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엔 환율, 32년만에 150엔 눈앞...방어할까

환율 방어에 역부족일 듯...외환위기 우려도

달러·엔 환율이 18일 149엔을 돌파하면서 엔화 환율 방어에 일본 외환당국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달러·엔 환율이 18일 149엔을 돌파하면서 엔화 환율 방어에 일본 외환당국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달러·엔 환율이 149엔대를 돌파하며 엔화 가치가 32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미국외 다른 나라들과 마찬가지로 강달러에 대해 준기축통화로 알려진 엔화가 급락하면서 일본의 외환위기 우려가 가시지 않고 있다.

엔화 환율은 18일 도쿄외환시장에서 장중 한때 달러당 149.08엔까지 오르며 1990년 8월 이후 32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날 엔화 가치 추가 하락은 미국이 추가로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이 기정사실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양국의 금리차로 인한 달러 매수 움직임이 엔화 가치 하락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니혼게이자이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최근 미국 경제가 매우 견고하며 달러 강세 현상을 우려하지 않는다고 발언한 것이 투자자들의 달러 매수 움직임을 강화했다”고 설명했다.

엔화 가치가 심리적 저지선인 150엔 돌파를 목전에 두자 일본 정부는 다시 외환시장에 대응하겠다며 개입의사를 시사하기는 했다. 그러나 중앙은행인 일본은행이 미 연준과는 달리 완화적 통화정책을 고수하고 있는 만큼, 엔화약세는 지속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스즈키 슌이치 일본 재무상은 이날 내각 회의 후 기자회견을 열고 엔화 가치가 달러당 149엔대까지 하락한 것과 관련해 “투기에 의한 과도한 변동은 용인할 수 없다”며 “적절한 대응을 단호하게 취하겠다”고 말했다.

스즈키 재무상은 적절하고 단호한 조치에 대해 “지난번 단호한 조치를 취하고자 환율에 개입한 바 있다”고 답했다. 앞서 지난달 22일 일본 재무성과 일본은행(BOJ)이 24년 만에 달러를 팔아 엔화를 사들이는 시장 개입에 나선 것을 언급한 것.

당시 일본 외환 당국의 개입 직후 당일 140엔대까지 떨어졌던 환율은 지난주 148엔대 후반까지 올라 일시 효과에 그쳤다. 시장 전문가들은 달러당 150엔을 중요한 기점으로 보고 있다.

일본 시중은행인 리소나홀딩스의 카지타 신스케 투자 전략가는 블룸버그에 “일본은 현재 5엔마다 중요한 환율의 이정표를 맞이하고 있다”며 “투자자들이 150엔대에 육박했을 때 일본 정부의 대처 자세를 확인하고 싶어하기 때문에 외환 당국이 언제든지 추가 개입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일본 외환 당국이 이미 비밀리에 시장 개입에 나섰다는 관측도 제기됐다. 지지통신은 지난 13일 외환 당국이 1조엔 규모의 엔화 매입을 통한 시장 개입을 실시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당시 상단으로 치솟던 달러·엔 환율이 일시적으로 떨어지는 상황이 발생한 것을 두고 이같이 추정한 것이다.

그러나 이같은 시장 개입을 통한 환율방어가 효과적으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현재 시장에서 확인되는 엔저 현상의 근본 원인이 미국과 일본의 금리 차를 만드는 일본은행(BOJ)의 완화적 통화정책인 만큼 일본 외환 당국이 효과적으로 환율 상승을 방어하기 힘들 것으로 예상했다.

미쓰비시 UFJ 모건스탠리의 다이사쿠 우에노 수석 통화전략가 또한 “일본 정부가 아무리 많은 돈을 쓰더라도 중앙은행의 개입이 엔화약세를 완전히 막을 수는 없으며 일시적인 효과만 낼 것”이라고 지적했다.

일본 외환 당국의 한차례 시장에 개입에도 엔화 가치가 심리적 저지선인 150엔대까지 하락하자 시장에서는 금융시장에 큰 위기가 촉발될 수 있다는 우려가 일고 있다.짐 오닐 전 골드만삭스자산운용 회장은 지난달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달러·엔 환율이 150엔등 특정 선이 뚫리면 1997년 아시아 외환위기와 같은 규모의 혼란이 올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엔화 통화가치가 폭락할 경우 해외 펀드가 아시아 전체에서 자금을 회수해 대규모 자본 이탈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글쓴이

문주용 기자

문주용 대표이사 겸 기자는 31년간 언론인 생활을 바탕으로 새로운 언론을 지향하고 있습니다. 힘든 세상에서 위로받고 지혜를 얻고 싶어하는 소비자들이 바라는 미디어를 만들려 합니다. 우공이산의 마음으로 집단지성의 지혜를 쌓을 것입니다. 전문가그룹과 소비자들이 함께 하는 미디어를 꿈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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