가능성이 크다고 결론내렸다.
베그 연구원은 “베토벤의 게놈을 연구자들에게 공개적으로 제공하고 그의 진짜 머리카락을 추가함으로써 언젠간 그의 건강과 계보에 대한 남은 질문에 대한 답을 얻을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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