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개혁도 검찰수사式으로?...메스 꺼낸 당정

당정, 건설노조 불법·탈법행위 엄단키로 노조 회계투명성 제고 법개정 추진 노동운동 손발묶기 나선 양상

민주노총 건설노조지부가 집회하고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민주노총 건설노조지부가 집회하고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노조부터 잡아라”

노동개혁을 추진하는 윤석열 정부와 여당인 국민의힘이 먼저 건설노조, 화물연대 등 민주노총 손발묶기부터 시작하고 있다.

국민의힘과 정부는 지난 20일 국회에서 ‘건설 현장 규제개혁 민·당·정 협의회’를 열고, 건설노조의 불법·탈법 행위를 엄중 처벌하겠다는 입장을 정리했다.

이 자리에는 당에서 성일종 정책위의장과 임이자 의원(환노위 간사), 박정하 수석대변인이, 정부에서는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과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 박구연 국무조정실 1차장 등이 참석했다. 이외에도 윤학수 대한전문건설협회장과안시권 대한건설협회 상임부회장, 중소 건설업체 대표들 등이 참석했다.

협의회가 끝난 뒤 성 정책위의장은 “건설 현장 같은 경우에는 조합원 채용에 대한 강요라든지 또 금품 강요, 출입 저지 등 현장의 불법적 행위가 만연한 게 사실”이라며 “이런 불법행위에 대해서는 엄단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국토부는 지난 16일부터 ‘건설 현장 불법행위 전담 대응팀’을 운영 중인데, 이와 함께 제도적으로 채용절차법, 건설기계관리법 같은 경우 제도개선도 마련하기로 했다.

이날 협의회에 참석한 원 국토교통부 장관은 “지난 정부에서 특히 민주노총에 대해 정권 자체가 부채 의식을 안고 있다 보니 문제가 생길 때마다 정부가 이런 불법적인 건설노조의 편을 드는 게 몇 년 쌓이다 보니 이제 매우 심각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150만이 넘는 우리 자국인 노동자들의 일할 기회를 소수 독점집단이 자신들이 멋대로 좌지우지하고 뺏어가는 이 부분을 우리가 바로잡아야겠다. 법보다 주먹이 가깝고 온갖 약점을 잡아서, 학교폭력 이상의 벗어날 수 없는 굴레에 대해서 국가가 이젠 제대로 해야 할 일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당정은 건설 현장의 외국인 노동자 고용 문제도 개선하기로 했다.

성 의장은 “지금 외국인 고용 제한이 법으로 돼 있다. 외국인 고용 제한에 대해서도 푸는 게 맞다란 의견 일치를 봤다”며 “외국인 고용 제한의 전면 해제를 추진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한편, 국민의힘의 하태경 의원은 노조의 재정·회계적 책임을 규정하고, 이를 어길 시 최대 1000만원의 과태료를 내도록 하는 노조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일부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하 의원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노동조합 회계감사원의 자격을 회계법인·감사반 등으로 한정하고 △조합원이 요청할 수 있는 감사자료의 범위를 명시하는 한편 △대기업·공공기관 노조의 경우 매년 행정관청에 감사자료를 보고토록 하는 내용의 노조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조합원이 예산서 및 결산서, 총수입원장 및 총지출원장, 수입 또는 지출결의서 등의 서류를 요청할 수 있도록 했다. 300인 이상 사업장과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설립된 노동조합은 매년 결산결과와 운영상황을 보고해야 한다. 허위로 보고하거나 관련 규정을 어길 경우 최대 1000만원의 과태료를 내도록 했다.

이와 관련, 주호영 원내대표는 원내대책회의에서 “노동조합원은 113만명, 연간 조합비가 1700억원 이상으로 추산되고 정부와 지자체로부터 수십 억 원의 예산을 지원받는다”라며 “노조 재정 투명성 문제는 노조의 높은 사회정치적 위상에 걸맞지 않게 사실상 외부로부터 감사의 눈길이 전혀 미치지 않는 영역으로 남아 있다”고 지적했다.

주 원내대표는 “노조 회계 투명성에 관한 현행법 규정의 미비 때문”이라며 “미국, 영국 등 선진국은 대부분 독립적 외부 회계기관 감사를 받도록 하는 반면 우리나는 결산 내역만 공개하도록 돼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주 원내대표는 민주노총과 한국노총 등 양대 노총에 연간 정부예산이 33억원 가량 들어간다며, 노조 회계 투명성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당정의 이같은 노조 손발묶기는 사회적 약자인 노동자들과의 대화를 통해 문제점을 개선하는 방식이 아닌, 일방적인 처벌과 제재 방식을 택했다는 점에서 노동계의 반발을 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특히 정부 지원예산 33억원을 빌미로 양대 노총의 재정활동을 전부 들여다보겠다는 것은, 노조활동의 자율성을 침해할 수도 있어 보인다.

하지만, 민주노총의 경우 정부에 과도한 요구를 남발해 문재인 정부 인사들조차 ‘대화 포기’를 결심할 정도였고, 노동현장에서도 반발을 샀던 점을 감안할 때 양대 노총 집행부가 여론의 지지를 얻으며 맞대응하기는 상당히 어려워진 것으로 관측된다.

글쓴이

문주용 기자

문주용 대표이사 겸 기자는 31년간 언론인 생활을 바탕으로 새로운 언론을 지향하고 있습니다. 힘든 세상에서 위로받고 지혜를 얻고 싶어하는 소비자들이 바라는 미디어를 만들려 합니다. 우공이산의 마음으로 집단지성의 지혜를 쌓을 것입니다. 전문가그룹과 소비자들이 함께 하는 미디어를 꿈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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