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방비 쇼크’에 들끓는 민심.. 대통령실·여야 사전에 몰랐나

당정, 에너지바우처 확대 등 대책 뒤늦게 마련 민주당, 7.2조 ‘에너지 고물가 지원금’ 제안 국민들 난방비 고지서 받을 때까지 정치권 뭐했나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가 2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가 2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난방비 쇼크’에 민심이 동요하고 있다. 대통령실과 정부 및 여당에다 야당까지 대책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이들은 고지서가 찍혀 나올 때까지 ‘난방비 쇼크’를 예상하지 못했을까. 갖은 정쟁에 국민들 고통을 외면하고 있었던 것은 아닌지 따져물어야 할 사안이다.

26일 난방비 폭등에 민심이 심상치않다고 판단한 대통령실이 최상목 경제수석을 통해 긴급 브리핑을 열고 폭등 원인을 설명하면서 이해를 구하는 한편, ‘난방비 절감 대책’을 서둘러 내놓았다.

최 수석은 브리핑에서 117만6천 가구에 대해 올겨울 한시적으로 에너지바우처(이용권) 지원 금액을 기존 15만 2천원에서 30만 4천원으로 2배 인상하고 사회적 배려 대상자인 160만 가구에 대한 가스비 할인 폭도 기존보다 2배 늘리겠다고 밝혔다. 판단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그는 가스요금 급등이 대외여건 악화에 따른 국제적 현상으로, 한국은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이라는 점도 강조하며 책임회피성 발언을 붙였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뒤늦게 기재부 기자실을 방문, “정부는 에너지 공기업의 손실 등 재정상 문제와 중산·서민층의 민생 부담이 늘 고민”이라면서 “이런 부분을 고려해 전기·가스요금을 인상해왔다”고 말했다. 국민 부담보다는 공기업의 손실을 고려할 수 밖에 없었다는 설명이다.

여당인 국민의힘도 민심이 동요하고 있다는 당내외부의 보고를 받고, 에너지바우처 지원 확대 등 대책의 신속한 집행을 정부에 주문했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당장 추경은 어려운 일이지만 예비비나 이·전용이 가능한 재원을 사용해서라도 에너지바우처 단가를 30만 원 정도로 올려서 서민들의 부담을 대폭 줄여주길 바란다”고 주문했다.

성일종 정책위의장은 기자들에게 “전날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통화해서 취약계층 난방비 지원을 요청했다”며 “정부에서 검토 중으로, 정부 입장이 나오는 대로 당정 협의를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역시 이날 국회에 당 소속 지방자치단체장들을 불러 모아 이재명 대표 주재로 긴급 대책회의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이 대표는 정부를 향해 “기존에 제안한 5조 원의 핀셋 물가 지원금을 조금 바꿔서, 약 7조2천억 원의 ‘에너지 고물가 지원금’을 지급하자”고 제안했다. 재원은 에너지 기업들에 대해 이른바 ‘횡재세’를 걷어 마련할 수 있다는 아이디어도 제시했다.

정부의 ‘에너지바우처 2배 인상’ 대책에 대해 김성환 정책위의장은 “에너지바우처 대상은 많아야 117만 가구에 불과해, 고물가·고에너지 서민 대책으로는 매우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대통령실과 정부, 여당과 야당 모두 가스비, 전기료 등 난방비 고지서가 찍혀 국민들에 발송될 때까지 일절 언급하지 않았다. 대통령실은 윤석열 대통령의 해외 순방일정만 체크하고 있었고, 여당인 국민의힘은 당대표 선출을 놓고 내홍을 거듭했다. 야당인 민주당은 ‘민생’을 외치면서도 정작 모든 국민들이 고통을 겪게 될 문제를 놓치고 있었던 것이다.

글쓴이

문주용 기자

문주용 대표이사 겸 기자는 31년간 언론인 생활을 바탕으로 새로운 언론을 지향하고 있습니다. 힘든 세상에서 위로받고 지혜를 얻고 싶어하는 소비자들이 바라는 미디어를 만들려 합니다. 우공이산의 마음으로 집단지성의 지혜를 쌓을 것입니다. 전문가그룹과 소비자들이 함께 하는 미디어를 꿈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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