②신재생, 현실적으로 접근하자

불균형·비현실성은 ‘재앙’ 초래 정보공개 위에 국민적 합의 필요 민간주도 신재생에너지 사업 거둬야 균형과 현실성의 신재생 에너지 사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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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에 이어서 신재생 에너지정책이 적자와 부채 증가 주범?

또 다른 측면을 보자면, 정부나 여당 내지는 보수적 성향을 가진 논평가들은 한전 적자의 원인으로 전 정권의 ‘과도한’ 신재생 에너지 추구 정책을 손꼽고 있다. 물론 모든 것을 전 정부의 과실로 돌리려는 심리적 성향이 강하게 작용하고 있음을 부인할 수 없다. 그리고 신재생 에너지를 장려한 데 따라 그로부터 비싸게 전력을 구매해야하는 한전의 부담은 가중됐다. 그런데 2022년의 경우 전체 생산된 발전량 중 태양광을 통해 생산된 부분은 전체의 4.5%에 불과하기에 그로 인하여 한전의 적자와 부채가 증가하였다는 주장은 아직까지는 ‘과장’에 가깝다.

전 정권의 신재생 에너지 정책의 문제는 다른 곳에 있다. 필자의 소견으로는 ‘대중영합적인’ 광기에 휩싸여 불가능한 정책을 추구한 데에 있었다. 일단 신재생 에너지 정책에 대한 토론회에 등장하는 토론자들이 문제다. 대부분 태양광 등의 신재생 사업에 있어 생사를 같이하는 협회나 과도한 낭만에 사로잡힌 환경주의자들, 그리고 산업에 대한 지식이 일천한 경제학 교수들 일색이었다. 진정 전력 산업에 대해 충분히 이해를 하고 있는 업계의 전문가는 보이지 않는다. 분위기를 흐리기 때문일까. 그러니 정책토론회는 ‘토론’의 장이 아니라 이익단체들의 일종의 ‘궐기대회’와도 같아지고, 그에 대하여 반론을 제기하는 사람은 매장되는 분위기가 연출된다.

모든 것에는 균형이 필요하다

신재생 에너지 정책의 문제점은 무엇인가. 모든 것은 균형을 유지하여야 한다는 철칙을 위배한 것이 문제다. 전력산업에서도 균형은 절대적 중요성을 갖는다. 전력 계통 운영의 가장 절대적인 원칙은 각기 상이한 연료를 사용하는 발전원별로 균형을 이루는 것이다.

예를 들어 24시간 운영되면서 항상 꾸준히 전력을 공급할 수 있지만 기동 시간이 긴 소위 ‘기저 부하 발전소’가 근간을 이루고 계절별, 시간별로 편차를 보이는 전력 사용량에 대해서는 순간적으로 기동을 시켜서 수요를 맞추는, 소위 ‘첨두 부하 발전소’로 대처하여야 한다. 가령 1년내내 항시 일정한 시간당 수요가 70GW 이고, 그 위에 계절 시간 별로 30GW의 편차가 생긴다고 한다면, 비용 면에서 가장 효율적이면서 동시에 안정적인 전력계통 운영 방식은 원자력이나 석탄과도 같은 연료비가 저렴하지만 초기 기동 시간이 긴 기저 부하 발전소로 70GW의 수요에 대응하고, 즉각 기동이 가능하지만 연료비가 비싼 가스를 이용한 첨두 부하 발전소를 통해 수시로 변동하는 30GW의 수요를 조달하는 방식이다. 또한 전국의 전력망에 대응하여 발전원들을 균형있게 배치시켜야 하는 운영의 묘도 필요하다.

그런데 문제는 태양광이나 풍력발전의 위치가 애매하다는 데에 있다. 일단 일조시간이나 바람이 있는 경우에만 발전을 할 수 있는데, 이는 전력이 필요한 시간과 전력을 생산하는 시간과의 괴리를 초래한다.

태양광·풍력 발전 건설 비용은 알려진 것과 다르다

이 점을 극복하기 위해서 대용량의 저장시설, 전력의 안정화를 위한 추가적인 투자가 선행되어야만 하고, 또한 분산되어 있는 소규모 시설들로부터 기존의 전력망까지 연결되는 송전 시설의 투자도 필요하다. 막대한 송전 시설 비용을 포함하지 않더라도 이러한 시설의 설치에는 단순히 발전설비의 투자에 드는 비용의 최소 2~2.5배의 비용이 든다.

초기 비용을 회수하기 위해 당연히 발전 단가는 높아질 수 밖에 없고, 그에 더해 민간이 투자하도록 유도하기 위해 매력적인 투자 수익을 보장해줘야 한다. 발전 자회사들로부터 제공받은 데이터를 근거로 이전에 필자가 만들어서 추정한 모델에 따르면, 환경론자가 주장하는 ‘2050년까지 탄소 중립’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송전 시설을 제외하고라도 향후 대략 2100조 원에 달하는 천문학적 비용이 지출될 수 밖에 없다. 이 경우 발전 단가는 현재 불변가격 기준으로 kWh당 대략 240원(단, 송전시설 설치에 따른 비용은 제외)으로, 현재 평균 발전 단가 99원의 2배를 초과한다. 현재 이야기하고 있는 태양광 발전 단가 99원은 민간 공급자의 입장에서 자신이 투자하는 태양광 발전 시설 자체만 계산한 것이고, 그 이외에 추가되는 각종 전력 저장, 안정화, 송전망 설치 등의 투자 비용은 제외한 금액이다.

그런데 이 모든 부담은 결국 한전에게 돌아가기 마련이다. 물론 그 사이 획기적인 기술 발전이 일어나서 비용이 절약될 수도 있다. 하지만 전력 계획에 있어서의 철칙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전력 산업에 있어서는 불확실한 미래의 기술 개발에 도박을 걸어서는 절대 안된다. 예상이 실패하면 대란이 초래된다. 이는 불확실한 미래에 대비해 보험을 드는 것과도 같다. 그렇다고 보험료 지불이 낭비는 절대로 아니다.

2050년 탄소중립은 물리적으로 불가능

더욱이 한국의 경우에는 이런 시설을 설치할 물리적 공간이 존재하지 않는다. 일전에 필자의 모델로 계산한 바에 따르자면, 2034년까지 대략 전체 전력 수요량의 25%를 신재생 에너지로 공급하겠다는 9차 전력 수급 계획상 필요한 태양광 발전소와 풍력발전소 중 대략 50%를 태양광발전소로, 25%를 지상 풍력발전소로 건설하기 위해서는 대략 450㎢의 토지가 필요하다. 이는 서울시 면적의 두 배에 해당하는 땅을 빽빽하게 태양광 패널과 지상 풍력 발전소로 채워야 되는 수준이다.

동시에 나머지 25% 부분을 해상 풍력발전소로 건설하려면 서해안 북단에서 목포까지 이르는 거리를 풍력발전소로 빈틈없이 매워서 최소 서너 번을 왕복해야 한다. 결국 2050년까지 탄소 중립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대략 4400㎢의 토지가 필요한데 이는 대한민국 전체의 준 보존임야 면적 대비 약 35%에 해당한다. 근거로서 숫자를 제시하느라고 말이 길어졌는데,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이야기이다.

그러니 태양광이나 풍력을 부르짖는 정치권의 일부 인사들은 ‘무늬만 한국인’인 일본 소프트뱅크 회장인 손정의가 제안한 몽고에서의 풍력 태양광 발전에 희망을 가지고 있는 듯 보인다. 그렇지만 몽고에서 한국까지 전력을 송전하는 데 따른 송전선 설치 비용과 송전 손실은 고려하지 않는 듯하다. 이 또한 필자가 이전에 동북아시아 그리드 모델을 만들면서 추정한 적이 있는데, 그들이 말하는 장밋빛 청사진과는 달리 경제성이 전혀 없다.

더욱이 중국을 거치는 송전 방식에 있어서 특히 전력이 부족한 중국에서 자신의 길을 터주고 자신의 망을 통해서 한국까지 전력이 송전되는 것을 용인할 가능성은 전무하고, 그다지 짧지 않는 서해안을 해저 케이블을 통해서 통과한다는 발상도 의문 투성이이다. 또다른 대안으로, 험준한 산과 물로 가로막혀 있는 러시아를 통과한 후 기술적으로는 아직도 가능 여부가 불투명한 동해의 심해에 해저케이블을 설치해 한국까지 가져오는 안도 현실성이라고는 전혀 없는, 가히 공상 과학 소설 수준의 이야기다.

더욱이 더 큰 문제는 향후 발전 설비 부족의 문제이다. 발전 시설을 건설하려면 상당한 준비 기간이 필요하다. 그렇기에 장기적인 계획 하에서 실행을 해야 한다. 하지만 ‘신재생 에너지’라는 또다른 이데올로기에 경도되어 향후 발전 설비 증설계획을 변경한 것이 더 큰 문제가 된다. 전 정권하에서 지체된 4~5년이라는 기간으로 인해 결국은 머지 않은 미래에는 발전설비 부족의 문제에 직면할 수 밖에 없다.

사진= 연합뉴스
사진= 연합뉴스

진보 보수 모두 민영화 논리?

아이러니한 점은 이같은 문제 해결을 실행하는 방식에 있어서는 전 정권도 현정권과 유사하게 앞서 말한 ‘민영화’의 철학을 따르고 있었다는 것이다. 그러한 면에서 두 정권의 입장은 다른 점이 없다.

일례로 어차피 한전이 전력을 구입한다면 왜 굳이 태양광 사업을 민간이 주도하게 했는가. 당연히 시설의 건설, 운영 등에 있어서는 경험이 풍부하고, 또한 규모의 경제를 적극 활용할 수 있는 한전이 수행하는 것이 옳다. 혹은 토지를 가진 사람들의 참여를 장려하기 위해 ‘지주 참여제’ 방식으로 한전의 주도하에 실행할 수도 있었던 노릇이었다.

또한 그에 필요한 자금의 70~80%정도는 특수법인을 만들어 ‘진정한’ 프로젝트 금융 (지금의 부동산 PF와는 다른 프로젝트 금융)하에 한전의 직접적 차입없이 조달 가능하며, 한전의 부담도 지분 투자에 국한된다. 그렇기에 태양광 사업 등 신재생 사업에 있어 정치적 이해관계가 개입된 것은 아닌가 하는 의혹이 제기되는 것은 충분히 이해가 된다. 결국 태양광 사업 등에 있어서 승자는 민간 업자들, 그리고 저가로 태양광 패널을 공급한 중국의 공급업자들이 되고, 패자는 국민과 한전이었던 셈이다.

현실적이고 투명한 정보 공개와 국민적 합의

강조하지만, 필자의 주장은 신재생 에너지 사업의 중요성을 부정하거나, 혹은 국제간 온실가스 감축 의무를 경시하는 게 절대 아니다. 전력 산업에 대한 기본 지식에 기초해 전력망을 안정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현실적으로 가능한 계획을 수립해야 하며, 실행 방법에 있어서도 효율적인 방법을 선택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 신재생 에너지의 도입에 따라 전력 생산 단가는 상승할 수 밖에 없는데, 그렇다면 누가 그 부담을 질 것인가의 문제도 신중히 논의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만약 그로 인한 전력 요금의 대폭적 인상이 불가피하다면, 국민들에게 솔직하게 공개하고 인상폭을 국민들이 기꺼이 수락할지가 큰 관건이 될 수 밖에 없다. 이에 대해 단순한 낭만 내지 대중영합적인 사고에 경도되어 신재생 발전 설비 그 자체의 건설 비용만 공개하고 기타 추가되는 저장장치, 안정화 장치, 그리고 송전 시설의 건설 등 더 큰 비용은 숨겨 경제성이 있는 것처럼 주장하는 눈속임은 하지 말아야 한다.

한전은 항상 속죄양?

문제는 이러한 모든 사회적 비용에 대한 정확한 정보공개와 국민적 합의가 없다면 신재생 사업에 있어 모든 부담은 한전이 떠안게 된다는 점이다. 당장은 그 사업으로 인한 발전 단가의 인상이 그다지 큰 영향을 주지는 않더라도 향후 부담의 소지가 될 수밖에 없다.

물론 이런 계획이 실제 물리적으로 실현될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 오히려 그러한 환상에 사로잡혀 균형적인 전력 공급을 위해 필요했던 최소한의 원자력, 화력 발전 설비 증설을 뒤로 미룸으로써 야기되는 향후 발전 설비 부족 현상이다. 현실을 도외시한 채 무조건 ‘깨끗한 것은 좋다’라는 낭만적 발상에 경도된 대중영합주의적인 환경론자들의 주장과 민간에 의한 신재생 사업 추진이 빚어낸 졸작에 피해를 보는 당사자는 결국 국민인데, 한전은 자신의 귀책 사유가 아닌 이유에 의해 또다른 비난의 도마대에 올려 있는 셈이다.

결론

필자는 현 정권이나 전 정권의 전력정책 모두 큰 문제점을 가지고 있다고 주장하려 한다.

현 정권은 한전의 적자와 부채 누적의 문제를 방만한 경영과 비효율성에 두고, 이를 해결하는 방안은 결국 민영화라는 결론에 도달할 것 같다. 필연적으로 전력요금의 대폭 인상이 불가피할 것이다. 전 정권은 전력 운영 계통에 대한 몰이해, 과도한 대중영합주의적인 분위기, 그리고 이상하게도 ‘민자사업’으로서의 신재생 에너지 사업에 대한 집착, 현실적으로 공존해야 하는 화력발전소 및 원자력 발전소의 추가 건립을 억제함으로써 향후 전력 대란의 책임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런 경우에도 비난의 화살은 한전에게 돌아가기 마련이다.

한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정치적인 부담이 되더라도 일단 어느 정도 요금 인상을 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적자를 보전하기 위한 해외 발전사업과 해외 연료 확보를 위한 투자 사업도 장려해야 한다. 신재생 에너지 사업에 대해선 한전의 계획과 주도하에 현실성이 있는 차원에서 다시 계획을 수립하게 해야 한다. 신재생 에너지가 기존의 원자력 발전 및 화력 발전과 조화있게 운영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그리고 민영화는 절대로 그 해답이 될 수 없다.

하지만 애석하게도 전 정권과 현 정권 모두 잘못된 경제 논리에 사로잡혀 있어 보인다. 현정권은 과도한 시장주의 이데올로기에 경도되어 현실을 무시하고 있고, 지난 정권은 과도한 환경 대중영합주의의에 경도되어 모순적으로 신재생 에너지사업을 민간이 주도하는 모양새를 지지했다. 대한민국 전력 산업의 미래가 결코 순탄치만은 아닐 것이다. <끝>

글쓴이

현동균 경제분야 독립연구자

현동균은 금융인 및 경제학, 경제 사회학, 사회학 분야의 독립 연구자다. 과거 30년간 씨티그룹, ABN AMRO, VTB등의 대형 투자은행의 홍콩 및 싱가폴 아시아 지역 본부에서 근무하면서 주로 인프라, 에너지, 자원, 중공업 산업분야에 있어서 사업 금융 자문, 직접 투자 및 자본시장 금융 조달 업무에 종사했다. 서울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한 후 영국 런던정치경제대학 및 케임브리지대학의 메그나드 데사이 경 및 제프리 하코트 교수 문하에서 정치경제학 및 포스트 케인지언 경제학을 수학하였고, 포스트 케인지언 및 제도학파의 시각에서 투자이론, 화폐이론 등에 관한 다수의 논문을 해외 유수 경제학저널에 발표했다. 한글 역서로는 《케인스 경제학을 찾아서》(마크 헤이스 저, 2021), 《포스트 케인지언 경제학에의 초대》(존 킹 저, 2022), ⟪권력의 법칙⟫(프리드리히 폰 비저 저, 2023)가 있으며, Bernhard Laum의 고전 Heiliges Geld를 영문으로 번역 및 해설하여 ⟪Sacred Money⟫(2023)를 출판. 최근 투자와 금융불안정성에 관한 논문인 ‘A financial frontier model with bankers' susceptibility under uncertainty’ (Metroeconomica, Wiley: Feb. 2023)를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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