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일본과 관세협상 타결..엡스타인 효과?

트럼프 “일방적” 발표...내용도 허점 일본에 상호관세 15%...우리의 상한선 엡스타인 사건 때문에 급히 발표한 느낌 이 사건의 동향을 확인하며 협상 임해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사진=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사진=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일본과의 대규모 무역 협상 타결을 공식 발표했는데, 아직 일본 정부는 협상타결을 공식화하고 있지 않아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각에서는 최근 불거져 트럼프의 악재로 작용하고 있는 앱스타인 사건의 여론 악화를 막기 위해 트럼프 대통령이 서둘러 이를 공개한 게 아니냐는 시선도 있다.

때문에 미국과 관세협상에 매달리고 있는 우리 정부도 앱스타인 사건의 영향을 주목하면서 조급한 마음으로 협상 테이블을 앉을 이유는 없다는 지적이다.

일본, 대규모 투자 및 시장 개방으로 ‘관세 폭탄’ 피했나

트럼프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간) 자신이 설립한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일본과의 무역 협상 완료를 공개했다. 이번 합의의 핵심은 미국이 일본산 수입품에 부과할 예정이던 25%의 상호관세를 15%로 낮추는 대신, 일본이 미국에 대규모 투자와 시장 개방을 약속했다는 점이다.

구체적으로 일본은 트럼프 대통령의 요청에 따라 미국에 5,500억 달러(약 759조 원)를 투자하여 수십만 개의 일자리를 창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주목할 점은 이 투자 수익의 90%를 미국이 가져가게 된다는 대목이다. 또한, 일본은 알래스카 LNG 사업에 미국과 조인트 벤처를 설립하는 형태로 참여하며 에너지 분야에서도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가장 민감한 부분이었던 시장 개방과 관련해서는 자동차, 트럭, 쌀을 비롯한 일부 농산물 시장을 개방하는 데 합의했다. 이는 일본이 자국의 핵심 산업과 민감한 농업 분야에서 미국의 요구를 상당 부분 수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당초 예고되었던 25%의 높은 관세율을 피하기 위해 일본이 내놓은 고육책인 셈이다.

일본의 협상 종료 발표는 언제?

그런데 트루스소셜을 통한 트럼프의 발표에 미심쩍은 부분이 없지 않다.

김양희 대구대 경제학과 교수는 “트럼프의 일본과의 무역 협상 타결 발표는 ‘일방적’이며 “at my direction(내 지시에 따라)”이라는 표현에 주목한다”면서 “아직 미국 협상단이나 일본 협상단의 공식 발표가 없다는 점, 그리고 일본의 최대 관심사인 품목별 관세(특히 자동차)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이 불분명하다”고 지적하고, 이번 합의의 실체에 조심스럽게 의문을 제기했다.

김 교수는 특히 “일본은 이미 자동차에 무관세를 부과하고 있어 더 개방할 여지가 없는데, 트럼프는 ‘일본의 자동차 시장 개방’이 합의에 이르렀다고 했다”고 꼬집었다. 트럼프의 발표가 실제 협상 내용과 다를 수 있거나, 혹은 그가 언급한 ‘개방’이 비관세 장벽 해소 등 다른 의미일 수 있다는 시사다.

때문에 이번 트럼프의 발표가 다른 정치적인 의도가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의심이 제기되고 있다. 당장 엠스타인 사건에 대한 지지자들의 분노다. 미국 현지 언론등을 통해 확인되고 있는 것은, 트럼프 대통령이 미성년자 성매매 혐의로 기소돼 옥중에서 사망한 억만장자 제프리 엡스타인과 친분이 있었고, 엡스타인의 플로리다 저택에서 열린 파티에 참석했으며, 엡스타인의 개인 제트기인 ‘롤리타 익스프레스’에 탑승했다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엡스타인 사건 관련 문서 공개 과정에서 트럼프의 이름이 언급되기도 했고, 이에 실망한 지지자들 사이에서 실망과 함께 분노가 일고 있는 것.

이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이 이같은 상황을 모면하기 위해 서둘러 일본과의 협상타결을 발표했을 가능성이 있다. 때문에 실무 협상 내용은 이와 다를 수 있다는 시각이다.

때문에 만일 한국이 미국과 협상 타결에 이른다면, 일본 사례처럼 트럼프의 일방적인 발표가 아닌, 양국 협상단의 공식적이고 구체적인 합의 내용을 문서화하고 명확히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가 실무팀 합의 사항을 일방적으로 번복할 가능성에 대해서도 우려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김 교수는 이번 발표대로라면 일본의 무려 5,500억 달러라는 막대한 투자 약속이 트럼프 행정부가 자국 내 일자리 창출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음을 여실히 보여주는 것이라며, 한국 기업들 역시 미국 투자를 통해 경제적 효과와 고용 창출에 기여해야 한다는 압박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또 자동차 산업의 개방 압력이 현실화될 수 있으며 농산물 등 민감 품목의 협상 난이도가 높아질 수 있다. 일본이 쌀을 포함한 농산물 시장 개방을 약속했기 때문이다. 일본이 알래스카 LNG 사업에 참여하기로 한 것은 무역 불균형 해소를 위한 압박이 단순히 상품 교역을 넘어 에너지 안보와 같은 전략적 분야로 확대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한국도 미국의 에너지 프로젝트 참여 등 새로운 형태의 협력 방안을 모색해야 할 필요성이 커질 수 있다.

이와 함께 일본이 15%의 상호관세율에 합의한 게 사실이라면 한국도 최소한 일본과 동등한 15%를 목표로 해야 한다고 김 교수는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또 오는 8월 1일 전격적인 상호관세 발효 가능성이 높지 않다고 전망하고 있다. 미 스콧 베센트(Scott Bessent) 재무장관이 최근 “시한보다 내용이 중요하다”고 언급, 8월 1일 시한은 유동적일 수 있음을 시사했고, 미중 합의 시한 연기 가능성도 나오고 있다. 때문에 협상시한에 쫓겨 서둘러 협상안을 도출하려 무리수를 둘 필요는 없다는 것이 대체적인 지적이다.

글쓴이

문주용 기자

문주용 대표이사 겸 기자는 31년간 언론인 생활을 바탕으로 새로운 언론을 지향하고 있습니다. 힘든 세상에서 위로받고 지혜를 얻고 싶어하는 소비자들이 바라는 미디어를 만들려 합니다. 우공이산의 마음으로 집단지성의 지혜를 쌓을 것입니다. 전문가그룹과 소비자들이 함께 하는 미디어를 꿈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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