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볼의 감동과 한국정치의 무감동
공정한 룰 없다면 슈퍼볼 명승부도 없어 한국정치, 검·판의 편파성으로 불공정 ‘얼룩’ 공정성 다시 세워 감동의 정치판 만들어야
두 형제의 경쟁을 지켜본 엄마
지난 일요일(12일) 미국에서는 미식축구(American football) 결승전인 슈퍼볼(Super Bowl) 경기의 여운이 짙다. 필라델피아 이글즈(Philadelphia Eagles)와 캔사스 시티 칩스(Kansas City Chiefs) 간의 명승부전이었다. 38 대 35라는 스코어가 말해주듯 끝까지 손에 땀이 나는 진검승부였다.
이번 슈퍼볼 경기는 경기 전부터 굵직굵직한 화제들로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가장 큰 화제는 역사상 최초로 친형제가 라이벌이 되어서 슈퍼볼 경기에서 뛰었다는 점이다. 진실로 흥미로운 일이 벌어졌다. 이글스의 제이슨 켈시(Jason Kelce)와 칩스의 트래비스 켈시(Travis Kelce)가 주인공인데 각 팀 내에서 공격수로 없어서는 안 될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는 선수들이다. 두 선수의 어머니인 도나 켈시(Donna Kelce)는 경기 전 두 선수 소속팀 유니폼이 반씩 드러난 특별한 옷을 입고 다녔다. 엄마는 형제 중 누구를 더 열심히 응원하느냐는 질문에 다음과 같이 대답했다.
“It’s gonna be really tough but I’m just gonna cheer my head off when the offense is on the field. So, I’m gonna be screaming the entire game. I’m gonna root for both of them to score a lot. (정말 힘든 일이지요. 하지만 (양팀의) 공격팀이 등장하면 머리가 터질만큼 열광적으로 응원할 겁니다. 경기 내내 괴성을 지르며 응원할 거에요. 둘 다 득점을 정말 많이 하도록 응원할 겁니다).”

우리는 형제 모두를 사랑하는 엄마의 마음을 읽었다. 예상대로 두 형제는 모두 이번 경기에서 괄목할 만한 활약을 했고 경기 후 서로 껴안고 뜨겁게 눈물을 흘리는 모습을 보였다. 경기 후 인터뷰에서도 형제는 승부를 떠나 자기 형과 동생이 얼마나 자랑스러운지, 그리고 자신들을 키워 준 어머니를 얼마나 사랑하는지를 표현했다. 이들의 감동적인 모습은 이번 슈퍼볼 경기를 역대급 명승부로 기억하게 할 것이다.
켈시(Kelce) 형제 엄마의 마음 속을 들여다본다. 그녀도 스포츠 팬으로서 경쟁 후 승자와 패자가 있게 마련이고 패자가 경기 후 느끼는 그 복잡한 감정을 잘 알 것이다. 그래서 아마도 그녀는 패자가 된 형인 이글스의 제이슨 켈시(Jason Kelce)를 더 꼭 안고 위로의 말을 더 강하게 했을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그녀는 동시에 두 형제가 모두 자랑스러울 것임에 틀림없다. 자기가 낳아 기른 두 형제가 꿈의 무대인 슈퍼볼 경기에 명승부를 펼치며 수많은 사람들을 감동시켰기 때문일 것이다.
경쟁은 공정할 때만 감동 줘
우리는 삶 속에서 항상 크고 작은 경쟁을 펼치며 산다. 필자도 스포츠를 좋아하기 때문에 바둑을 두거나 당구나 테니스 등을 할 때마다 지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누구도 지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은 없다. 그런데 자신도 최선을 다했지만 상대도 최선을 다해서 명승부를 펼치고 나면 승부를 떠나서 뿌듯한 자긍심을 느낄 때가 있다. 그것이 경쟁에서 얻을 수 있는 가장 값진 순간일 것이다.
편법이나 꼼수를 쓰지 않고 정직하고 우직한 노력으로 최선을 다해서 경쟁하고 멋진 승부에서 두 사람 혹은 두 팀 모두 가슴 속 깊이 느낄 수 있는 뿌듯함과 상대방을 향한 존경심. 그것을 느낄 수 있어야 진정으로 패자는 승자를 축하하고, 승자도 패자를 마음 깊은 곳에서 위로할 수 있는 것이 아닐까? 이것이 스포츠맨십(sportsmanship)의 핵심일 것이다.
그런데 진정한 스포츠맨십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중요한 전제 조건이 있다. 양 팀 모두 규칙을 지키고 심판도 공정해야 한다. 상대방이 반칙을 하거나 불공정하고 편파적인 판정이 있었다면 어떻게 패배를 순수히 받아들이고 상대방을 향해 존경심을 느낄 수 있겠는가? 오히려 사기당한 기분이 들 것이고 분노가 치밀 것이다.
‘곽상도 무죄’를 누가 공정하다 하겠나
여기서 한국 정치를 성찰해 본다. 왜 한국 정치에는 감동이 없을까? 한마디로 감동의 기본 전제 조건인 공정성이 없기 때문이다. 최근의 예로 곽상도 전 의원의 경우 아들이 회사에서 5년 남짓 일하고 받은 50억원이라는 거액의 퇴직금이 뇌물이 아니라고 무죄로 판결을 받은 반면, 조국 교수는 자녀가 해당 교수가 정당한 사유로 주었다고 항변하는 600만원의 장학금을 뇌물로 판단하여 유죄 판결을 받았다. 야당의 이재명 대표는 대선 이후에도 검찰에 소환되는 수모를 겪으며 철저한 수사를 받고 구속영장 청구에 몰렸지만, 김건희 여사는 주가 조작 의혹과 혐의에 대하여 검경에서 소환조사 한번 받은 적이 없다. 어떻게 진영 간 차이로 검판의 움직임과 판결이 이 정도로 편파적으로 차이가 날 수 있을까? 이 정도로 기본 공정성이 무너졌는데 어떻게 정치에서 감동을 기대할 수 있겠는가? 국민들은 감동은커녕 매일 접하는 정치 관련 뉴스에 분노와 스트레스만 쌓여가는 지경이다.
우리 정치에는 감동이 없다. 한국 정치판은 가장 기초적인 공정성도 무너졌고 정치공작만 난무하고 있다. 바로 규칙을 안 지키고 온갖 거짓과 부정이 난무하기 때문이다. 이 난장판 속에서는 어떤 감동도 없고, 승자도 패자도 없는 부끄러운 일이 계속될 것이다. 거짓과 부정이 나쁜 것은, 정직하게 각고의 노력을 기울인 사람들을 모욕하고 사기를 꺾고 좌절감을 준다는 점이다. 정치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이 나라를 부끄러운 나라로 느끼고 있다.
이 나라의 대통령 이하 모든 정치인들에게 호소한다. 우리 국민들은 켈시(Kelce) 형제 엄마의 마음처럼 진영을 떠나 진정성 있고 실력 있는 정치인들이 규칙을 지키고 공정함을 유지하면서 서로를 존중하며 치열하게 정책을 펼치는 정치를 만들기를 원한다는 점을 마음 속에 깊이 새겼으면 한다. 우리는 언제 한국 정치판에서 감동을 느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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