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연준, 왜 ‘일시적’이라 했을까..금리도?

[공동락의 중앙은행 엿보기] 중앙은행의 장기적 시계로 인플레는 여전히 ‘일시적’ 그렇다면 지금 금리인상은 오래, 멀리 안간다?

미 연준 제롬 파월 의장은 고심끝에 '인플레가 일시적'이라는 판단을 철회했다. 사진=연합뉴스
미 연준 제롬 파월 의장은 고심끝에 '인플레가 일시적'이라는 판단을 철회했다. 사진=연합뉴스

Fed의 변심으로 최근 금융시장 요동

미 연준(Fed)의 변심으로 일컬어지는 향후 통화정책 일정을 둘러싼 기대 변화로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커졌다. 지난해 연말 1.5%를 중심으로 등락을 보였던 미국 국채(TB) 10년 금리가 불과 2~3주만에 1.8%를 상회했고, 최근 금리 동향에 민감한 나스닥지수는 지난 2020년 4월 이후 처음으로 조정 국면에 진입했다.

연준이 쏘아 올린 ‘작지 않은 공’으로 높아진 금융시장의 변동성은 당장 변화를 감당해야 하는 시장 참가자들의 입장에서는 그 자체로 두려움이며, 동시에 원망을 부른다. 또한 그 과정에서 연준의 변심으로 대표되는 물가 상승이 ‘일시적(transitory)’이란 문구를 12월 되어서야 삭제한 이유에 대해 괜한 의구심까지도 야기한다.

그땐 인플레는 ‘일시적’, 지금은 아닐까

그러나 지난 1년여 동안 지속됐던 높은 물가에 대해 통화당국의 평가가 ‘일시적’이라고 밖에 할 수 없었던 이유는 그렇게 복잡한 산법이나 전략적 의도가 담겨있지 않았다. 즉 코로나19 이전에 글로벌 경제 여건을 관통하고 있던 쟁점들을 상기한다면 물가 상승은 문자 그대로 여전히 일시적일 수 밖에 없다.

노동에 대한 초과 수요(구인 건수> 구직자 숫자), 고(高) 물가는 현재 연준이 직면하고 있는 현안인 동시에 골치거리다. 그렇지만 2년 전 코로나19가 발생하기 이전에 해당 문구들은 오히려 연준이 매우 기대했던 사안들이었다. 실제 전임 연준 의장이자 현재 재무장관인 옐런은 금융위기 이후 상당한 시간이 경과한 이후에도 물가와 임금이 제대로 상승하지 않았던 원인에 대해 쉽게 납득하기 어렵다는 견해를 밝힐 정도였다.

해당 이슈는 비단 연준 만의 문제가 아니었다. 상당수 중앙은행 관계자들이 코로나 직전인 2019년까지도 가장 골몰했던 것은 물가가 왜 오르지 않을까에 대한 의문이었고, 심지어 상승하는 물가를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아닌 낮은 물가를 적절한 수준으로 기대를 끌어올리는 쪽으로 중앙은행의 역할을 전환시켜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견해들이 득세하던 시절이었다. 아울러 낮은 물가와 함께 고령화와 저(低)금리가 항상 세트와 어휘들로 인식되곤 했다.

중앙은행들이 당시 직면했던 이 같은 이슈들은 단순히 일회성 이벤트가 아닌 상당 기간에 걸쳐 지속됐고 향후에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됐던 ‘구조적인 이슈’였다.

중앙은행은 코로나사태를 어떻게 예상했을까

문제는 이런 구조적인 이슈들에 대해서 과연 중앙은행들이 코로나19가 끝난 이후에 어떤 입장이나 견해를 드러낼 지에서 출발한다.

아마 코로나19 직후 물가 상승을 ‘일시적’이라고 진단했던 통화당국의 머리 속에는 아마도 코로나19가 빠르게 해결되고, 동시에 물가 역시 앞서 표현한 그대로 일시적인 상승을 마무리하고 이전과 같은 낮은 수준으로 복귀할 것이라는 판단이 깔려 있었을 것이다.

반면 연준의 구상과 달리 물가 상승세는 꾸준히 계속됐고, 더구나 2021년 하반기 들어 임금과 물가는 동시에 오르는 연쇄적인 상승(spiral)이라는 인플레이션을 둘러싼 일종의 형질(形質) 변화가 발생하면서 일시적이란 진단을 `일단은` 철회했던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코로나19 이후 중앙은행들은 이전에 자신들이 가장 고심했던 현안이었던 저물가를 비롯한 고령화, 저금리 등에 대해 과연 어떤 시각을 지니고 있을까?

적어도 현재까지 연준을 비롯한 상당수 중앙은행 관계자들은 기존 견해를 고수할 가능성이 높다. 팬데믹은 인구 성장의 둔화 추세를 가속화했고, 기대수명 증가는 은퇴 이후 더 많은 저축이 필요로 하게 만들어 금리에 대한 하락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다.

더구나 현재와 같은 인플레이션이 발생한 원인이 빠르게 생산 설비를 확대하기 어려운 저(低) 성장 요인에 기인한 것임을 고려하면 중앙은행의 장기적인 시계(視界)에서 물가 상승은 여전히 일시적일 수 밖에 없다는 견해다.

장기 시계로 저금리는 계속 된다

연준의 변심으로 올해 기준금리 인상과 관련한 전망에도 상당한 변화가 불가피해 보인다. 불과 6주만에 달라진 입장 선회인 만큼 올해 진행될 기준금리 인상 일정은 종전에 예상했던 수준에 비해 터프하고 강력하게 채권 등 금융시장에 영향을 미칠 것이다.

하지만 여전히 코로나19 이전 저물가, 저성장으로 대변되는 경제 펀더멘털에 대한 프레임 자체를 바꿀 만한 징후가 포착되지 않은 만큼, 이번 기준금리 인상 사이클의 최종점이 종전에 기대했던 수준을 크게 웃돌 가능성 역시 제한적이다.

글쓴이

공동락 이코노미스트

공동락은 대신증권 리서치센터에서 이코노미스트 겸 채권 애널리스트로 재직중이다. 이데일리 채권전문기자로 출발했다. 보다 많은 사람들이 채권 투자에 관심을 갖기를 바라는 전문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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