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물변호사, 왜 3심 변호인단 이름 올렸나
송두환 변호사 무료변론, 김영란법 위반 아닌듯 왜 ‘3심’ 변호인단에 올렸을까...’전관예우 ‘관행과 무관하지 않아
[류인규 법무법인 시월 변호사] 유력한 대선후보인 이재명 경기지사가 무료로 변론을 받았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이 지사는 2018년부터 2020년까지 선거법위반 혐의로 수사 및 재판을 받아왔다. 이 와중에 헌법재판소 재판관 출신 송두환 변호사(신임 인권위원장)가 이 지사의 변호인으로 활동했는데, 수임료를 전혀 받지 않았으니 김영란법 위반이라는 지적이다.
이에 이 지사와 송 변호사 측은 “검찰권 남용이라는 생각에 이 지사를 지지한다는 의미로 변호인단에 이름을 올린 것일 뿐”이라며 “어려운 민변 회원이 있으면 지지한다는 의미에서 선임서를 제출하는 관행이 있다”고 해명했다. 이 지사 대선캠프의 총괄본부장을 맡고 있는 박주민 의원은 “노무현 전 대통령이 기소됐을 때도 부산지역 선배 변호사 130여명이 지지한다는 의미로 변호인단에 이름을 올린 적이 있다”는 설명을 덧붙였다.
이 지사와 송 변호사의 해명이 있은 뒤로, 김영란법 위반이라는 지적은 수그러든 모양새다. 필자가 보기에도 단순히 송 변호사가 이름만 올려준 것이라면 이 지사에게 금품에 준하는 이익을 제공한 것으로 보기 어렵다.
그러나 법적으로 문제가 안된다고 해서 정말 아무런 문제가 없는 것일까. 유력 대선후보인 이 지사와 헌법재판소 재판관 출신의 거물급 변호사 송변호사의 관계를 구속된 인권변호사 노무현과 이를 도우려던 부산 지역 변호사들의 관계와 동일시 해도 되는 것일까.
송 변호사가 진정 이 지사를 돕고 싶은 마음이었다면, 뜻을 함께 하는 사람들과 성명을 발표하거나 재판부에 탄원서를 제출하는 방법도 있었다. 그러나 송 변호사는 변호인단에 이름을 올렸다. 이렇게 되면 재판부는 송 변호사가 변론에 관여하고 있다고 생각할 수 밖에 없다. 이제와서 “나는 이름만 올려두었고 관여한 것이 없다”고 하지만, 재판부가 이러한 내부 사정을 알리가 없다. 결국 송 변호사는 재판부를 속인 셈이다.
3심 변호인단 명단에 올린 뜻은
왜 이렇게 한 것일까. 우리는 송 변호사가 변호인단에 이름을 올린 것이 ‘3심’부터라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단순히 이 지사를 지지한다는 의미로 이름을 올려준 것이라면 왜 굳이 3심에서야 비로소 이름을 올린 것일까.
3심은 이미 1심과 2심을 거치면서 객관적 사실관계가 모두 확인된 후에 주관적 가치판단만 이루어지는 단계다. 재판부의 재량이 대단히 중요한 단계라고 볼 수 있다. 이 때문에 많은 사람들은 3심에서 ‘힘 있는’ 변호사를 선임하기 위해 애를 쓴다. 3심에서는 대법관 출신 변호사가 이름만 올려주는 대가인 소위 ‘도장 값’으로 3천만원은 써야 한다는 말이 있을 정도다.
송 변호사가 이 지사의 변호인단에 이름을 올리면서 이런 점을 전혀 고려하지 못했을까. 거물급 변호사인 자신이 변호인단에 이름을 올리면 후배 대법관들이 영향을 받을 것이라는 생각이 조금도 없었을까. 전혀 그런 의도가 아니었다면 굳이 3심에 와서 변호인단에 이름을 올린 이유는 무엇일까.
판사들이 젊은 변호사 대하는 태도 ‘씁쓸’
비단 이 지사와 송 변호사만의 문제가 아니다. 아직도 재판이 증거와 법리에 따라 이루어지지 않고 ‘담당 변호사가 누구인지’에 따라 좌우된다고 믿는 사람들이 많다.
흔히 말하는 ‘전관예우’ 문제다. 더욱 슬픈 것은 변호사인 필자 조차도 그런 생각이 들 때가 적지 않다는 것이다. 판사가 젊은 변호사를 대하는 태도와 거물급 전관 변호사를 대하는 태도 사이에 큰 괴리가 있다는 것은 아무 법원이나 가서 1시간만 재판을 구경해 보면 쉽게 알 수 있다.
법원의 자정노력도 중요하지만 변호사들도 스스로를 돌아보아야 한다. 경력과 인맥을 앞세워 변호인단에 이름만 올려주는 일 따위는 하지 말아야 한다. 이 지사와 송 변호사가 “이름만 올려주었다”고 당당하게 해명한 것을 보고 왠지 씁씁한 기분이 들었던 것이 필자만은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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