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의 KT...이상한 사장 뽑기

선대위 출신 김성태·KT 임원 지낸 홍원표 거론 재계, 민영화 공기업 상대 정부 개입 노골화 우려

연임을 노리고 있는 구현모 KT대표이사. 사진= 연합뉴스
연임을 노리고 있는 구현모 KT대표이사. 사진= 연합뉴스

자회사가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로 초대박을 터트렸던 KT의 구현모 대표가 여권의 견제로 연임 행보에 빨간불이 켜졌다. 통신사업자에서 콘텐츠·플랫폼 사업자로서의 비전을 제시하는데 성공하며 주가도 큰 폭으로 끌어올렸음에도 최대주주인 국민연금이 반대하는 기현상에 맞닥트렸다. 또 공정거래위원회 조사까지 불거져 KT경영진 인사가 다시 정치외풍을 타고 있는 것이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KT는 최대주주인 국민연금이 “KT 최고경영자(CEO) 결정 과정이 불공정하다”면서 반대의사를 밝힌 뒤 경영진 교체 압박 수위가 점점 높아지는데 경계감을 표하고 있다.

KT 주요 주주는 국민연금(9.99%)과 현대자동차그룹(7.79%), 신한은행(5.58%). 나머지 지분은 국내 기관과 개인, 외국인 등이 보유하고 있다. 구현모 대표는 재임 기간 주가를 2배 가까이 부양한 성과를 토대로 나머지 주주들을 설득해 오는 3월 있을 주총에서 국민연금과 표대결을 벌이겠다는 의사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주요주주인 현대차그룹과 신한은행이 ‘정부 입김’에 휘둘리더라도 표 대결에서 승산이 있다고 보는 것이다.

연임 의사에 따라 구 대표는 늦춰진 조직개편과 임원인사도 연초에 단행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통상 KT는 매년 12월에 임원인사를 하는데 차기 대표 인선이 미뤄지면서 관련 절차가 지연된 것을 더이상 기다리지 않겠다는 뜻으로 보인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국민연금의 연임 반대 의사 표명에도 구 대표가 조직개편을 준비한다는 것은 내 갈 길을 가겠다는 뜻”이라고 했다.

구 대표가 연임의사를 강력히 비치는 것은 그만큼 경영성과가 있었고, 주주들로부터도 지지를 받고 있기 때문. 반대로 여권은 지난 정부때 선임됐다는 이유로 교체를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김영식 국민의힘 의원은 KT 차기 대표 선정 과정을 ‘밀실 담합’이라고 비판하면서 “KT는 지난 3년간 공공의 유산을 물려받은 국민 통신기업임에도 본업인 통신을 도외시해 국가 미래 경쟁력의 기반이 되는 통신 서비스 경쟁력을 약화시켰다”며 “탈통신 정책으로 국가적 손실을 야기한 것에 대해 사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여기에 공정위가 지난달부터 KT텔레캅이 특정 업체에 일감을 몰아준 의혹을 조사하면서 모회사인 KT의 개입이 있었는지 들여다 보고 있다. KT 관계자는 “일감 몰아주기 의혹을 받는 업체 운영에 전직 고위임원이 개입했다는 말이 있다”고 했다.

이와 관련, 여권이 선호하는 인물로는 국민의힘 전신인 자유한국당 20대 국회의원으로 과기정통위에서 활동한 김성태 전 의원이 꼽히고 있다. 또 KT 전무 출신으로 삼성SDS 대표를 지내 정보통신기술(ICT) 업계에서 잔뼈가 굵은 홍원표씨도 하마평에 오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 전 의원의 경우 지난 대선 당시 국민의힘 선거대책위원회에서 ICT코리아 추진본부장을 맡기도 했다.

재계는 박근혜 정부 ‘국정농단 사건’ 이후 금기시된 KT나 포스코 같은 ‘민영화된 공기업에 대한 정부 개입’이 노골화될까 봐 우려했다.

한편 투자시장에서는 구현모 대표의 연임의지에 박수를 보내는 모습이다. 이날 하나증권이 KT에 대해 3년 만에 ‘컨빅션 바이(강한 매수)’ 투자의견을 제시했다. 그 이유가 구 대표의 연임 움직임 때문이다.

김홍식 하나증권 연구원은 “구현모 대표의 연임이 유력해짐에 따라 배당정책 유지와 함께 지배구조 개편 측면에서 기대감이 살아날 것”이라며 “지난해 4분기 실적 발표 이후 CEO 애널리스트 미팅이 진행될 전망인데, 2020년 사례를 감안할 때 주가 상승의 계기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입장을 내놨다.

앞서 구 대표가 2020년 5월 신임 KT CEO로서 애널리스트 미팅을 앞두고 KT 주가는 3개월 사이 급등 패턴을 보인 바 있다.

김 연구원은 “2022년 4분기 실적이 예상보다 양호할 전망인 데다 본사 이익 증가로 주당배당금(DPS)이 전년 대비 10% 이상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통신업계 전체적인 산업움직임과 달리, 콘텐츠·플랫폼 등 신사업으로 비전을 제시하는 데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대표이사를 더욱이 투자시장에서의 시장의 기대감까지 높은데도 연임 반대에 나선 국민연금과 여권의 ‘이상한 움직임’은 분명 퇴행적인 모습이 아닐 수 없다.

글쓴이

문주용 기자

문주용 대표이사 겸 기자는 31년간 언론인 생활을 바탕으로 새로운 언론을 지향하고 있습니다. 힘든 세상에서 위로받고 지혜를 얻고 싶어하는 소비자들이 바라는 미디어를 만들려 합니다. 우공이산의 마음으로 집단지성의 지혜를 쌓을 것입니다. 전문가그룹과 소비자들이 함께 하는 미디어를 꿈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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