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 주한 러시아대사 “한국, 레드라인 넘지않아”

[지노비예프 러시아 대사 인터뷰①] “전쟁은 서방의 의도...종전 쉽지 않아” “이스탄불 협정에 밎춰 우크라 중립국화” “서방 관계회복에 과도한 낙관 갖지 않아” “한국민, 러-우 근본 원인에 관심 가져주길”

지난 2023년 12월 한국에 부임한 게오르기 지노비예프 러시아 대사. 사진제공=주한 러시아대사관
지난 2023년 12월 한국에 부임한 게오르기 지노비예프 러시아 대사. 사진제공=주한 러시아대사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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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게오르기 지노비예프 주한 러시아 대사와의 인터뷰 전문이다. 지노비예프 러시아대사는 1967년생으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한 후인 지난 2023년 12월 주한 러시아대사로 임명됐다. 한국에 부임하기 전에는 중국에서 중국 러시아대사관 부대사로 근무하기도 했다.

모스크바 국립대학교 아시아/아프리카 국가연구소 및 베이징외국어대학을 졸업했고, 1993년에 러시아 외무부에 입부해 북한, 중국, 몽골을 담당하는 제1아주국 부국장 등을 역임했고, 2018년부터 5년여간 러시아 외무부 제1아시아 국장을 지냈다.

이 인터뷰는 서면질의를 통해 이뤄졌다. 질문은 <더 칼럼니스트> 문주용 대표 겸 기자, 답변은 지노비예프 주한 러시아대사가 직접 했으며, 수차례 메일 교환을 통해 정확한 문맥을 확인하는 작업도 거쳤다. 대부분 질문과 대답은 지난 5월 이뤄졌으며, 이재명 정부 출범과 관련한 마지막 대답은 7월에 이뤄졌다.

러-북한 군사협정에 대한 한국민의 우려

문주용 기자(이하 문 기자): 북한 군의 우크라이나 전쟁 참여는 한국 사회에 우려를 불러일으키고 있습니다. 이는 북한과 러시아 간의 군사 협정에 따른 것이지만, 한국에서는 북한의 전투 능력 향상이 자국의 안보에 위협이 된다고 보고 있습니다. 이러한 우려를 해소할 수 있는 설명이 있을까요?

지노비예프 대사: 러시아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DPRK) 간의 협력이 대한민국에 우려를 불러일으킨다는 점을 이해합니다. 다시 한 번 강조드리고 싶은 것은, DPRK와의 협력은- 저희가 여러 차례 밝혔듯이- 대한민국이나 제3국을 겨냥한 것이 아닙니다. 저희는 대한민국의 안보를 해치는 것을 목표로 하지 않습니다. 이 협력은 저희의 국가적 이익에 기반한 것입니다. 작년에 체결된 협정에는 상호 지원을 명시한 제4조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이는 전적으로 방어적인 성격을 띠고 있으며, DPRK가 공격받지 않는 한, 모스크바와 평양 간의 협력에 대해 우려할 필요는 없습니다.

아울러, 저희는 대한민국의 친구들이 러시아의 입장에서 이 상황을 바라보고, 같은 상황이라면 어떻게 행동했을지를 생각해보실 수 있는지 물어보고 싶습니다. 이러한 관점은 충분히 타당하다고 생각합니다. 게다가 대한민국 역시 풍부한 경험을 가지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베트남 전쟁에서는, 제 기억이 맞다면 30만 명 이상의 한국군이 참전한 바 있습니다.

현재 러시아는 ‘국제적 연합 세력’과 싸우고 있으며, 우크라이나를 통해 간접적으로 전쟁을 치르고 있습니다. 이 연합군은 서방의 군사력과 재정 자원을 거의 모두 동원하고 있으며, 이는 막대한 힘입니다. 러시아에 전략적 패배를 안기려는 이 ‘국제적 연합 세력’의 깃발 아래에는 수많은 용병들이 모여 있습니다.

“DPRK는 러시아 지지했지만, 한국은 레드라인 넘지 않아 ”

이것이 우리가 직면한 현실입니다. 지난 2022년, 특별 군사 작전이 시작되었을 때(이에 대한 원인, 한국 내 인식, 그리고 제 개인적인 견해로 왜 그 인식이 완전히 타당하지 않다고 생각하는지에 대해서는 조금 뒤에 말씀드리겠습니다), 대한민국은 러시아에 대한 제재를 도입했고, 반면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DPRK)은 저희를 전적으로 지지했습니다. 모든 결정에는 그에 따른 결과가 따릅니다.

2024년 6월 19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북한을 방문,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회담을 마친 뒤 공동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2024년 6월 19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북한을 방문,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회담을 마친 뒤 공동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이러한 점을 고려할 때, 저는 대한민국이 이번 갈등에서 저희의 ‘레드라인’을 넘지 않았다는 점을 높이 평가하고 싶습니다. 전략적 패배를 러시아에 안기려는 서방의 과격한 국가들과 비교할 때, 대한민국은 비교적 온건한 입장을 취하고 있는 국가로 보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한민국이 러시아에 대한 압박에 참여하고 있으며, 부수적으로 우크라이나에 상당한 경제적·인도적 지원을 제공하고 있다는 점(물론 이는 부차적인 요소이며, 핵심은 반(反)러 제재를 도입했다는 사실입니다)은 대한민국이 저희가 ‘비우호적 행위를 취한 국가’로 분류하게 된 배경이 되었습니다.

이것이 현재 양국 관계에서 존재하는 현실입니다. 저는 이러한 관계의 기반은 여전히 유지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는 러시아와 집단적 서방 및 유럽 국가들과의 관계와는 다른 점입니다. 이러한 기반 위에서, 가까운 미래에 어떤 형태로든 양국 간 협력이 회복되기를 희망합니다.

전쟁은 언제 끝날 것인지

문 기자: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으로 재선된 이후, 전쟁이 곧 끝날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지만, 현재는 이에 대한 실망이 점점 커지고 있습니다. 대사께서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의 전쟁이 끝나지 않는 주된 이유가 우크라이나의 지속 의지 때문이라고 보십니까? 러시아가 국제사회에 전달하고자 하는 가장 중요한 조건은 무엇입니까?

지노비예프 대사: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으로 재선되었을 때, 어떤 이들은 실망했고, 또 어떤 이들은 매료되었습니다. 우리 위대한 시인 겸 작가 미하일 유리예비치 레르몬토프의 훌륭한 소설 『우리 시대의 영웅』에는 한 인물이 “그녀는 나에게 희망을 주었어요”라고 말하자, 주인공이 “희망을 품지 말았어야죠”라고 답하는 장면이 있습니다. 그러므로 매료되지 말고, 기대하지 말아야 실망하지 않으며, 희망이 무너지는 일도 없을 것입니다. 사안을 냉정하게 바라보고, 자신의 이익에 기반해 행동하며, 모든 문제를 대신 해결해줄 ‘착한 아저씨’에게 의존해서는 안 됩니다.

“전쟁 중인 서방집단의 의도는 여전”

물론, 최근 미국의 대통령 선거 이후 미국의 정책은 상당한 변화를 겪었습니다. 전 세계가 이에 주목했고, 이러한 변화는 국제사회 전체에 영향을 미쳤습니다. 러시아는 상대적으로 그 영향이 덜한 편인데, 이는 집단적 서방이 결코 물러서지 않을 것이며, 러시아에 전략적 패배를 안기려는 목표를 의제에서 제거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이미 인식했기 때문입니다. 미국 행정부가 모든 당사자에게 수용 가능한 방식으로 현재의 갈등을 해결하려는 진정성 있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하더라도, 이 과정이 극도로 복잡하다는 점은 처음부터 명백했습니다. 따라서 러시아 측은 과도한 기대를 품지 않았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 측이 밝힌 중재 및 평화 노력, 그리고 갈등의 공정한 해결을 위한 행동은 환영합니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끝나지 않는 이유는 바로 러시아에 전략적 패배를 안기려는 의도 때문입니다. 2022년, 서방은 오랜 꿈을 실현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왔다고 판단했습니다. 이 꿈은 사실 서방 엘리트들 사이에서 세대를 거쳐 전해져 내려온 것이며, 이에 대해서는 조금 뒤에 말씀드리겠습니다. 따라서 서방이 목표 설정을 바꾸게 된다면, 러시아와의 관계 및 현재의 위기 상황에도 변화가 있을 수 있을 것입니다.

갈등 종식을 위한 조건에 관해서는, 러시아가 여러 차례 입장을 밝혀왔습니다. 다시 한 번 말씀드리자면, 현재의 위기를 초래한 원인을 해결하는 것이 저희에게는 매우 중요합니다. 이를 요약하면 두 가지입니다.

첫째는, 소련 붕괴 이후 집단적 서방으로부터 러시아의 안보에 대한 위협이 고조되었다는 점입니다. 이는 NATO의 동진, 군사 인프라의 국경 인접 확대, 군비 제한 관련 여러 협정의 탈퇴 등으로 나타났습니다.

둘째는, 우크라이나 정부가 자국 내 러시아인 및 러시아어 사용자들의 권리를 침해하는 정책을 펼쳐왔다는 점입니다. 당연히, 어떠한 해결책도 군사 행동의 결과로 형성된 오늘날의 현실을 고려해야 합니다.

우크라이나에서 러시아어 사용자들의 권리가 침해되는 문제에 대해 말씀드리자면, 대한민국에서는 극히 일부를 제외하고는 거의 아무런 관심을 보이지 않았습니다. 이는 서방에서도 마찬가지였기 때문에 이해할 수 있는 일입니다. 저희의 전 파트너(서방 국가들)에게는 사람을 1등급, 2등급, 3등급 등으로 나누는 경향이 있으며, 러시아인은 그 중 가장 낮은 등급으로 간주되어, 권리를 침해당하거나 모국어 사용이 금지되는 일이 허용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행위를 하는 자들은 서방 엘리트들로부터 격려를 받고 있으며, 우크라이나 정부가 이를 실행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누구도 이를 비난하지 않습니다. 이는 우리가 80년 전 승리를 거두고 오늘날 기념하고 있는 바로 그 관행(파시즘-편집자주)과 동일합니다. 당시와 마찬가지로, 서방은 사람들을 여러 계층과 등급으로 나누고 있습니다. 이는 명시적으로 선언되지는 않지만, 실제로는 그러한 방식으로 작동하고 있습니다.

일부 사람들은 온전한 시민으로 간주되지 않으며, 그들의 권리는 아무런 제재 없이 침해될 수 있습니다. 이는 매우 위험한 관행이며, 순수한 형태의 파시즘입니다. 이러한 원칙은 키예프 정부가 2014년부터 공개적으로 고수해온 것이며, 그 이전에도 유사한 사례들이 적지 않았습니다. 특히, 서방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은 반헌법적 쿠데타 이후, 러시아인의 권리를 침해하는 관행은 사실상 우크라이나의 국가 정책이 되었으며, 이에 대해 서방으로부터 어떠한 비판의 목소리도 들을 수 없었습니다.

위기 해결에 관해서는, 러시아가 2024년 7월 러시아 외무부 확대 회의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연설을 통해 이 문제에 대한 자국의 입장을 명확히 밝혔습니다. 다시 언급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하지만, 혹시 이를 접하지 못한 분들을 위해 상기시키자면, 이는 러시아 연방 헌법에 따른 영토적 현실의 인정과 관련된 것입니다. 또한 2022년 이스탄불에서 합의된 사항, 즉 우크라이나 내 러시아어 사용자들의 권리 보장, 우크라이나의 비무장화, 그리고 중립적 지위의 확립을 포함합니다.

이러한 조건이 충족된다면, 저희는 비교적 신속하게 갈등을 종식시킬 수 있을 것입니다. 이것이 러시아 측의 입장입니다.

문 기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협상에서 미국이 중재자로 나서는 데 문제가 있다고 보십니까?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의 이익을 확보하려는 의도가 보이는지, 아니면 러시아의 경제적 안보와 같은 이익을 제한하려는 시도라고 보십니까?

지노비예프 대사: 미국이 협상의 중재자로 나서는 데 어떤 문제가 있습니까? 저는 러시아의 주한대사로서, 이러한 다소 추상적인 질문은 제 직무 범위에 포함되지 않기 때문에 명확히 답변드리기 어렵습니다.

다른 주제로 넘어가기 전에 한 가지 말씀드리고 싶은 점은, 현재 상황은 매우 빠르고 역동적으로 변화하고 있으며, 매일 새로운 정보가 등장하고 새로운 기대와 실망이 교차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이 인터뷰가 공개되는 시점에는 상황이 이미 진전되어 있을 가능성도 충분히 있습니다.

2022년 2월24일 발발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 3년을 넘었으니 종전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사진= 연합뉴스
2022년 2월24일 발발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 3년을 넘었으니 종전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사진= 연합뉴스

문 기자: 서방에서는 이 전쟁의 종식이 전적으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의지에 달려 있다고 보는 시각이 많습니다. 지난번 3일간의 휴전도 그의 주도로 이루어졌습니다. 러시아 대통령은 전쟁을 끝내려는 의지가 있습니까? 그가 서방 국가들과 평화롭게 협력하고자 하는 장기적인 비전은 무엇입니까? 서방과 어떤 관계를 희망하고 있습니까?

지노비예프 대사: 사실상, 푸틴 대통령이 전쟁을 끝내려는 의지가 있는지에 대한 질문은 앞서 대부분 답변드렸습니다. 그러나 다시 말씀드리자면, 러시아 측, 그리고 러시아 연방 대통령에게는 전쟁을 종식시키려는 의지가 분명히 있습니다. 저희는 이 전쟁을 끝내고 싶습니다. 이를 달성하기 위한 기본 조건과 장기적인 평화 구축의 핵심 원칙은 이미 제시된 바 있습니다.

서방과의 협력, 그리고 러시아가 서방과 어떤 관계를 희망하는지에 대해서는, 솔직히 말씀드리면, 저희는 서방과 어떤 관계를 맺게 될지에 대해 크게 개의치 않습니다. 안타깝게도 현재 단계에서 이러한 관계는 저희의 의지나 바람에 의해 결정되지 않습니다. 이는 전적으로 서방 국가들의 반러 정책에 달려 있습니다.

“서방은 러시아를 동등한 파트너로 대해야”

러시아 연방 대통령이 최근 언급했듯이, 언젠가는 관계를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 믿고 있습니다. 언젠가는 서방이 러시아에 대해 무례하고 훈계조의 어조로 말하는 것을 멈출 것입니다. 이는 일부 국가 정치인들과, 러시아를 마치 자신들이 지주이고 러시아는 농노인 양 대하는 유럽 관료들에게 특히 해당됩니다. 혹은 서방이 식민 지배자이고 러시아는 그 명령을 따라야 하는 원주민인 것처럼 행동하는 태도 말입니다.

서방이 러시아에 전략적 패배를 안길 수 없다는 점을 이해하게 되고, 러시아가 최소한 동등한 파트너이며 그 이익을 존중해야 한다는 점- 즉, 러시아가 자국의 국가적 이익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게 될 때(일부 정치인들, 그리고 많은 유럽 국가의 국민들은 이미 이를 이해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인식이 유럽 국가들의 실제 정책으로 전환된다면, 그때야말로 관계 회복의 가능성이 생길 수 있을 것입니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저희는 서방과의 관계 회복 전망에 대해 과도한 낙관을 가지고 있지는 않습니다.

②로 이어집니다.

글쓴이

문주용 기자

문주용 대표이사 겸 기자는 31년간 언론인 생활을 바탕으로 새로운 언론을 지향하고 있습니다. 힘든 세상에서 위로받고 지혜를 얻고 싶어하는 소비자들이 바라는 미디어를 만들려 합니다. 우공이산의 마음으로 집단지성의 지혜를 쌓을 것입니다. 전문가그룹과 소비자들이 함께 하는 미디어를 꿈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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