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성비 좋은 골프장?...이집트로 와요

[신나리의 피라미드에서 아침을] 너무 비싼 한국 골프장 ‘아우성’ 이집트선 한달 6만5천원이면 매일 라운딩

골프장 페이웨이에서 힘차게 샷을 하고 있는 신나리 통신원.
골프장 페이웨이에서 힘차게 샷을 하고 있는 신나리 통신원.

[신나리 이집트 통신원] 얼마전 한국 방문때 외가 친척 분들께서 골프장을 한달 전에 예약하시고 나갈 날만을 손꼽아 기다리시는 모습을 보고 왔다. 네 분이서 날짜를 맞추고 평일 오전에 휴가를 내서 골프장에 간다며 들떠 있었다.

“나는 이집트에서 예약 없이 아무 때나 갈수있는데...”하고 얘기를 했더니 눈이 동그레진 자칭 골프광 이모께서는 “나리야, 이번 가을에 이모가 이집트로 골프 치러갈테니, 그렇게 알고 있어”라며 이집트 골프장에 대해 자세히 얘기해 달라고 하시며 급관심을 보였다.

한국, 한번 라운딩에 20만~30만원?

한국에서는 한번 필드 라운딩을 하려면 4명이 조를 이루고 주말 수도권은 1인당 20만~30만원 정도의 그린피에 캐디피를 별도로 내야해서, 골프장에 자주 가기가 퍽 부담스럽다고 하셨다. 이마저도 주말에는 자리가 없어서 예약이 하늘의 별따기 만큼 어렵다고 하셨다.

한번 골프 치는데 20만~30만원이 든다구요? 이집트에서는 30만원이며 3개월동안 매일 원하는 시간에 골프가 가능하다고 말씀을 드리니 이모는 눈이 더 동그레졌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에 사람들이 맘 편히 갈 수 있는 곳은 별로 없다. 특히 사람들이 가장 많이 모이는 실내 식당이나 쇼핑센터, 영화관은 기피장소가 되어버린 지 오래다. 그래서 실외에서 마음껏 숨쉬며 운동할 수 있는 골프가 최근 인기 스포츠가 됐다는 건 쉽게 이해된다.

주택 단지 중간에 조성된 골프장

그렇다면 이집트의 골프장 이야기를 해볼까. 이집트에는 사막에 골프장들이 지어져 있다.

이집트의 골프장은 주로 건설업체가 주택 단지를 조성하고 조경 및 세금 감면 등의 이유로 함께 만들어진 경우가 대부분이다. 골프장을 중심으로 양쪽에 집을 짓고 사막이 아닌 예쁜 풍경을 만든 후 골프 회원권을 판매한다. 집을 사는 사람들은 좋은 풍경까지 볼 수 있으니 1석 2조의 효과가 있는 셈이다.

이집트의 골프장 모습. 뉴기자 골프클럽 풍경이다. 사진= 신나리 통신원
이집트의 골프장 모습. 뉴기자 골프클럽 풍경이다. 사진= 신나리 통신원

그래서 이집트의 골프장은 수요보다 골프장이 더 많다고 할 수 있다. 보통 빌라나 집을 짓기 전에 골프장이 먼저 조성된다. 공사중 소음에 먼지가 날리는 골프장이 많지만 우리 골퍼들에게 그런 곳일수록 저렴한 가격으로 골프장을 이용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기는 것이다.

현재 이집트 카이로에는 약 10개 정도의 골프장이 있다. 피라미드들이 많이 모여있는 ‘기자 대 피라미드’ 지역에서 가까운 `뉴기자 골프클럽(NewGiza golf club)`의 경우는 한국 교민이나 주재원들이 가장 많이 찾는 골프장중 하나이다.

하루에 2만5천원...캐디 안써도 돼

우리 교민이나 주재원들은 주말에 대부분 골프장을 찾아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이집트는 날씨가 아주 뜨거운 7, 8월정도를 제외하고는 섭씨 40도 이하에 습도가 낮은편이다. 겨울철에도 섭씨 10도 이하로는 잘 내려가지 않아서 거의 1년 내내 골프를 즐길 수 있는 기후조건을 갖고 있다.

무엇보다 이용가격이 매우 저렴하다. 앞서 말한 뉴기자 골프클럽은 1년 부부 회원권이 2만5000 파운드(우리돈 약 150만원)이고, 다른 골프클럽의 부부회원 가격도 100만원에서부터 600만~700만원으로 다양하다. 가족 회원이면 아이 2명까지 함께 할 수 있는데 가족회원의 1년 회원권은 3만파운드로, 약 185만원 정도다.

부부 회원을 기준으로 1년에 150만원이니 결국 한 명에 75만원 정도이며 한달에 약 6만5천원 꼴이다. 그 돈만 내면 1년내내 골프장을 그린피나 카트피 같은 추가 요금 없이 즐길 수 있으니 얼마나 좋은가? 연중 회원권이 없어도 상관없다. 해외 출장 중 이집트를 들렀다가 시간이 남아 골프를 즐기려면 2만5천원 정도만 지불하면 하루종일 이용할수 있다.

짧은 잔디, 구릉도 없어...스코어 잘나와요^^

그리고 이곳 골프장은 사실 한국과 다른 점이 꽤 많다. 이집트 골프장에는 캐디가 있기는 하지만(여자 캐디는 없고 남자 캐디뿐) 별도로 돈을 내야해서 보통의 골퍼들은 직접 카트를 운전하며 운동한다.

또한 주말이 아니고는 원하는 시간 아무때나 가서 클럽하우스에 얘기하면 인원 수에 상관 없이 골프를 칠 수 있다. 평일에 가끔 사람이 없을 때는 소위 말하는 ‘황제골프’를 칠 수 있는 것이다. 주말에는 10분 단위로 예약을 받기는 하지만 그날 가서 빈자리가 나면 사이에 끼어서 골프를 치면 되니 큰 부담도 없다.

한국에서는 보통 ‘그늘집’이라는 곳에 가서 요기를 하거나 매우 비싼 가격의 식음료를 먹어야 하지만 여기는 운동 중간에 클럽하우스에 전화를 해서 먹고싶은 음식을 주문하면 필드로 배달해준다. 보통은 운동을 하기 전 집에서 얼음물을 얼려오거나 먹을 음식을 직접 준비해서 다니기 때문에 그런 수고도 요청하지 않는다.

티샷해 공이 떨어지는 페이웨이는 어떨까. 이곳은 건조한 기후인 만큼 잔디 상태는 그닥 좋지않지만, 이를 관리하는 직원들이 홀마다 서있다. 한국 골프장보다 풀이 짧아 스코어도 잘나오는 편이라고 한다. 사막지역인 만큼 구릉도 없는 평지가 대부분이다.

뉴기자골프클럽의 월간 골프대회 안내문.
뉴기자골프클럽의 월간 골프대회 안내문.

또 한가지 이집트 골프장의 특이한 점으로, 골프클럽에서 월간(monthly) 대회를 개최해서 클럽 멤버들끼리 경기를 치르는 행사가 있다. 골프 핸디캡에 따라서 A, B조를 나누어 경기를 하고 그 결과에 따라서 마지막에 상품을 주며 월간 대회를 합산해 연말에는 큰 상을 주기도 한다. 한국 교민이나 주재원들은 이곳에 함께 모여 친목을 도모하고 있다.

작년에 한국에서는 누계로 약 5000만명이 골프장을 방문했다고 한다. 유튜브나 TV채널에서도 심심찮게 골프 프로그램이 방영되고 있다. 연예인들이 프로에 나와 골프를 즐기고 일반인들에게도 골프가 인기다. 코로나로 실내활동의 제약이 커서인지 더욱 인기가 올라간 것같다. 골프용품이나 골프웨어도 재고가 없어서 못판다고 할 정도니 얼마나 열기가 대단한지 미뤄 짐작할 수 있을 것 같다.

뜨겁고 별로 갈 곳이 없는 이곳 이집트에서 그래도 사막 모래바람을 뚫고 싼값에 즐기는 골프. 한국에서는 골프장에 나가기도 부담스러울수 있지만 여기서는 한달에 6만5천원에 즐길 수 있다는 기쁨으로 오늘도 눈을 비비며 모자를 푹 눌러쓰고 골프장으로 향한다. 집에 앉아 속절없이 코로나를 탓하기보다는 사막 한가운데서 골프치는 맛을 언제 또 느낄수 있으리?

한달내내 골프 치는 재미 어때보여요?

가성비 좋은 이집트 골프장. 비행기를 한번 갈아타고 와야하는 번거로움이 있지만 회원에 가입해서 한달 내내 골프치는 재미에 빠져보시는건 어떨까?

나이들어 혹시 또 골프를 더 치고 싶다면 다시한번 이집트에 오고싶지 않을까? 피라미드를 아직 못보신 분이시라면 한번쯤 와서 스핑크스도 보고 이집트 골프장도 이용해보는 건 어떨까요?

골프장에서는 홀마다 직원들이 배치되어 있어 페이웨이와 그린 상태를 관리한다. 사진=신나리 통신원
골프장에서는 홀마다 직원들이 배치되어 있어 페이웨이와 그린 상태를 관리한다. 사진=신나리 통신원

내일도 나는 골프장에 혼자 골프 치러가야겠다. 냉장고에 얼음물 얼려놓고 일찍 잠을 청해야겠다.

PS. 지금 이집트 비행기여행은 제약이 없다. 탑승 전에 PCR 검사를 통과하면 된다. 도착해서는 별도의 격리조치를 받지 않는다. 탑승권 가격은 왕복으로 100만원 안팎. 요즘은 유럽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다고 한다.

글쓴이

신나리 칼럼니스트

신나리 이집트 통신원은 한국에서 '신나리 영어교실'을 운영하며 즐거운 생활을 하다가 남편의 주재원 발령으로 뜻밖의 이집트 생활을 하고 있다. 코로나19 감염증 사태로 불안한 속에서도 씩씩하게 두 아이를 키우며 지내고 있다.

댓글

    함께 읽을 글

    칼럼 전체 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