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팔레스타인 문제엔 ‘반대’ 한 목소리
“팔레스타인 국가 인정, 아직은 아냐” 인정하지 않는 국가 5개국에 포함돼 한국은 안보리 의장국임에도 국제사회 흐름에도 역행
한국의 조현 외교부 장관은 23일(현지시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회의에서 “한국은 두 국가 해법 실현에 진정으로 도움이 될 시점에 팔레스타인 국가를 승인하는 데 전념하고 있다”라고 밝혀 ‘팔레스타인 국가 인정’을 통한 가자지구 해법을 시도하는 국제사회의 흐름을 외면했다.
조 장관은 이날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안보리의 팔레스타인 문제 고위급 회의에서 “한국 정부는 두 국가 해법에 기반한 중동 지역의 평화와 안정 구축을 위한 국제사회의 증가하는 노력에서 마땅한 역할을 계속할 것”이라며 이처럼 말했다. 이날 회의는 9월 안보리 의장국인 한국을 대표해 조 장관 주재 아래 열렸다.
그는 “한국은 자신들만의 국가를 세우려는 팔레스타인 사람들의 열망을 깊이 이해한다”면서도 “우리는 두 국가 해법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 문제를 해결하고 지속적인 평화를 구축하는 유일한 실행 가능한 경로라고 생각한다”라고 강조했다.
조 장관은 가자 상황 및 인도적 위기가 “국제평화와 안보의 중대한 도전”이라며 가자지구 내 기근 발생에 우려를 표명했고, 안전하고 지속 가능하며 자유로운 인도적 접근이 즉시 보장되어야 함을 강조했다고 외교부는 전했다.
또 이스라엘의 가자 내 지상 작전 및 서안지구 정착촌 건설 재개에 심각한 우려를 표명하고, 조속한 휴전과 인질 석방을 위한 노력을 촉구했다.
조 장관의 이 같은 언급은 팔레스타인 국가 인정 문제가 올해 유엔총회 고위급 회기에서 가장 첨예한 현안으로 떠오른 가운데 나왔다. 이날 회의는 이스라엘의 ‘맹방’인 미국과 그 외 나머지 이사국 간 좁혀지지 않는 이견만 재확인한 채 종료됐다. 이스라엘은 이날 회의에 참석하지 않았다.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도 이날 미국 뉴욕 유엔총회 연설에서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침공을 비판하면서도 팔레스타인에 대한 국가 승인을 보류했다. 그러면서 이스라엘이 평화로운 해결을 막는다면 새로운 대응을 취할 것이라고 견제 메시지를 냈다.
이시바 총리는 최근 중동 정세와 관련해서는 이스라엘에 즉시 가자지구 침공을 중단할 것을 요구하고 가자지역에 대한 지원을 계속할 의사를 보이면서 팔레스타인에도 책임 있는 통치를 요청했다.
또 일본 정부가 현재 보류 팔레스타인 국가 승인과 관련해 이스라엘이 ‘2국가 해법’을 위한 길을 막는다면 “새로운 대응을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한국과 일본 정부의 움직임에 앞서 전날 유엔총회장에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2개의 주권국가로 공존하는 ‘두 국가 해법’을 논의하는 고위급 회의를 주재하면서 팔레스타인 국가 승인을 선언했다.
그에 앞서 지난 주말부터 캐나다, 호주, 영국, 포르투갈, 몰타 등의 팔레스타인 국가 승인이 이어졌다.
유엔총회 고위급 회기를 앞두고 서방 국가들의 잇따른 국가 인정 선언이 이어지면서 주요 20개국(G20) 국가 가운데 팔레스타인을 국가로 인정하지 않은 나라는 미국과 독일, 이탈리아, 일본, 한국 등 5개국이 남게 됐다. 한국은 지난해 4월 유엔 안보리에서 이뤄진 팔레스타인의 유엔 정회원국 가입 표결에서 기존 입장을 바꿔 찬성표를 던진 바 있다.
이어 지난 12일 유엔총회가 팔레스타인 문제의 평화적 해결 방안으로서 두 국가 해법의 이행을 지지하는 결의를 채택할 당시 찬성표를 던진 142개국에 합류했다.다만, 팔레스타인을 국가로 공식 인정하는 문제에 대해선 유보적인 입장을 견지해왔다.
한편, 마이크 왈츠 주유엔 미국대사는 이날 유엔 안보리 회의에서 “일방적인 (국가) 승인 성명들은 실제 벌어지는 현실을 바꾸지 않는다”며 “즉, 승인할 팔레스타인 국가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바꾸지 못한다”라고 말했다.
그는 유대교 새해 명절(로시 하샤나) 기간인 이날 안보리 회의를 소집한 데 유감을 표하면서 “오늘 회의는 안보리가 실제로 평화를 진전시키려는 진지한 노력보다 퍼포먼스(보여주기)를 우선시해왔다는 증거”라고 지적했다.
반면 이샤크 다르 파키스탄 부총리 겸 외교부 장관은 “가자지구는 인간성과 세계 양심의 무덤이 됐다”며 “말로 해야 할 때는 지났고 이제는 행동에 나서야 할 때”라며 즉각적인 휴전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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