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투자할 돈이 없다

전경련, 500대 기업 ’23년 투자계획 조사 대기업 48%, 투자계획 수립조차 못해 자금조달 애로 탓 29%, 고환율 19%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자금시장 경색, 고환율 등 불안한 경제여건으로 국내 대기업의 절반가량이 아직도 내년도 투자계획을 수립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투자계획을 수립한 기업조차도 약 20%는 올해보다 투자를 축소하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5일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여론조사기관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매출액 500대 기업을 대상으로 ‘2023년 국내 투자계획’을 조사한 결과, 응답한 100개 기업의 48.0%가 내년도 투자계획이 없거나(10.0%) 아직 계획을 세우지 못했다(38.0%)고 답변했다. 투자계획을 수립한 기업은 52.0%에 그쳤다.

특히 투자계획을 수립한 기업의 내년도 투자규모를 살펴보면, 67.3%의 기업은 올해와 비슷한 수준이라고 답했으며, 투자를 축소하겠다고 답한 기업은 19.2%였다. 투자를 늘리겠다고 한 기업도 13.5%나 됐지만 전반적으로 내년 투자실적이 올해보다 부진할 것으로 예상됐다.

대기업 '23년 국내 투자계획. 자료=전경련
대기업 ‘23년 국내 투자계획. 자료=전경련

기업들은 내년도 투자규모를 늘리기 어려운 가장 큰 이유로 금융시장 경색 및 자금조달 애로(28.6%)를 꼽았으며, 그 밖에도 달러/원 환율상승(18.6%), 내수시장 위축(17.6%) 등을 지목했다.

실제로 기업들은 이미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시중금리의 급격한 상승으로 투자 자금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1월 28일 기준 기업어음(CP) 금리는 5.51%로 금융위기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투자활성화 시점에 대해서는, 64.0%의 기업이 ’2023년 하반기 이후’로 응답했으며, ‘기약 없음’을 선택한 응답 비중도 26.0%에 달했다. 2023년 상반기로 투자활성화 시점을 내다보는 응답 비중은 5.0%에 불과했다.

이들은 내년도 투자활동을 저해하는 리스크로 글로벌 경기 둔화(29.1%), 환율 상승세 지속(21.3%), 고물가(15.3%) 등을 꼽았다. 이와 관련, 전경련은 무역의존도가 높은 국내 기업이 글로벌 경기 둔화에 따른 수출 감소, 고환율 지속에 따른 수입비용 증가에 직면할 경우 수익성 악화로 투자여력이 반감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편 기업들은 투자 활성화 촉진을 위한 정책과제로 기준금리 인상 속도 조절(24.6%)과 자금조달 시장 활성화(22.0%), 기업규제 완화(14.7%), 법인세 감세 및 세제지원 강화(13.7%) 등을 우선 과제로 지목해 정부 당국의 지원을 희망했다.

투자촉진을 위한 정책과제. 자료=전경련
투자촉진을 위한 정책과제. 자료=전경련

추광호 전경련 경제본부장은 “최근 금리인상에 따라 시중유동성이 축소되는 상황에서 내년에 경기침체가 본격화될 경우 기업들은 수익성이 악화되고 투자자금 조달에 상당한 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며 “기준금리 인상 속도를 조절하는 한편 적극적인 금융시장 안정대책을 사전에 강구하여 자금시장 경색을 미연에 방지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글쓴이

문주용 기자

문주용 대표이사 겸 기자는 31년간 언론인 생활을 바탕으로 새로운 언론을 지향하고 있습니다. 힘든 세상에서 위로받고 지혜를 얻고 싶어하는 소비자들이 바라는 미디어를 만들려 합니다. 우공이산의 마음으로 집단지성의 지혜를 쌓을 것입니다. 전문가그룹과 소비자들이 함께 하는 미디어를 꿈꿉니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