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茶)가 가진 가장 큰 매력은

[문기영의 홍차 클래스] 차 공부를 하게 된 이유는 아는 만큼 맛있는 차 가장 결정적인 차의 매력은

세상에는 외형도 다르고, 맛과 향도 다른 수많은 차가 있다. 사진=구글
세상에는 외형도 다르고, 맛과 향도 다른 수많은 차가 있다. 사진=구글

10년 전쯤에 사진 찍는 법을 배운 적이 있다. 사진을 찍을 때는 ‘카메라’라는 기계를 사용해야 함으로 카메라의 구조와 조작법에 대해 배우고, 빛을 이용하는 법, 피사체를 보는 법 등에 대해서도 배웠다. 많은 시간과 비용을 들였다. 사진을 “잘 찍고 싶었기” 때문이다.

목적이 있으면 배우고 공부한다. 나는 마시는 차(茶)에 대해 가르치고 있다. 하지만 첫 시작은 나 자신을 위한 공부였다. 차라는 음료를 마시기 시작하면서 차에 대해 알고 싶은 게 많았기 때문이다.

초심자 때 가졌던 차에 대한 무질서한 질문들

차는 어떤 음료인가? 차나무의 싹이나 잎으로 만든 것이다. 그러면 녹차, 홍차, 우롱차는 무엇이 다른가? 차나무의 싹이나 잎으로 만들긴 하지만 만드는 방법이 다르다. 만드는 방법이 어떻게 다른가? 차를 처음 만들고 마신 나라는 어디인가? 중국이다. 언제부터 마시기 시작했나? 전설에 의하면 5000년 전, 역사적으로도 약 3000년 전 부터다. 중국인은 어떤 종류의 차를 가장 많이 마시는가? 녹차다. 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마시는 차는? 홍차다. 홍차는 어느 나라가 가장 많이 생산하고 마시나? 인도다. 인도는 언제부터 홍차를 마시기 시작했나? 20세기 초반, 100년쯤 되었다. 어떻게 인도에서 홍차가 생산되기 시작했나? 영국인이 자국 내 필요한 홍차를 공급하기 위해서 식민지인 인도에서 생산했다. 영국은 어떻게 해서 홍차를 많이 마시게 되었나?

차는 찻잎을 우려서만 마시는가? 찻잎을 끓여서도 마시고, 찻잎을 가루 내어 물에 타서도 마신다. 우려마시는 방법은 명나라 때부터 유행하기 시작했다. 찻잎을 가루 내어 물에 타서 마시는 일본 맛차(抹茶)는 송나라 음용법을 발전시킨 것이다.

차는 건강에 좋은 음료라고 알려져 있다. 어떤 성분이 들어 있나? 폴리페놀, 카페인, 테아닌이 주성분이다. 커피에 들어있는 카페인과 성분이 같은 것인가? 99%는 같은 성분이다. 다만 효능에 있어서는 훨씬 약하고 부드럽다.

홍차는 어떻게 우려야 맛있나? 물 양과 찻잎 양의 비율은? 우리는 시간은? 물은 반드시 펄펄 끓여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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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남부 닐기리 지역 차 밭. 하늘에서 떨어져도 아프지 않겠다는 푸근한 느낌을 받았다. 사진= 문기영
인도 남부 닐기리 지역 차 밭. 하늘에서 떨어져도 아프지 않겠다는 푸근한 느낌을 받았다. 사진= 문기영

마시고 읽으면서 그리고 현장에서 답을 찾았다

내가 처음 차에 대해 알고 싶어할 때 무질서하게 가졌던 질문들이다. 답을 찾기 위해 우선 다양한 차를 마시기 시작했다. 그 다음은 차 관련 책을 읽기 시작했다. 그 다음은 차가 생산되는 인도, 스리랑카, 중국, 대만, 보성, 하동 등을 방문해 차나무가 어떻게 자라는지, 차가 어떻게 가공되는지를 직접 보기 시작했다. 홍차문화를 발전시키고 오래되고 유명한 차 브랜드들이 많은 영국, 프랑스 등을 방문했다. 차에 관한 지식이 늘어나고 정보량이 많아지면서 처음 가졌던 무질서한 질문들에 대한 답들이 질서 있게 정리되기 시작했다. 그 결과물이 내가 쓴 몇 권의 홍차 책이다.

필자가 쓰고 번역한 차에 관한 책들.
필자가 쓰고 번역한 차에 관한 책들.

나는 여전히 사진을 잘 찍지 못한다. 일상에서는 주로 핸드폰으로 찍고 카메라는 1년에 몇 번, 차 생산지 방문할 때만 사용하다 보니 조작법도 거의 잊었다. 사진을 여전히 잘 찍고 싶지만, 시간과 돈을 들여 더 배우고 그 지식을 유지할 만큼의 열정과 관심이 있는 것 같지는 않다.

하지만 차 공부는 지금도 매일 한다. 그리고 그 범위를 넓혀가고 있다. 하면 할수록 궁금점이 더 늘어나기 때문이다. 그 만큼 더 알고 싶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재미있다.

아는 만큼 맛있다

매일, 여러 번 차를 우려서 마신다. 그럼에도 여전히 차 맛은 신비롭다. 세상에는 수없이 많은 차가 있고 같은 생산지에서도 끊임없이 새로운 맛과 향을 가진 차들이 나온다. 같은 차를 우려도 매번 맛과 향에 변화가 있다.

내가 하는 차 공부는 매우 실용적인 목적을 갖고 있었고 지금도 그러하다. 우선은 좋은 차를 고르는 안목을 갖고 싶다. 그리고 그 안목으로 선택한 다양한 차를 각각의 특성에 맞게 잘 우려서 최고로 맛있게 마시고 싶다. 그런데 입안에서 느껴지는 물성적 감촉만이 맛은 아니다. 차가 만들어지는 장소와 사람에 대한 기억, 만들어지는 과정에 대한 이해, 차와 관련된 역사, 마시는 분위기 등이 함께 어우러져서 내 뇌가 판단하는 것이 진짜 맛이다. 차에 대한 지식이 늘어날수록 차가 훨씬 더 맛있어지는 경험을 하게 된다. 차 공부가 필요한 이유다.

2021년 5월 하동의 싱그러운 차 밭 속에서 필자가 찻 잎 상태를 확인하고 있다.
2021년 5월 하동의 싱그러운 차 밭 속에서 필자가 찻 잎 상태를 확인하고 있다.

느림이 주는 멋

핸드폰은 매년 업그레이드되어 신제품이 나오고 그 속도만큼 세상은 빨리 변하고 있다. 정말 무서울 정도로.

하지만 변하지 않은 것은 우리가 매일 무엇인가를 마시고 있는 행위다. 물, 커피, 차, 탄산음료, 과일주스, 술과 같은 음료 들이 있다. 이 중 차는 부작용이 거의 없는 반면 장점은 매우 많은 음료다. 그리고 모든 것이 너무나 빠르고 급해야 하는 시대에, 매우 느린 음료이기도 하다. 차가 가진 가장 큰 매력이다.

글쓴이

문기영 홍차아카데미 대표

문기영은 1995년 동서식품에 입사, 16년 동안 녹차와 커피를 비롯한 다양한 음료제품의 마케팅 업무를 담당했다. 홍차의 매력에 빠져 홍차공부에 전념해 국내 최초, 최고의 홍차전문서로 평가받는 <홍차수업>을 썼다. <홍차수업>은 차의 본 고장 중국에 번역출판 되었다. 2014년부터 <문기영 홍차아카데미>를 운영하면서 홍차교육과 외부강의, 홍차관련 글을 쓰고 있다. 저서로는 <홍차수업2> <철학이 있는 홍차구매가이드>가 있고 번역서로는 <홍차애호가의 보물상자>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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