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재워지지 않는 금융위기 공포...유럽·미국 초긴장

이번엔 도이체방크? 유럽 금융시장에 공포확산

독일의 최대은행인 도이체방크. 사진=연합뉴스
독일의 최대은행인 도이체방크. 사진=연합뉴스

미국에서 시작된 금융위기 공포가 유럽으로 본격 확산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미국과 유럽 당국은 공포 확산을 차단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으나 예금시장을 넘어 주식시장의 투자자들은 크게 동요하고 있다.

이번에는 독일 최대 은행 도이체방크다. 24일(현지시간) 블룸버그 등에 따르면 이날 도이체방크 은행채의 5년물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은 장중 220bp(1bp=0.01%포인트)까지 치솟았다. 도이체방크 주가도 폭락하면서 독일 증시에서 8.53% 급락하는 등 유럽 금융시장이 충격에 빠졌다. 독일 DAX 30 지수(-1.66%), 프랑스 CAC 40 지수(-1.74%), 영국 FTSE 지수는(-1.26%) 등 각국 증시 주요지수가 일제히 약세를 보였다.

크레디트스위스(CS)의 신종자본증권(AT1) 전액 상각 후폭풍이 AT1을 많이 발행한 또다른 은행인 도이체방크로 옮겨붙은 것이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도이체방크의 CET1 대비 AT1 비중은 17.7%로 유럽 은행 평균(약 16%)보다 높다. 바클레이스(28.2%), 소시에테제네랄(20.7%), 스탠다드차타드(19.0%) 등도 높다.

도이체방크는 지난해 말 기준 총자산이 1조4484억달러에 달하는 독일 최대 은행이다. 총 58개국에 걸쳐 직원도 약 8만5000명나 되고, 주요 20개국(G20) 산하 금융안정위원회(FSB)가 선정하는 ‘글로벌 시스템에 중요한 은행’(G-SIB)에 포함돼 있을 정도여서 이날 혼란은 비상식적인 것이었다.

오토노머스 리서치의 스튜어트 그레이엄 전략가는 “도이체방크의 자본과 유동성은 강력하고 수익성은 견조하다”며 “제2의 CS가 아니다”고 했다. JP모건은 “도이체방크에 대한 시장의 우려는 근거가 없다”고 했다.

월가는 갑자기 불거진 도이체방크 위기론이 은행권 건전성에 대한 막연한 공포를 그대로 보여주고 있는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WSJ은 “이번 불안감은 은행들이 온라인 뱅킹과 SNS의 시대에 들어 갑작스러운 신뢰 변화에 얼마나 취약한지 보여줬다”고 전했다.

유럽은 시장의 불안감을 잠재우는데 총력을 다하고 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는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유로 정상회의에서 “유로존 은행들은 회복 탄력성이 있고 탄탄한 자본과 유동성 덕분에 굳건하다”며 “필요한 경우 유동성을 제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는 정상회의 직후 “도이체방크는 이익을 잘 내는 은행”이라며 “미래에 대해 우려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미국도 공포확산 방지를 위해 긴급 비공개 금융안정감독위원회(FSOC) 회의를 개최하는 등 대응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이 회의는 재닛 옐런 재무장관의 소집으로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 의장, 게리 갠슬러 증권거래위원회(SEC) 의장, 마틴 그룬버그 FDIC 의장 등이 참석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날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와 정상회담 이후 기자회견에서 “상황이 진정되려면 시간이 좀 더 걸릴 것”이라고 인정하면서도 “금융 시스템 붕괴가 있을 것이라고 보지 않는다”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SVB와 시그니처은행에 대해 연방예금보험공사(FDIC) 보호 한도(25만 달러)를 넘는 예금을 보증하기로 한데 대해 “우리는 일을 잘했다고 생각한다”며 “은행들의 상태는 꽤 양호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만약 불안정이 추가로 나타난다면 FDIC와 다른 기관들은 25만달러 초과 예금을 보증하는 권한을 사용할 수 있다”고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아울러 “유럽에서 일어나는 상황은 미국에서 발생한 일의 직접적인 결과가 아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런 와중에 최근 바이든 대통령의 지지율이 하락한 것으로 나타나 주목된다. AP통신과 시카고대 여론연구센터(NORC)가 지난 16~20일 미국의 성인 1081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여론조사를 보면, 바이든 대통령의 지지율은 38%로 나타나 지난해 7월 당시 최저치(36%)에 근접했다.

미국 재무장관을 지낸 래리 서머스 하버드대 교수는 블룸버그와 만난 자리에서 “유럽 당국이 옐런 장관, 파월 의장의 지원을 받아 주말 동안 유럽 은행 시스템에 강력한 지원 신호를 보낼 것을 희망한다”며 “유럽 금융기관의 규모를 볼 때 유럽에서 (시스템 리스크가) 번지면 세계적인 결과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글쓴이

문주용 기자

문주용 대표이사 겸 기자는 31년간 언론인 생활을 바탕으로 새로운 언론을 지향하고 있습니다. 힘든 세상에서 위로받고 지혜를 얻고 싶어하는 소비자들이 바라는 미디어를 만들려 합니다. 우공이산의 마음으로 집단지성의 지혜를 쌓을 것입니다. 전문가그룹과 소비자들이 함께 하는 미디어를 꿈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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