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경심 징역 4년...진짜 이유는 따로 있다?

표창장 하나로?...표창장은 여럿 중 하나일 뿐 조민 친구 양심선언했는데..인턴 여부가 쟁점 피고인 태도 문제삼은 ‘중형 선고’가 가장 큰 문제 “무죄 항변은 피고인 권리”....재판부 ‘월권’ “100% 무죄 자신 없으면 기어라”는 건가

조국 전 법무부 장관(왼쪽)과 정경심 동양대 교수 부부. 사진= 연합뉴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왼쪽)과 정경심 동양대 교수 부부. 사진= 연합뉴스

[류인규 법무법인 시월 변호사] 지난 11일 서울고등법원 형사1-2부는 정경심 동양대 교수의 2심 선고공판에서 1심과 동일한 징역 4년형을 선고했다. 사필귀정(事必歸正)이라며 통쾌하게 보는 시각과 쥐어짜기식 판결이라며 재판부를 비난하는 시각이 대립되고 있다. 보수진영은 전자의 입장을, 진보진영에서는 후자의 입장을 취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번 판결 결과를 둘러싼 쟁점에 대해

그러나 이 사건은 무려 15개 혐의가 적용되어 2년 가까이 진행되어온 사건이다. 1심 판결문은 553페이지에 달한다. 단순한 진영논리로 평가할 수 있는 사건이 아니다. 사건을 정확히 파악하고 재판부를 비난해도 늦지 않다. 많은 사람들이 오해하고 있는 3 가지 쟁점을 확인해 보자.

첫째, 정 교수는 표창장 때문에 4년형을 받았다?

“고작 표창장 하나로 4년이 말이되냐. 표창장이 언제부터 그렇게 중요했느냐”며 재판부를 비난하는 사람이 많다. 이는 틀린 말이다. 정 교수는 표창장 하나 때문에 4년형을 받은 것이 아니다. 정 교수의 혐의는 크게 ① 딸의 의대 입시 관련 혐의, ② 사모펀드 관련 혐의, ③ 연구 보조금 관련 혐의, ④ 증거인멸 관련 혐의이다. 이 중에서 딸의 의대 입시 관련 혐의는 다시 7개로 나뉘어 지는데, 동양대학교 표창장은 이 중 하나에 불과하다. 표창장의 발급 주체인 최성해 전 동양대 총장과 관련된 이슈로 언론에 많이 노출되었을 뿐이지 이 사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특별히 큰 것이 아니다.

둘째, 조민 친구가 양심선언을 했는데도 재판부가 무시했다?

정 교수의 딸 조민의 친구 장모씨는 “세미나에 하루 참석한 사실은 있지만 2주간 인턴을 한 적은 없다. 양심의 가책을 느낀다”며, 정 교수 부부를 통해 허위 인턴 증명서를 받은 사실을 인정한 사람이다. 장씨는 1심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서 “세미나에서 조민을 보지 못했고, 세미나 영상 속 여성은 조민이 아니다”고 증언하기도 했다.

그런데 장씨는 별도로 진행된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재판에서는 “세미나 영상 속 여성은 조민이 맞는 것 같다”고 진술을 바꾸었다. 페이스북을 통해 “너희들 때문에 내 가족이 피해를 봤다 라는 생각이 그날 보복적이고 경솔한 진술을 하게 한 것”이라고 털어놓기도 했다. 이러한 장씨의 태도 변화가 2심 재판에서 정 교수에게 유리하게 작용하리라는 관측이 많았다.

그러나 2심 재판부는 여전히 해당 인턴 증명서가 허위라고 판단했다. 중요한 것은 조민이 그날 세미나에 참석했는지 여부가 아니라, 실제로 2주간 인턴 활동을 했는지 여부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조민의 친구 장씨는 자신이 세미나에 참석한 사실이 있음에도, 2주간 인턴활동을 한 사실은 없기 때문에 인턴 증명서가 허위라는 점을 스스로 인정하고 있다. 재판부의 판단이 전부 옳다고 볼 수는 없지만, 적어도 “정 교수에게 유리한 증거를 일부러 무시했다”는 비판은 타당하지 않다.

재판부, 피고인 태도를 양형에 반영하다니

셋째, 그래서 4년형을 받을 만 하다는 건가?

정 교수에게 선고된 4년형을 두고도 말이 많다. 의대 입시 관련 혐의 외에 다른 혐의들도 있기는 하지만, 사모펀드 관련 혐의는 상당 부분 무죄가 선고되었고 보조금 부정 수령 액수도 320만원에 불과한 상황에서 징역 4년은 다소 과중하다는 시각이 많다.

재판부는 양형의 이유를 설명하면서 “재판 과정에서 다른 사람을 탓하는 태도를 보였다”, “재판 과정 내내 입시제도가 문제라는 태도로 본질을 흐렸다”며 정 교수의 재판받는 태도가 양형에 영향을 미쳤다고 밝혔다.

결코 옳지 않다. 우리는 누구나 재판과정에서 자기를 방어할 권리를 가진다. 그 과정에서 한 발언의 태도를 문제삼아 양형에 반영하는 것은 “100% 무죄 받을 자신 없으면 알아서 기어라”고 말하는 것과 다름없다.

재판은 피고인이 저지른 ‘범죄’에 대하여 판단하는 절차다. 재판부가 피고인의 ‘태도’에 대하여 판단하는 것은 월권이다. 판사는 피고인이 과거에 저지른 잘못에 대하여 판단할 권리를 부여받았을 뿐이다. 우리 형법 51조에서도 형을 정함에 있어 “범행후의 정황”을 고려하도록 하고 있을 뿐 “피고인의 재판받는 태도”를 고려할 수 있다는 규정은 어디에도 없다.

재판 과정에서 밝혀지는 진실은 완전무결한 것이 아니다. 세월이 지난 후 새로운 진실이 밝혀지는 사례는 무수히 많다. 판사가 유죄로 판단하였다 해서 피고인이 재판과정에서 무죄를 주장하며 행한 발언이 모두 거짓이고 위선이라고 함부로 단정할 수는 없다.

정 교수 재판은 대법원의 판단이 남아 있는 상태다. 정 교수의 남편인 조국 전 법무부 장관에 대한 재판도 아직 진행중이다. 우리는 앞으로도 한참 더 이 재판을 바라보아야 한다. 사건의 진실 뿐만 아니라 우리 사법이 나아갈 방향에 대하여도 고민할 거리가 많은 재판이다. 진영 논리에서 벗어난 시각이 필요하다.

글쓴이

류인규 변호사

류인규 변호사는 고려대 법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을 졸업했다. 현재 법무법인 시월의 대표변호사로 재직중이며, 대학원에서 경제법을 전공하고 형사전문변호사로 다양한 경제범죄 사건을 담당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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