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적인 너무나 정치적인...트럼프의 기소사태

트럼프, 공화당 대선 경선 ‘압도적 1위’ 대배심 기소에 “정치 박해” 명분 얻어 한국처럼 ‘정치의 사법화’될까 우려도

도널드 트럼프 전대통령. 사진=AF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전대통령. 사진=AF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전 미대통령의 기소가 미국 정치권과 사법계를 혼란에 빠트리고 있다. 200년 정치사에 한번도 없었던 전직 대통령 기소에 대해 당사자는 물론 소속당인 공화당의 반발이 거세다. 특히 한국처럼 전직대통령 기소라는 후진적 정치관행의 시발이라는 우려도 쏟아지고 있다.

‘성관계 입막음’ 의혹에 대한 대심원의 기소결정은 당장 트럼프 전대통령이 공화당 내 대선 지지도 1위를 기록하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

야후 뉴스와 유고브가 지난달 30일에서 31일 미국의 성인 1089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공화당 경선 후보 선호도를 조사한 결과 트럼프 전 대통령이 52%의 지지율을 기록해 1위를 달렸다. 이어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가 31% 포인트 뒤처진 21%로 뒤를 이었고, 니키 헤일리 전 유엔대사 5%, 마이크 펜스 전 부통령 3% 등 순이었다. 2위인 디샌티스 주지사를 압도한 것.

이는 공화당 지지자들이 기소사태를 트럼프에 대한 사법적 판단 대신 정치적 박해로 해석하고 있다는 반증으로 보인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기소 전부터 공개적으로 체포설을 제기하고 “거짓에 근거한 기소가 초래할 수 있는 죽음과 파괴가 우리나라에 재앙이 될 수 있다”면서 사실상 폭력 시위를 선동하는 모습을 보여왔다. 그는 대배심이 기소 결정을 내리자 “정치적 박해”, “마녀사냥” 등의 표현을 쓰면서 반발하고 있다.

공화당 의원들도 트럼프 전 대통령 기소에 대해 분노했다. 하원 정보위원장인 마이크 터너 의원은 CNN에 출연해 “형사 절차가 진행되도록 내버려 둬야 한다. 정치적 동기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기소를 강하게 규탄했고, 빌 캐시디 상원의원은 폭스뉴스에서 “이 정치 연극이 다른 중요한 문제들로부터 시선을 분산시킬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검찰에 의해 기소된 트럼프 전대통령은 오는 4일 법원에 출석해 기소인부절차를 밟은 뒤 플로리다주에 있는 자신의 자택 마러라고에서 연설할 예정이다.

기소인부절차는 피고인에게 기소 내용을 고지하고 재판부가 피고인으로부터 공소사실에 대한 인정 또는 부인 의사를 확인하는 과정으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무죄를 주장할 것이 확실시 된다.

NBC방송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혐의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으나 약 30개 정도의 혐의(charges)가 적용됐으며 이 가운데는 최소 1개의 중범죄(felony) 혐의도 포함됐다고 전했다.

한편, 트럼프 전대통령에 대한 기소 결정이후 미국의 민주주의가 한국과 비슷한 정치 보복과 분열로 치달을지 모른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미 주요 언론들은 전직 대통령에 대한 검찰 기소가 지난 수십년간 반복돼온 한국을 예로 들면서 트럼프 기소가 일회성 사건에 그치지 않고 되풀이될지 모른다는 분석 기사를 잇달아 내는 중이다.

트럼프의 기소가 확정되면서 미국 정치사에 ‘합의의 시대’가 막을 내리고 한국과 비슷한 ‘정치의 사법화’가 전개될지 모른다는 우려다.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가 한국의 박근혜, 이탈리아 실비오 베를루스코니(전 총리)의 반열에 올랐다”며 “트럼프 기소로 200년 넘게 전 대통령 기소를 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지켜온 미국 민주주의가 시험에 빠질 수 있게 됐다”고 전했다.

글쓴이

문주용 기자

문주용 대표이사 겸 기자는 31년간 언론인 생활을 바탕으로 새로운 언론을 지향하고 있습니다. 힘든 세상에서 위로받고 지혜를 얻고 싶어하는 소비자들이 바라는 미디어를 만들려 합니다. 우공이산의 마음으로 집단지성의 지혜를 쌓을 것입니다. 전문가그룹과 소비자들이 함께 하는 미디어를 꿈꿉니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