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정부는 노조법 위반말라”

자료 제출 거부 명분 압박하는 정부 “여론 통한 압박, ‘좌표 찍기’ 안돼”

20일 오전 서울 민주노총에서 열린 '윤석열 정부 노조활동 부당개입, 노조탄압 규탄 민주노총 기자회견'에서 참석자들이 손팻말을 들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20일 오전 서울 민주노총에서 열린 '윤석열 정부 노조활동 부당개입, 노조탄압 규탄 민주노총 기자회견'에서 참석자들이 손팻말을 들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정부가 노동조합에 회계자료 등을 제출하라며 압박하고 있는데 대해 민주노총은 “월권이자 헌법 파괴”라며 제출요구를 거절했다. 민노총은 “정부는 노조의 재료(내지)를 들여다볼 권한은 없다”며 반발했다.

민주노총은 20일 오전 서울 중구 민주노총 교육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민주노총은 노조가 비치 및 보관한 자료를 열람하고자 하는 조합윈에게 (자료를) 규약 절차대로 공개하고 있다”며 “윤석열 대통령의 좌표 찍기는 노조의 기본 토대인 자주성을 위협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앞서 윤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 공직 부패, 기업 부패와 함께 노조 부패를 ‘척결해야 할 3대 부패’로 꼽자, 정부가 민노총을 압박하기 시작했다.

민주노총은 “1997년 폐기된 옛 노조법조차 노조가 불법을 행하거나 진정·고소가 있는 경우 등에만 노조에 대한 조사권을 인정했다”라며 “현행 노조법이 조사권을 없애고 노조의 보고 의무만 둔 것도 자주성을 보장하기 위함”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윤석열) 정부는 노동관계의 특성을 반영한 노조법이 아닌 ‘질서위반규제법’을 들어 노조에 대한 현장 조사를 운운하며 협박하고 있다”라며 “노조 공격을 위해 노조법마저 훼손하는 행위”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앞서 정부는 노조 회계 투명성 강화를 위해 지난 1∼15일 조합원 수가 1천명 이상인 단위 노조와 연합단체 총 327곳에 회계 관련 자료를 제출하라고 요청했으나, 120곳(36.7%)만이 정부 요구에 따라 자료를 냈다. 이에 노동부는 17일부터 2주간 시정 기간을 운영하고, 이 기간에 자료 제출 또는 소명을 하지 않은 노조에 대해서는 과태료 부과, 질서위반행위규제법에 따른 현장 조사를 하겠다고 예고했다.

민주노총은 “노동부가 자율점검 결과를 제출하도록 한 (민주노총 산하) 노조 61곳 가운데 60곳이 결과서를 제출한 것을 확인했다”라며 “노동부는 ‘내지 제출’을 문제 삼으며 현장 조사를 운운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민주노총은 정기대의원대회에서 운영 결과와 사업 예산, 회계감사 결과를 모두 공표하고 대회 진행을 인터넷으로 공개했다”라며 “민주노총과 소속 노조의 노조법 위반을 문제 삼으려면 불법 증거부터 제기하라”고 촉구했다.

정기호 민주노총 법률원장(변호사)은 “노조법 14조가 재정에 관한 장부와 서류를 주된 사무소에 비치하라고 규정한 건 노조 운영의 민주성을 위해 구성원에게 공개돼야 한다는 것이지, 행정관청이 이를 관리감독하라는 것이 아니다”라며 “노동부는 의무 없는 행위를 강요하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부가 산별노조 지역 지부·지회의 집단탈퇴 금지 규약에 시정명령을 내린 점을 두고도 반박이 이어졌다. 규약 결정 권한은 노조법상 산별노조에 있다는 것이다.

박경선 금속노조 부위원장은 “기업별노조가 아닌 산별노조가 등장하고 성장하는 건 사업장 종사자를 넘어 모든 종사자의 권리 향상을 위한 시대적 흐름”이라며 “노동부와 정부는 민주노총 산별노조에 대한 흠집내기에 급급해 기본적인 분별조차 불가능한 듯하다”고 했다.

민주노총은 “산업과 업종, 직종과 고용형태, 지역을 가리지 않는 노조 탄압을 위해 노동관계법조차 파괴하는 정부를 방관할 수 없다”며 “민주노총은 노조의 정체성과 자주적 민주노조 운동을 지키기 위한 총력투쟁으로 맞설 것”이라고 했다.

글쓴이

문주용 기자

문주용 대표이사 겸 기자는 31년간 언론인 생활을 바탕으로 새로운 언론을 지향하고 있습니다. 힘든 세상에서 위로받고 지혜를 얻고 싶어하는 소비자들이 바라는 미디어를 만들려 합니다. 우공이산의 마음으로 집단지성의 지혜를 쌓을 것입니다. 전문가그룹과 소비자들이 함께 하는 미디어를 꿈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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