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충류와 포유류의 차이...답은 ‘싱크 탱크’
[하영균의 진화생태경제학] 포유류, 주변환경 변화에 항상 깨어있어 국가나 기업도, 변화 분석하는 조직 있어야 비용이 많이 들더라도 꼭 필요한 ‘싱크탱크’
변온동물의 약점과 정온동물의 장점
파충류는 변온 동물이다. 변온 동물이라는 의미는, 온도가 낮아지면 그에 따라 체온이 떨어지고 그대로 생존의 기능까지 다운된다는 것이다. 도마뱀은 파충류이니, 당연히 변온 동물이다. 이 도마뱀들은 아침에 해가 뜨면 햇빛이 오는 방향으로 몸을 드러내고 일광욕을 즐긴다. 그렇게 자신의 몸을 데운다. 몸을 따뜻하게 만들어서 활동하기 쉽게 만드는 것이다. 변온동물은 체온이 떨어지면 뇌의 기능도 느려진다. 활동하기 힘드니 숨어서 가만히 있거나 아니면 최소한의 행동만 한다. 활발하게 움직이지 못하기 때문에 포식자에게 잡혀 먹히기 십상이다.
변온 동물의 최대의 약점은 바로 활동할 수 없게 되는 것이다. 뱀은 추워지면 굴속에서 겨울 잠을 잔다. 사계절이 뚜렷한 한국에서 겨울에 뱀을 볼 수 없는 것은 뱀이 변온동물이고 활동이 둔해져 잡힐 위험에 숨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열대에 서식하는 뱀들은 겨울잠이 없다. 항상 따뜻하기 때문에 겨울을 피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겨울에 추워지면 뇌기능이 떨어지는 결정적인 이유는 생명체의 50% 이상을 차지하는 물이 얼기 때문이다. 가능한 저온으로 떨어지는 것을 최대한 방지하려면 몸이 에너지를 끊임없이 사용해야만 한다.
겨울잠을 자는 곰도 그럼 변온동물일까? 그렇지는 않다. 곰이 겨울잠을 자는 것은 겨울이라는 환경에서는 먹이를 구할 수 없거나, 구하더라도 작은 것들이기에 차라리 겨울잠을 자며 자신의 에너지를 보존하려는 것이다. 겨울잠을 자는 동안은 최대한 에너지를 줄일 수 있도록 관리한다. 그렇다고 완전히 움직이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활동을 최소화할 뿐이다. 나름대로 겨울을 이겨내는 진화의 산물이다.
변온 동물과 정온 동물을 구분해보면 어류, 양서류, 파충류 등은 변온동물이고 조류와 포유류는 정온 동물, 즉 몸의 체온이 일정한 동물이다. 진화의 과정으로 보면 정온 동물이 늦게 탄생했다. 즉 환경 적응을 통해 더 유리한 생존의 방법을 터득했다고 봐야 한다. 실제 정온 동물은 섭취하는 에너지의 2/3 정도를 자신의 몸의 온도를 보호하는 것에만 사용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온 동물로 진화를 한 것은 생존에 필수적인 이유가 있어서 그럴 것이다.
어쨌든 정온동물로 진화를 한 순간 두가지 측면에서 정온동물은 좋아졌다. 첫째는 생존의 범위가 넓어진 것이다. 추운 지방에서도 생존을 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러니 정온 동물은 살아갈 수 없는 곳이 없을 정도로 육지 어디에서나 생존할 수 있게 되었다. 둘째는 먹이감이 되는 상황을 피하기 쉬워졌다. 언제나 깨어 있을 수 있고, 움직임에서 속도를 높이거나 지속할 수 있기에 도망을 치기도 쉬워졌다. 즉 먹이감이 되기 보다는 오히려 먹이를 잡아먹는 위치에 오르게 된 것이다.
신경· 뇌가 움직이는가, 정지되어 있는가
사실 변온 동물과 정온 동물의 가장 큰 차이는 신경계 즉 감각이 살아 있느냐 아니면 죽었느냐의 차이로 본다. 변온 동물은 일단 체온이 떨어지면 감각기관이 마비된다. 그리고 에너지를 떨어뜨리고 최대한 에너지 소모를 줄이면서 몸을 가사 상태로 만들어 버린다. 그렇게 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으로 에너지를 보존하고 최소화하는 것이다. 이렇게 하는게 이익이라면, 잃어버리는 것도 있다. 바로 감각기관의 마비로 더 이상 움직일 수 없어지는 것이다.
정온 동물은 다르다. 언제든지 움직일 수 있고 감각기관을 유지할 수 있다. 즉 감각기관의 가장 중요한 부분인 뇌가 활동을 한다. 어찌 보면 정온 동물은 뇌를 살려 두기 위해서 그만큼 많은 에너지를 쓰도록 진화를 한 것이다. 뇌가 정지되면 생명체의 유지가 어렵다는 점을 오랜 진화의 과정을 통해서 깨달은 결과일 것이다. 언제든지 뇌가 살아 있도록 한 결과 영장류로 진화를 했고 최종적으로는 인류도 탄생한 것이리라. 정온 동물이었기에 인류가 탄생한 것이다.
정온 동물에게 뇌가 살아 있다는 점은 정보를 받아들이고 그것을 끊임없이 처리할 수 있는 능력이 살아 있다는 의미다. 그것이 생존에 가장 유리하다는 생명 진화 나름의 결정이다. 뇌가 살아서 끊임없이 활동을 할 수 있으면서 추운 지역에서도 생존할 수 있는 생명체로 탄생한 것이다.
생명체는 어떤 변화의 환경에서도 생존할 수 있도록 진화한 것과 개체의 생존에 유리하도록 진화를 한 것 두 가지가 진화의 핵심 동인이 되었다. 뇌가 살아 있다는 것은 바로 이 두가지의 진화에 큰 역할을 할 수 있었다. 비록 체온을 유지하기 위해서 2/3의 에너지 비용을 쓴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생존에 더 효과적이라는 점 때문에 변온 동물을 넘어 정온 동물로 진화를 한 것이다.
환경변화를 읽고 분석하는 조직이 있어야
그런 이점을 경제 진화의 관점으로 해석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로, 국가나 기업에서 조직을 움직일 때는 비록 유지 비용이 많이 든다고 하더라도, 정보를 분석하고 의사결정을 하는 조직에 대한 필요성이 증대된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둘째로는 환경 변화에 언제든지 반응할 수 있도록 조직이 만들어져야 빠르게 환경 변화에 대응하고 지속성을 높이는데 더 효과적이라는 점이다. 즉 조직이 강해진다는 점은 정보 분석과 변화 속도라는 점에서 강해진다는 것을 말해 준다. 그런 조직이 더 강한 조직이 된다. 이것은 기업에서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국가 차원에서도 적용이 된다.
먼저 국가적인 차원에서 생각을 해보면 정보를 분석하고 기민하게 움직이기 위해서는 두가지의 조직이 활발히 움직여야 한다. 먼저, 국가적인 ‘싱크 탱크’가 작동을 해야 한다. 즉 국내외 환경을 분석하고 그것을 정책으로 만들어 낼 수 있는 그런 싱크탱크가 만들어져야 한다. 미국은 아마도 싱크탱크가 가장 발달한 나라다. 수없이 많은 싱크탱크가 움직이고 전세계를 대상으로 한 정책분석들을 하고 있다. 이 덕에 미국이 아직도 강한 나라라 할 수 있다. 싱크 탱크가 분석하고 준비한 것들을 어떤 환경이 와도 빠르게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어야 한다.
또 하나의 조직은 바로 정책화된 것을 실행하는 조직이다. 공무원 조직이나 군대를 의미한다. 이들 조직이 살아서 정책들을 환경에 맞게 기민하게 수행해 낼 수 있을 때 그 국가는 무너지지 않는다. 어떤 국가라도 국내외 환경 변화를 적극적으로 분석하고 그 결과물을 정책으로 만들어서 효과적으로 대응한다면 무너지지 않는다. 그것은 역사적으로 증명된 사실이다. 부패한 권력이 작동하면 정책이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권력을 쥔 개인의 욕망이 움직인다. 공적인 조직이 움직이지 않기 때문에 국가가 위험해지는 것이다.
기업이라고 해도 다르지 않다. 기업 환경을 분석하는 조직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조직이 클수록 더 필요하다. 대기업 혹은 재벌들은 전략기획실 또는 비서실을 통해서 정보를 분석하고 그것을 기반으로 의사결정을 내리려고 한다. 환경 변화를 읽어 낸 기업들은 살아 남았고 그렇지 못한 기업들은 결국 대기업이라고 해도 한순간에 사라졌던 것이 기업의 역사다. 기업의 두뇌 집단이 강해야 하고 그 조직이 만들어내는 전략 방향을 기업전체가 민감하게 반응하고 움직일 수 있을 때 더 성장하고 강해질 수 있다. 이런 조직을 유지하고 원할하게 움직이게 하려면 비용이 많이 든다. 기업의 규모에 맞게 그 조직도 특화시켜내야 한다.
한국 사회, 진정한 ‘싱크탱크’를 키울 때다
한국 사회가 변화의 소용돌이에 서있다. 한단계 높은 차원으로 한국 사회를 변화시키기 위해서는 그런 역할을 할 수 있는 조직들이 필요하다. 과거에 그런 역할을 많이 했던 곳이 언론이다. 하지만 지금은 언론들이 제 역할을 못하면서 정보의 왜곡도 심해졌다. 정보를 분석하는 깊이가 얕고 표피적인 여론만 형성되고 있다. 이제는 별도로 살아 있는 국가적 두뇌가 필요하다. 단순히 공조직인 국가정보원을 강화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싱크탱크들을 많이 만들고 지원해야 한다. 한국도 이제는 제대로된 싱크 탱크가 필요한 시대가 되었다. 이것이 진화를 통해 정온 동물이 등장했던 사례를 통해 배울 수 있는 교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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