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테이퍼링을 낙관하기에...그렇다면 금리는
[공동락의 중앙은행 엿보기] 이번 테이퍼링은 2013년과는 다르다 미 기준금리, 테이퍼링에도 크게 안오를 것
[공동락 대신증권 이코노미스트 겸 채권 애널리스트] 미국 연준(Fed)의 테이퍼링(tapering: 자산매입 축소)과 관련한 관심이 뜨겁다. 최근 공개된 7월 FOMC 의사록에서 연내 시행이 가능할 수도 있다는 내용이 확인됐고, 그 직후에 열린 8월 잭슨홀 미팅에서 제롬 파월 Fed의장이 이를 공식화했다.
금융시장의 셈법도 분주해졌다. 2014년 실시됐던 테이퍼링을 선례로 실시 속도와 기간에 대한 다양한 방법론들이 거론 중이며, 테이퍼링 실시에 따른 충격 여부를 놓고 시장 참가자들 간의 저울질도 한창 진행되고 있다.
2013년 ‘테이퍼링 텐트럼’ 어땠나
테이퍼링과 관련해 이처럼 분주하게 시장의 눈치보기가 이어지는 원인은 아마도 지난 2013년 5월부터 9월까지 발생했던 ‘탠트럼(tantrum)’의 기억 때문일 것이다.
2008년 금융위기를 무사히 해결했던 인물로 평가를 받는 버냉키 의장. 하지만 그가 남긴 몇가지 과오들 중에서도 가장 크게 지적을 받고 있는 테이퍼 탠트럼이 되풀이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에 기인한다.
그러나 따지고 보면 위기 국면에서 경제가 정상화될 경우 통화정책 역시도 당연히 이례적인 조치들을 정상 상태로 돌려놓는 것이 타당함에도, 정상화(normalization) 과정의 일환인 상황을 놓고 ‘테이퍼링=탠트럼’으로 도식화한다는 것은 지나친 일반화의 오류에 가깝다. 또한 필자는 탠트럼이 발생했던 2013년이 오히려 과도하고 이례적일 수도 있다는 판단이다.
다음은 채권시장 차원에서 중앙은행의 행동(당연히 통화정책과 관련된 행동) 변화에 대한 프라이싱이란 관점에서 실제 탠트럼이 발생했던 2013년과 테이퍼링 개시를 앞두고 있는 현 상황에 대한 비교다.
결론부터 밝힌다면 이미 중앙은행과 시장 사이에 사전 교감을 충분히 두고 테이퍼링이 진행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2021년 테이퍼링은 시행이 이뤄지더라도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가능성이 크며, 이른바 테이퍼 탠트럼으로 불리는 충격이 재연될 가능성도 크지 않을 것이라는 견해다.
보통 채권시장에서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변화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금리 영역은 단기다. 중앙은행이 결정하는 정책금리가 만기가 짧은 단기금리라는 점에서 통화당국의 행동에 조금이라도 변화 징후가 나타난다면 가장 직접적으로 확인해야 할 영역인 것이다.
미국도 예외가 아닌 것이 연준이 통화정책에 변화를 꾀하려고 할 때 단기금리부터 반응을 보인다. 주요 경제 매체들이 거의 관행적으로 쓰는 “연준의 통화정책 변화에 밀접한 관계를 지닌 TB 2년 금리는…”이라는 표현 역시 통화정책의 변화 징후에 단기금리가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에 나왔다.
이처럼 연준의 통화정책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단기금리 동향을 더욱 직접적으로 알 수 있는 금리(혹은 상품)가 있다. 바로 연방기금금리선물로 앞서 언급된 TB 2년 금리가 미국 국채 가운데 연준의 통화정책과 밀접한 관계를 지니고 있다면 연방기금금리선물은 사실상 기준금리와 직접 매치된다. 더구나 만기에 따라 다양한 선물 거래의 형태로 상품이 구성되는 만큼 추후 연준이 어떤 식으로 통화정책을 결정하고 기조를 변경할 지에 대한 채권시장의 기대가 직접적으로 반영하고 있다.
먼저 지난 2013년 연방기금금리선물의 동향을 한번 확인해 보자. 탠트럼이 발생했던 5월에서 9월까지 중에 특히나 큰 충격을 받았던 9월 초 미국의 연방기금금리선물은 18개월, 24개월, 30개월, 36개월이 각각 0.625%, 1.095%, 1.655%, 2.240%까지 상승한다.
기준금리 4회 인상 예상했지만
당시 미국의 기준금리가 0.00~0.25% 범위에서 실제 0.125% 부근에서 결정됐던 것을 감안하면 18개월 이후 2회, 24개월 이후 4회 가량 기준금리가 인상될 것까지 반영하는 움직임이 나타났다(보통 기준금리 변경 폭이 0.25%P라는 가정으로 추정).
그러나 이후 기준금리가 인상된 것은 테이퍼링 발언 이후 1년 반이 경과한 2015년 12월에 0.25~0.50%로 인상됐고, 그 다음은 1년이 더 경과한 2016년 12월로 0.50~0.75%으로 인상됐다.
테이퍼 탠트럼을 촉발했던 2013년 5월 버냉키 연준 의장은 금융위기 이후 양적완화(QE)로 불리는 Fed의 자산매입에 대해 경기 개선이 이뤄졌으니 “향후 몇차례 회의(과정)을 통해 자산매입 속도를 줄여나갈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QE를 중단하겠다거나 연준이 보유 중인 자산을 매각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도 아니었고 더군다나 기준금리 인상에 대해서는 딱히 언급도 하지 않았다.
하지만 당시 채권시장이 보여준 버냉키의 발언에 대한 반응은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이 향후 18개월 내에 2차례 이상 이뤄질 것으로 예상했을 뿐만 아니라 이후에도 매우 타이트하게 인상 일정이 진행될 것으로 프라이싱했다. 다르게 표현하면 연준은 정책 정상화의 초보 단계로 테이퍼링을 언급했지만, 채권시장은 그 이상의 단계인 금리 인상과 그것도 지속적 사이클을 형성하는 인상으로 인식했다.
연방기금금리 선물은 알고있다...두차례 남짓?
그렇다면 현재 연방기금금리선물의 동향은?
지난 8월 31일 기준으로 미국의 연방기금금리선물은 18개월, 24개월, 30개월, 36개월이 각각 0.275%, 0.510%, 0.765%, 0.765%였다. 역시 현재 미국 기준금리는 0.00~0.25% 범위에서 실제 0.125% 부근인 것을 감안하면 18개월 이후 0.5회, 24개월 이후 1.5회 가량 금리가 인상될 것을 반영 중이다. 또한 30개월 이후 2.5회 가량의 금리 인상이 이뤄진 이후 추가 인상 여부에 대해서는 딱히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파월 의장이 잭슨홀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테이퍼링과 기준금리 인상을 별개로 놓고 있다는 모양새가 확연하다.
테이퍼링과 관련해 “논의에 대한 논의”, “생각에 대한 생각” 등으로 가능한 즉답을 피하며 금융시장과의 소통의 끈을 놓지 않으려고 했던 연준의 태도 역시 테이퍼링에 따른 충격이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하는 또 다른 논거다. 그만큼 충분히 재료 노출과 본인들의 행보에 대한 명확한 견해 표명이 이뤄진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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