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부, ‘尹 유죄 심증’에 구속 취소했다?

법원, 구속취소 인용…“구속기간은 실제 시간계산” 공수처·검찰 ‘기간 나눠쓰기’에도 잘못 지적 “절차 명확성·수사 적법성 의문 여지 해소해야” 적법성 언급, 상급심서 유죄 나올 것 심증 표현?

윤석열 대통령. 사진=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 사진= 연합뉴스

재판부는 구속된 윤석열 대통령에 대해 무죄라는 심증으로 구속 취소 결정을 내렸을까. 아니면 유죄라는 심증으로 사전에 절차적 문제의 소지를 없애기 위해 피의자인 윤 대통령에게 유리하게 해석한 것일까.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지귀연 부장판사)는 7일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구속된 윤 대통령 측이 구속 상태가 부당하다고 주장하며 낸 구속 취소 청구를 받아들였다. 법원은 윤 대통령의 구속기간이 만료된 상태에서 기소됐다고 봐야 한다고 판단했다. 구속기소된 지 40일 만이다.

“구속기간은 날이 아닌 시간 계산을”

이날 결정의 쟁점은 겉으로는 구속 기간에 대한 계산 방법이었다. 구속 기간은 날이 아닌 실제 시간으로 계산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법원은 설명했다. 반면 검찰은 “형사소송법이나 지금껏 법원 판례에 따르면 구속기간은 시간이 아닌, 날로 계산하는 데 이론의 여지가 없다”며 “유효한 구속 기간 내에 적법하게 기소됐다”고 반박하고 있었다. 그러나 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법원은 날로 계산하지 않는다면, 실제 수사 관계 서류 등이 법원에 있었던 시간 이상만큼 구속기간이 늘어나게 되고, 언제 서류가 접수 반환되느냐에 따라 늘어나는 구속기간이 달라지는 불합리가 발생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체포적부심사를 위해 수사 관계 서류 등이 법원에 있었던 기간을 구속 기간에 산입하지 않아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구속기간에 불산입해야 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헌법과 형사소송법상 신체의 자유, 불구속 수사 원칙에 비춰 피의자에게 유리하도록 엄격하게 해석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덧붙였다.

법원은 구속적부심사의 경우 수사관계 서류 등이 법원이 있었던 기간을 구속기간에 불산입해야한다는 명문의 규정이 있는 반면, 체포적부심사에 대해서는 명확하지 않다며, 이 경우 피의자에게 유리하도록 엄격하게 해석해야한다는 설명이다.

이에 따라 재판부는 구속기간이 만료된 상태에서 기소된 것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단을 내렸다.

구속 취소사유를 밝힌 까닭은

그러나 재판부는 설령 구속기간이 끝나지 않은 상태에서 기소된 것이라 하더라도 구속 취소 사유가 인정된다고 봤다며 추가적인 설명을 이어갔다. 이 부분에 주목할 대목이 나온다.

재판부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수사 범위에 내란죄가 포함돼 있지 않고 공수처와 검찰은 서로 독립된 수사기관인데, 아무런 법률상 근거 없이 형소법이 정한 구속기간을 서로 협의해 나눠 사용했고, 그 과정에서 ‘신병인치 절차’도 거치지 않았다’는 변호인의 주장을 언급하기도 했다.

이와 함께 공수처법상 수사처의 수사범위에 내란죄는 포함되어 있지 않는데, 실제 수사처가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의 수사과정에서 내란죄를 인지했다고 볼 만한 증거나 자료가 없었다며 구속이 위법하다고 주장한 대목도 소개했다.

이에 대해 재판부는 “이와 관련해 절차의 명확성을 기하고, 수사과정의 적법성에 관한 의문의 여지를 해소하는 것이 바람직하므로 구속취소 결정을 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만약 이러한 논란을 그대로 두고 형사재판 절차를 진행하는 경우 상급심에서의 파기 사유는 물론, 한참 시간이 지난 후에도 재심 사유가 될 수 있다“면서 “최근 김재규 사건의 재심결정을 예로 들었다.

이같은 설명문에 대해 한 형사법 변호사는 “규정이 없는 상태에서 양쪽으로 해석이 가능하지만 애매할 때는 구속을 취소하는게 맞는다”면서 “이는 형사소송법의 대원칙이기도 하며, 나중에 2심, 3심에서 이 문제로 다 뒤집히는 것보다는 훨씬 나아보인다”고 평가했다.

이 변호사는 “구속기간의 날짜 계산 문제보다 과연 공수처가 내란죄 수사권이 있는지도 여전히 좀 애매한 상황인 것은 맞는다면서 ”재판부가 괜히 이 부분 때문에 추후 더 문제가 되기 전에 바로 잡는 차원이라고 밝힌 대목은 인정할만하다“고 덧붙였다.

특히 그는 ”추후 재심의 대상이 된다거나 하는 설명을 추가한 대목은, 일단 유죄를 전제로 하는 심증인 것 같다는 인상을 주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결국 재판부는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구속기소된 윤 대통령에 대해 유죄일 수 밖에 없다는 심증을 살짝 내비친 것으로 해석된다.

앞서 윤 대통령은 지난달 4일 법원에 구속 취소를 청구했고, 재판부는 지난달 20일 심문기일을 진행했다.

심문에서는 윤 대통령 측이 구속기간 만료 후 이뤄진 불법한 기소라며 즉시 석방돼야 한다고 주장한 반면 검찰은 적법한 기소라는 반대 입장을 개진했다.

한편, 재판부의 구속취소 결정에도 윤석열 대통령은 구속상태에서 즉시 석방되는즌 않는다. 검찰은 7일이내 즉시 항고할 수 있고, 그동안은 구속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 또 즉시 항고후 구속영장 재청구를 할 수 있다. 그 사이에 헌법재판소는 윤 대통령에 대한 파면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글쓴이

문주용 기자

문주용 대표이사 겸 기자는 31년간 언론인 생활을 바탕으로 새로운 언론을 지향하고 있습니다. 힘든 세상에서 위로받고 지혜를 얻고 싶어하는 소비자들이 바라는 미디어를 만들려 합니다. 우공이산의 마음으로 집단지성의 지혜를 쌓을 것입니다. 전문가그룹과 소비자들이 함께 하는 미디어를 꿈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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