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슨 황의 사교성, 이재용·정의선의 해방감

소맥 러브샷…황, 몰려든 시민들과 어울려 “한국에 훌륭한 파트너들 있어” “이번 주 공유할 좋은 뉴스 많아”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가 30일 서울 삼성동 한 치킨집에서 진행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치맥 회동 중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가 30일 서울 삼성동 한 치킨집에서 진행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치맥 회동 중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세계 최고 글로벌 CEO들도 일반인처럼 치맥을 먹고 즐기고 환호한다. 시가총액 세계 최고기업 엔비디아를 일군 젠슨 황CEO는 나이가 62세다. 그보다 5살 어린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7살 어린 정의선 현대기아차회장을 이끌고 서울 강남 한복판에서 시민들과 어울렸다.

젠슨황의 사교성도 대단했지만, 이제 재벌 3세 이재용, 정의선 회장도 글로벌 무대를 오가면서 소탈해지고, 시민들과의 소통에도 적극적인 기업가로 변모한 것이다. 그들에게도 짓누르는 안팎의 부담과 시선에서 해방된 하루였을 것이다.

2010년 이후 15년 만에 한국을 다시 찾은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소맥’ 러브샷을 하며 ‘인공지능(AI) 깐부’를 맺었다.

이들은 시민들이 만들어준 폭탄주를 함께 마시고 시민들과 웃고 담소를 나누며 늦가을 정취 속 우의를 다졌다. 다분히 한국적인 술문화를 즐긴 것은, 이들이 젊은데다 초경쟁 중인 IT기업에서 오로지 ‘기술’로 승부하는 사업가들이란 공통점이 있었을 것이다. 동양계라는 것도 동양 술문화의 편안함을 만끽하는데 도움됐을 것이다.

30일 오후 7시 21분께 서울 강남구 삼성동의 ‘깐부치킨’ 앞 거리에 몰린 수백 명이 넘는 인파 속에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CEO 서밋 참석차 방한한 황 CEO가 정 회장과 함께 나타났다. 황 CEO는 트레이드마크인 검정색 가죽재킷을, 정 회장은 후드티와 회색 패딩의 편안한 차림이었다.

이들은 5분가량 시민들과 기념사진을 찍고 가벼운 인사를 나눈 뒤 식당으로 들어섰고, 곧이어 도착한 이 회장이 빠르게 식당으로 들어섰다. 이 회장도 흰색 긴팔 티셔츠의 가벼운 옷차림이었다. 날씨는 추위가 누그러져 있는 상태였다.

황 CEO는 입장 전 기자들과 만나 “엔비디아와 한국은 발표할 내용이 많고, 이곳에는 훌륭한 파트너들이 있다”며 “내일 우리가 함께 진행 중인 훌륭한 소식과 여러 프로젝트를 공개하겠다”고 말했다.

‘깐부’ 뜻을 아는지 질문에는 “저는 치킨을 정말 좋아하고 맥주도 좋아한다. 특히 친구들과 치킨과 맥주를 함께 즐기는 걸 좋아한다. 그래서 ‘깐부’는 그런 자리에 딱 맞는 곳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깐부’는 한국어 은어로 친한 친구, 한편 이라는 뜻이다.

곧이어 황 회장 일행은 길거리 쪽 가게 통유리 좌석에 자리를 잡았고, 황 CEO는 딸 매디슨 황이 준비한 일본 술 하쿠슈 2병에 직접 사인을 한 뒤 이 회장과 정 회장에게 전달했다. 황 CEO는 엔비디아의 개인용 AI 슈퍼컴퓨터 ‘DGX 스파크’ 신제품도 1개씩 선물했다.

시민들은 가게에 등장한 글로벌 경제계 거물들에 놀랍고 반가운 모습을 감추지 않았고, 황 CEO는 놀란 시민들에게 앉으라며 반갑게 인사했다.

테이블에 나온 메뉴는 치즈볼과 치즈스틱, 순살과 뼈 치킨 한 마리씩이었다. 이른바 ‘테슬라’로 불리는 맥주 ‘테라’와 소주 ‘참이슬’도 반주로 나왔다. 황 CEO가 옆 테이블의 ‘소맥’ 타워에 관심을 보이자 이 회장이 ‘소맥’에 대해 설명하기도 했다.

곧이어 황 CEO는 몰려든 취재진, 시민들과 인사하기 위해 바깥으로 나갔고, 자신에게 환호하는 시민들과 자유롭게 인사하고 함께 사진을 찍었다. 직접 큰 박스를 들고 시민들에게 선물을 나눠주기도 했다. 선물은 김밥이었다.

그 사이 이 회장이 “‘치맥’ 먹는 거 한 십년 만인 거 같아요”라고 하자, 정 회장은 “난 자주 먹는데”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들은 자신을 찾아온 어린이에게 기념 사인도 해줬다. 이 회장은 ‘효자되세요’라는 문구와 자신의 이름을 적었고, 정 회장은 사인만 남겼다.

경찰과 소방대까지 출동해 질서 유지를 할 정도로 가게 밖에 시끄러워지자 이 회장이 자리에서 일어서 신기하다는 듯 밖을 구경하기도 했다.

돌아온 황 CEO는 자신을 찾아온 어린이의 티셔츠에 큰 글씨로 사인을 해줬다. 결혼식 청첩장에 황 CEO 사인을 받아 간 시민도 있었다. 황 CEO는 이 회장, 정 회장에게 “오늘은 내 인생 최고의 날”이라고 했다.

이어 황 CEO가 시민들에게 이 회장, 정 회장이 같이 치킨을 먹는 것을 본 적이 있냐고 묻자, 정 회장은 “우리 둘이 치킨 먹는 건 처음이다. 황 CEO 덕분에 이렇게 먹는다”고 밝혔다.

정 회장이 ‘소맥’을 제의하자 황 CEO는 옆 테이블 시민들과 ‘치얼스’를 외치며 ‘원샷’으로 잔을 비우고는 ‘쏘 굿(So good)’을 연발했다.

1시간가량 이어진 자리를 파하기 전에는 세 명이 팔을 걸고 러브샷을 했고, 이 회장은 “맛있다”라고 말했다.

‘이들 세명이 모이면 계산은 누가 할까’는 궁금증의 대답은 이재용·정의선 회장 두 사람이었다.

이 회장이 “오늘 내가 다 살게요”라고 했으나, 시민들은 ‘젠슨 황’을 연호했다.

그러자 황 CEO는 “이 친구들 돈 많다”라고 했고, 이 회장은 “많이 먹고 많이 드세요”라고, 정 회장은 “저는 2차 살게요”라고 말했다. 결국 젠슨 황은 “오늘 모두 공짜”라며 식당의 ‘골든벨’을 울렸다.

이 회장은 가게를 떠나며 “좋은 날 아니에요? 관세도 타결되고 살아보니까 행복이라는 게 별것 없어요. 좋은 사람들끼리 맛있는 거 먹고 한잔하는 게 그게 행복”이라고 소감을 남겼다.

황 CEO는 AI 추론과 연산에 필수적인 GPU 글로벌 시장을 지배하며 세계 AI 전환을 이끄는 시대의 ‘아이콘’이다.

이번 APEC을 맞아 방한한 그는 삼성전자와 현대차그룹을 비롯해 국내 주요 기업, 정부와 GPU 공급 및 AI 산업 혁신을 위한 협력을 발표할 예정이다.

글쓴이

문주용 기자

문주용 대표이사 겸 기자는 31년간 언론인 생활을 바탕으로 새로운 언론을 지향하고 있습니다. 힘든 세상에서 위로받고 지혜를 얻고 싶어하는 소비자들이 바라는 미디어를 만들려 합니다. 우공이산의 마음으로 집단지성의 지혜를 쌓을 것입니다. 전문가그룹과 소비자들이 함께 하는 미디어를 꿈꿉니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