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등 기대하던 이들에게 文·李 “포용과 통합” 다짐
문재인 “큰 정치적 변화 생길 때도 통합 행보해야” 이재명 “당내 여러 스팩트럼 있어..통합 행보하겠다”
문재인 전대통령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4개월만에 만나 ‘포용’과 ‘통합’의 정신을 강조, 민주당내 친명계과 비명계간 갈등 확산을 기대하던 이들에게 찬물을 끼얹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30일 신년 인사차 경남 양산 평산마을을 찾아 문재인 전 대통령을 예방했다. 이 자리에서 문 전 대통령은 이 대표에게 통합·포용 행보의 중요성을 당부했고, 이 대표는 공감을 표시하며 통합 행보를 다짐하며 화답했다.
문 전 대통령은 “민주당과 이 대표가 통합하는 행보를 잘 보여주고 있다”고 평가한 뒤 “지금과 같이 극단적인 정치 환경이 조성된 상황에서는 통합·포용 행보가 민주당의 앞길을 여는 데 매우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배석한 조승래 수석대변인이 전했다.
이어 문 전 대통령은 “당면한 문제의 해결을 위해서도, 큰 정치적 변화가 생겼을 때도 포용하고 통합하는 행보가 갈등을 치유하는 방안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 전 대통령은 “당내에 비판적인 사람을 포용해야 한다”고도 말했다고 한 참석자는 전하기도 했다.
이에 이 대표는 “당내에 (정치적 의견과 관련해) 여러 스펙트럼이 있어 애로사항이 있다”면서도 “(문 전 대통령 말에) 크게 공감하고, 그런 행보를 하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 전 대통령의 메시지는 이 대표가 정치적 격변기를 맞아 당 안팎의 여러 갈등을 극복하기 위해서라도 통합에 무게를 둬야 한다는 점을 당부한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당 지지율이 정체된 상황에서 김경수 전 경남지사 등 비명(비이재명)계가 일극 체제를 비판하는 등 친명(친이재명)계와의 갈등이 다시 고조되는 상황과 무관치 않다는 해석도 당 일각에서 나온다.
김 전 지사는 전날 페이스북에서 이 대표와 친명계를 겨냥해 지난 총선 과정에 있었던 친명 인사들의 노무현·문 전 대통령 모욕 발언 등을 지적하며 사과와 반성을 요구한 바 있다.
그러나 이날 회동에서 김 전 지사의 글과 관련한 대화는 오가지 않았다고 조 수석대변인은 밝혔다.
조 수석대변인은 “전직 대통령은 한 세력을 대표하는 분이 아니다”라며 “대통령이 말한 포용과 통합의 원칙은 원칙과 기준을 말한 것이고, 구체적인 상황을 찍어서 ‘이렇게 해라, 저렇게 해라’ 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다만 문 전 대통령은 부산·울산·경남 메가시티 등 부·울·경 지역 발전 방안을 민주당이 고민해줄 것을 요청하면서 “TK(대구·경북)에는 김부겸도 있고 PK(부산·경남)에는 김경수도 있다”고 말했다고 복수의 참석자가 전했다.
문 전 대통령과 이 대표는 비상계엄 이후 이어진 윤석열 대통령 탄핵 정국을 놓고도 의견을 나눴다. 문 전 대통령은 “국민이 위대했고 대단했다”며 “민주당 의원들도 역할을 잘했다”고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문제를 조기에 수습한 데는 국민과 야당의 힘이 있었다”며 “그로 인한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민주당이 주도적으로 역할을 해달라”고 당부했다.
문 전 대통령과 이 대표는 민주당이 민생경제 회복을 위해 추진 중인 추가경정예산 편성에도 공감대를 이뤘다. 문 전 대통령은 “가뜩이나 경기가 어려울 때 내란이 벌어져 자영업자를 비롯한 서민이 어려움을 호소해 추경을 편성할 필요가 있다”며 “민주당이 적극적으로 노력해달라”고 말했다.
그러자 이 대표는 “우리가 제시한 안을 고집할 생각이 없다”며 “정부가 추경을 빨리 결정해주면 논의하고 수용할 자세가 돼 있다”고 밝혔다.

문 전 대통령 재임 기간 한반도 비핵화를 놓고 협력했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얘기도 화제가 됐다.
문 전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과 정상회담도 하고, 북미 대화를 주선한 경험이 있다”며 “당시 소통했던 많은 인력과 지혜가 있으니 이를 민주당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차원에서 적절히 활용했으면 좋겠다”고 했다고 조 수석대변인은 말했다.
한편, 정치권에서 최근 화두가 된 개헌과 관련해서 문 전 대통령은 “지금 개헌 얘기를 꺼내긴 어려울 것”이라며 “단기간에 매듭짓기 어려우나 길게 봐서 공감대를 만드는 노력은 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이 대표도 공감하면서 개헌의 필요성에 의견의 일치를 봤다고 조 수석대변인은 밝혔다.
문 전 대통령과 이 대표의 회동은 지난해 9월 두 번째 당 대표직 임기 시작과 함께 이 대표가 양산을 찾은 이후 넉 달여만이다. 두 사람은 예정된 시간을 40분가량 넘겨 1시간 30분 가까이 대화를 이어 갔다.
사저 방문에는 전현희·한준호·이언주·송순호 최고위원과 이해식 당대표 비서실장, 김태선 당대표 수행실장, 조 수석대변인 등이 동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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