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시장 불안 확산...당국 긴급자금도 역부족

코스피 2200선 붕괴, 환율 1440원 뚫려 정부, 채권시장 5조원 투입.. 안정나서

달러·원 환율이 13년 6개월 만에 1440원을 넘어선 28일 서울 한 은행의 외환 딜링룸. 사진=연합뉴스
달러·원 환율이 13년 6개월 만에 1440원을 넘어선 28일 서울 한 은행의 외환 딜링룸. 사진=연합뉴스

국내 금융시장의 불안이 확산되고 있다. 정부에 시장 안정을 위해 자금을 투입하는 등 위기대응에 나섰지만 시장의 불안감을 진정시킬 수 있을지 미지수다.

28일 국내 금융시장은 하루종일 패닉에 가까운 분위기를 연출했다. 이날 코스피는 전날보다 54.57포인트(2.45%) 내린 2,169.29에 장을 마쳤다. 연저점 경신은 물론 종가 기준 지난 2020년 7월 10일(2150.25)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한 것이다. 코스피가 2200선 아래에서 마감한 것도 지난 2020년 7월 20일(2198.20) 이후 2년 2개월여 만이다.

이날 주가급락으로 유가증권시장에서 42조9천억원, 코스닥시장에서 11조2천억원등 총 54조원이 하룻만에 증발했다.

전날 다소 안정세를 보였던 외환시장도 이날 불안한 모습을 재현했다. 달러·원 환율이 다시 가파르게 오르면서 오전중 1440원을 돌파했고 이후에도 고점을 높여 한때 1,442.2원까지 치솟았다. 환율이 장중 1440원을 넘어선 것은 금융위기 당시였던 2009년 3월 16일(고가 기준 1488.0원)이후 처음이다.

채권시장에서도 3년 만기 국고채 금리가 전 거래일보다 3.4bp 올랐고(채권값 하락) 10년물 금리도 연 4.332%로 12.4bp 상승했다.

금융시장의 불안이 확산되자 정부가 총 5조원의 자금을 채권시장에 긴급 투입하기로 하고 ‘증권시장 안정펀드’(증안펀드) 재가동까지 준비하는 등 본격적인 위기 대응 조치에 나섰다. 그동안 ‘컨틴전시플랜’을 갖추고 한국은행과 국민연금간 100억달러 규모 통화스와프를 체결하는 등 심리적 불안을 진정시키는데 주력한 정부는, 금융시장 동요가 진정되지 않자 구체적인 행동에 나선 것이다.

기획재정부는 이날 거시경제금융회의를 열고 2조원 규모의 긴급 국채 바이백(조기상환)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이어 한국은행도 3조원 규모의 국고채 단순매입을 발표했다.

정부와 한은의 이런 움직임은 글로벌 긴축 우려로 국고채 금리가 급등하는 상황에서 나온 시장안정 조치다. 국채를 사들여 채권 금리 급등 상황을 진정시키려는 것.

기재부와 금융위원회, 한국은행, 금융감독원은 거시금융회의에서 금융시장 동향을 점검했다. 이 자리에서 방기선 기재부 1차관은 “필요하면 주식·회사채시장 불안심리 완화를 위한 시장변동 완화조치도 적극 검토해달라”고 요청했다.

금융위도 이날 오후 금감원과 함께 금융시장 합동점검 회의를 개최해 금융 시장 안정을 위해 증안펀드 재가동을 준비하고 있음을 공개했다. 김소영 금융위 부위원장은 이날 회의에서 “증안펀드 재가동 등 금융시장 변동성 완화 조치를 적기에 실행할 수 있도록 준비해달라”고 당부했다.

금융위원회는 증안펀드 재가동과 관련해 증권 유관기관 등 출자기관과 이미 실무 협의에 착수했다. 증안펀드는 증시 안정을 위해 증권사·은행 등 금융회사와 유관기관들이 공동으로 마련한 기금이다.

증안펀드는 2020년 3월 코로나19에 따라 증시가 폭락하자 금융당국이 10조원 넘게 조성했으나, 주가가 반등해 실제 사용되지는 않았다.

또한 금융위는 회사채 시장 안정화 방안에 따라 확보된 산업은행·기업은행·신용보증기금의 회사채와 기업어음(CP) 매입 여력을 활용해 시장 발행에 어려움을 겪는 저신용 기업을 중심으로 회사채와 CP 발행 물량을 최대한 신속히 매입해달라고 요청했다.

정부의 이같은 조치에도 불구하고 금융시장 불안이 진정될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 최근 금융시장의 불안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급격한 금리 인상 등 대외적 요인이 더 크게 작용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정부가 금융시장 안정을 위해 본격적인 행동으로 나섰다는 점에서 심리적인 효과는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글로벌 긴축 가속화에 따른 금융시장 불안에도 윤석열 대통령의 비속어 발언후 정치적 갈등이 증폭되고 현 정부의 국정 관리능력에 대한 회의가 커지면서 시장에 먹구름이 짙어지고 있다.

글쓴이

문주용 기자

문주용 대표이사 겸 기자는 31년간 언론인 생활을 바탕으로 새로운 언론을 지향하고 있습니다. 힘든 세상에서 위로받고 지혜를 얻고 싶어하는 소비자들이 바라는 미디어를 만들려 합니다. 우공이산의 마음으로 집단지성의 지혜를 쌓을 것입니다. 전문가그룹과 소비자들이 함께 하는 미디어를 꿈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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