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레이너드는 전투태세중”...금리인상 이끄나

[송종운의 따뜻한 경제이야기] 파월보다 더 주목받은 연준 부의장 지명자 금융규제 ‘강경파’...”우물쭈물 않는다” 11월 FOMC ‘매파적’ 시사에 더욱 관심

미 연방준비제도 이사회의 부의장에 지명된 레이얼 브레이너드. 사진=AFP/연합뉴스
미 연방준비제도 이사회의 부의장에 지명된 레이얼 브레이너드. 사진=AFP/연합뉴스

[송종운 울산과학기술원 사이언스월든 연구원] 지난 22일(현지시간) 바이든 대통령은 앞으로 4년 동안 미국 중앙은행의 수장 역할을 맡아 이끌 연준 의장으로 제롬 파월 현 연준 의장을 재지명했다. 앞으로 의회의 청문회 절차가 남아 있지만, 다른 변수가 개입하지 않는 한 무난히 지나갈 것으로 보인다. 백악관은 이날 보도 자료를 내고 “파월은 현대사에서 가장 큰 경기침체, 연준 독립성에 대한 공격 등 전례 없는 도전을 받는 기간에 변함없는 리더십을 보여줬다”며 치켜세웠다.

‘매파적’ 시사한 연준...주목받는 부의장 지명자

그리고 이틀 뒤 공개된 1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 회의(11월 2~3일) 의사록이 공개됐다. 광범위한 인플레에 놀란 연준이 ‘매파’적 분위기로 급변할 가능성을 시사한 부분이 크게 부각되고 있다. 11월 회의록에서 “다수의 참석자가 물가 상승률이 목표치(2%)보다 계속 높을 경우 현재 예상보다 빠르게 자산매입 속도를 조정하고, 기준금리를 올릴 준비를 해야 한다고 언급했다”고 명시했다.

이런 분위기 반전에서 더욱 주목받고 있는 인물은 레이얼 브레이너드 연준 부의장 지명자다. 사실 이번 지명건에 관해서 가장 주목받았던 인물은 파월이 아니라 브레이너드였다고 할 정도로 논란이 많았다. 브레이너드는 파월 의장 후임으로 점쳐진 인물로 유력한 연준의장 후보였으며 바이든 행정부의 기조를 반영하는 진보적 인물로 점쳐졌기 때문에 각계의 관심을 받았다. 가장 적극적으로 브레이너드를 지지했던 사람은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이다. 워런 의원은 지난 9월 상원 금융위원회 개최 당시 파월을 ‘위험한 인물’이라며 직접 비판했는데 주된 이유는 파월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금융에 대한 규제가 철저히 재정비되어야 하는데 이를 소홀해 미국의 금융을 2008년 보다 더 위험하게 만들어 놨다는 것이다.

브레이너드는 전형적인 경제통...’금융정책 전문가’

파월과 브레드너드는 어떤 경력을 갖고 있는 인물일까. 지난 20여 년 동안 연준 고위직이나 의장은 주로 경제전문가 혹은 경제학 박사들에게 돌아갔다. 전임 연준 의장이었던 버냉키와 옐런 모두 경제학자였다. 그러나 파월은 경제학자가 아니라 법대 출신, 로펌 근무, 투자회사, 재무부 등의 이력을 거쳤다. 전통적인 경제통이 아니어서 초임 당시부터 말이 많았다. 이에 비해 브레이너드는 전형적인 경제통이다. 비록 학부는 웨슬리안대학에서 사회학을 전공(83학번)했지만, 1989년 하버드에서 경제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고 다음해 MIT로 가서 6년 동안 교수생활을 했다. 그리고 1994년부터 2000년까지 6년 동안 대통령 경제정책 부보좌관을 역임했으며, 2000년 이후에는 브루킹스에서 10년 동안 연구원으로 있었다. 이어서 2010년부터 3년 동안 재무부 국제담당 차관보로 있었다. 연준 이사로 온 것은 2014년 오바마 대통령시절이었고, 이번에 부의장으로 지명된 것이다. 전형적인 미국의 경제정책 전문가의 행보로 여겨질 수 있는 이력이다.

“그녀는 항상 전투태세중”

정책적인 측면에서 파월과 브레이너드가 같은 입장을 갖고 있을지 여부는 최근 미 경제상황에서 초미의 관심이다. 브레이너드는 기존 연준 이사들의 행보와 여러 면에서 다르다. 우선 적극적으로 발언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한국은행의 조사에 따르면 2018년부터 2021년까지 연준 고위층들의 발언은 총 235회였으며 브레이너드의 발언은 이 중 27%에 해당하는 63차례로 집계됐다. 경제와 통화정책에 대한 발언이 18회로 가장 많고 전공이라 할 수 있는 금융규제와 금융안정에 대한 발언은 14회에 이른다.

정책 측면에서 파월 의장과 브레이너드는 많이 다르다. 최근 불거지고 있는 인플레이션 압력에 대해서는 파월 의장과 브레이너드가 같은 의견인 것으로 보이나, 금융안정과 감독에 대해서는 파월 의장이 금융규제 완화기조를 유지하자는 주장인데 반해 브레이너드는 은행 유동성 요건 완화, 자기자본거래 확대, 자본축소 등 관련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결에서 총 23번 반대 소수의견 표명, 금융안정보고서 발표시 별도의 성명서를 2차례나 낼 정도로 파월 의장과 다른 태도와 입장을 보였다.

브레이너드를 염려하는 목소리가 없는 것은 아니다. 가령 인플레이션 압박에 맞서 금리를 인상해야 하는 시점에 우물쭈물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그것이다. 그러나 이런 우려는 ‘기우’에 지나지 않는다는 목소리도 있다. 전 연준 부의장이었으며 현재 프린스턴 대학 교수인 앨런 블라인더 교수는 브레이너드를 두고 “그녀는 화성에서 온 사람이 아니다”며 엉뚱한 방향으로만 나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다. 또 하버드 동기이자 브레이너드와 함께 연준 이사를 역임한 바 있는 랜디 크로스너스는 “브레이너드가 단호한 정책결정이 필요한 시기를 여럿 거친 것으로 안다”며, “그녀는 항상 전투태세중”이기 때문에 우물쭈물과는 거리가 먼 사람이라고도 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적극적으로 행보를 보이고 있는 기후변화에 관련해서도 파월 의장과 브레이너드는 다른 입장이다. 파월 의장에게 기후변화는 당장 행동에 나서야 하는 현안이 아니지만, 브레이너드에게는 금융회사에 감독 가이던스를 부여해야 하는 시급한 현안이다. 이러한 차이는 미 의회가 연준에게 위임한 고용의 극대화에서도 이어진다. 파월이 취약계층을 포용하는 기조의 고용 중심 통화정책 체계를 개편하는데 긍정적인 입장을 피력했지만, 브레이너드는 한 발 더 나아가 총괄적인 측면에서 고용 중심의 통화정책체계를 마련하자고 한 것이다. 더불어 브레이너드는 미국 지역정책의 특징이라 할 수 있는 지역재투자정책에 대해서도 적극적이다. 클린턴 대통령의 업적이라 할 수 있는 지역재투자정책은 최근 답보상태이라 할 정도로 새로운 환경에 부응하지 못하고 있었던 상황이었다. 이에 대해 브레이너드는 지역 사회 친화적인 지역재투자 정책 개혁안을 제시하고 성과를 내는데 주도적이었던 것으로 평가 받고 있다.

12월 완전체 되는 미연준, 인플레 압력 잡을까

이러한 이유들 때문에 미국의 진보적인 금융관련 단체 등에서는 파월은 재지명되어서는 안되며, 대신 브레이너드가 연준 의장으로 지명되어야 한다는 주장이 있었던 것이다. 앞서 지적한 바와 같이 의회 청문회 절차가 남아 있기는 하지만 특별한 상황이 발생하지 않는 이상 바이든의 지명은 통과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최근 불거진 연준 고위직의 스캔들과 연준의 긴축정책기조, 인플레이션 압박의 가중 등의 현실을 무리 없이 타개해 나아갈 수 있는지는 미지수다. 온전한 평가가 내려지기 위해서는 다음 달 초로 예정되어 있는 금융규제 담당 이사 지명이 이뤄진 후에야 비로소 가능 할 것 같다. 현재 공석으로 있는 금융규제 담당 이사까지 지명이 이뤄지면 7명 연준 이사가 완전체를 형성하게 된다. 따라서 연준이 과연 앞으로 어떤 행보를 나아갈지에 대해서는 다음 달 이후에 본격적으로 평가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글쓴이

송종운 박사

송종운 경제학 박사는 울산과학기술원 사이언스월든 연구원으로 재직중이다. 백석예술대학교 초빙교수를 겸하고 있으며, (사)한국사회경제학회 이사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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