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선택 핑계 정권 연장” 거센 역풍
조 국회의장 “현직 대통령 연임은 국민 선택의 문제” 대통령 해외순방 틈타 띄운 ‘현직 연임 개헌’
조정식 국회의장이 28일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에서 내년 개헌 추진 의사를 밝히며, 쟁점이 되고 있는 ‘현직 대통령 연임 허용’ 문제에 대해 “주권자인 국민 여론과 선택의 문제”라고 언급해 거센 파장이 일고 있다.
대통령의 해외순방 중인 시점에 여권 핵심 인사를 통해 사실상 정권 연장 가능성을 열어둔 발언을 흘린 것을 두고, 정계에서는 여론을 떠보기 위한 뜬금없는 ‘간보기’이자 헌정 질서를 흔드는 무모한 구상이라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조 의장은 28일 국회 사랑재에서 열린 취임 첫 기자간담회에서 여야 협의를 통해 내년에 국회 개헌특위를 구성하고 22대 국회 내에 10차 개헌을 매듭짓겠다는 로드맵을 제시했다. 5·18 정신 헌법전문 수록, 계엄선포권 제한 등 야권이 솔깃할 만한 의제들을 함께 나열했지만, 핵심은 단연 ‘권력구조 개편’이었다.
특히 참석한 취재진이 ‘야권에서 최종 목표가 현직 대통령 임기 연장이라는 우려를 표한다’고 묻자, 조 의장은 “그 이야기는 시기상조”라면서도 “권력구조 개편과 관련해 현직 대통령 연임 문제는 주권자인 국민 여론과 선택의 문제”라며 여지를 남겼다.
그동안 개헌 논의에서 금기시되거나 명확히 선을 그어왔던 ‘현직 대통령에 대한 연임 규정 적용’ 가능성을 국회의장 스스로 수면 위로 끌어올린 것이다.
이를 두고 정치권과 시민사회에서는 대통령이 국외에 머물며 자리를 비운 사이, 국회의장을 앞세워 장기 집권 시나리오의 여론 반응을 살피려는 고도의 정치적 ‘간보기’가 아니냐는 의혹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야당은 즉각 거칠게 반발했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는 SNS를 통해 “(대통령이) 자기 특보였던 이를 국회의장 시키더니, 뭐든지 개헌을 갖다 붙이더니 드디어 검은 속내를 드러냈다”고 직격했다.
정점식 국민의힘 원내대표도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현직 대통령 연임은 현행 헌법상 금지돼있으며 이 부분은 개헌 논의 대상이 될 수 없다”며 “그런데 이재명 대통령, 법제처장, 심지어 조정식 국회의장까지 이 백해무익한 논의의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은 이재명 대통령의 연임 구상이 포함되는 개헌 논의에는 일절 응하지 않을 것”이라며 “불필요한 갈등이 커지지 않도록 이재명 대통령 스스로 연임은 없다고 선언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박충권 국민의힘 수석대변인 역시 논평에서 “임기 연장 논의는 민주주의의 원칙을 정면으로 흔드는 위험한 발상”이라며 “‘국민의 선택’이라는 핑계 뒤에 숨어 정권 연장을 도모하려는 정략적 사심에 지나지 않는다”고 맹비판했다.
김기현 의원과 윤상현 의원 등도 “국민 주권을 권력에 팔아먹는 입법 쿠데타”, “장기 집권을 위한 야욕”이라며 강도 높은 비판을 이어갔다.
정치권에서는 국회의장이 앞장서서 민감한 ‘대통령 연임’ 이슈를 던진 것은 본분을 망각한 처사라는 지적도 나온다. 권력 구조 개편이라는 거대한 블랙홀 속에 국가적 에너지를 소모시키고, 결국 정권의 임기연장 도구로 개헌을 악용하겠다는 발상 자체가 상식에 어긋난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국민 선택’이라는 포장지를 씌웠지만, 정권 연장을 향한 꼼수라는 비판을 자초한 이번 발언은 향후 정국을 강한 소용돌이 속으로 밀어 넣을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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