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통 꼰대’를 대하는 현명한 자세
[이영균의 ‘말이란 말야’] ‘불통 꼰대’는 통제심이 강한 편 어떻게 대처해야 직장생활 편할까 4가지 대처원칙만 잘 지켜도 ‘성공’
내 주변에 있거나, 나일 수도 있는 ‘불통 꼰대’
지난 번 칼럼(8월 7일자, ‘멘토는 고사하고 꼰대가 되기 싫다면’)에서 꼰대가 되지 않는 법에 대해서 이야기를 했더니 몇몇 분들이 그것도 좋지만 ‘불통 꼰대’를 대하는 방법을 알고 싶다고 물어 오셨다. 심지어 본인은 꼰대가 맞는데, 그래도 다른 꼰대를 어떻게 대해야 하는 건지 모르겠다고 하는 분도 있었다. 자기와의 싸움도 아니고… 허허. 그래서 오늘은 우리 주변에 반드시 한 두 명쯤은 존재하는 ‘불통 꼰대’를 어떻게 대해야 하는 것인지에 대해 이야기해 볼까 한다.
‘불통 꼰대’를 한 마디로 말하자면, 늘 남의 말은 절대로 들으려 하지 않고 오로지 자기만 옳다고 밀어붙이는 사람이다. 이런 사람을 마주하고 싶은 사람이 어디에 있겠는가. 그러나 보기 싫어도, 함께 하기 싫어도 피할 수 없는 관계라면 어떻게 응대해야 할까?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이런 사람들을 대하는 무슨 굉장한 비책 같은 것은 없다. 굳이 정답을 얘기하라면 둘 중 하나 정도이겠다. 무조건 맞춰 주거나 최대한 안 보거나.
아예 관계를 끊어 버리면 좋겠지만 그게 안되니까 우리가 이런 고민을 하는 거다. 그럼 불통 꼰대들을 대하는 우리의 자세에 대해서 심화 학습을 해보자.
길수 : 송팀장, 올해는 코로나19 땜에 식당에서 송년회를 못하니까 회사 사무실에서 배달 음식 시켜서 합시다.
경준 : 네? 거리두기 땜에 4인 이상 모이면 안되는데요? 혹 알려지면 곤란해질 것 같은데요?
길수 : 그냥 하면 되지. 뭘 말이 많아?
경준 : 아니, 잘못하면 기사 나옵니다.
길수 : 쓰겠다면 쓰라고 해. 회사 송년회 하겠다는데 그걸 누가 뭐라고 해?
경준 : 팀원들도 반발이 심할텐데요…
길수 : 자네는 말야, 말이 많아. 그냥 까라면 깔 것이지 무슨 말이 그리도 많나? 그래서 내가 자네하고 계속 일할 수 있겠나?
경준 : 죄송합니다…
이제는 벌써 옛날 일처럼 느껴지는, 코로나19가 한창이던 시절에 나왔을 대화이다. 불과 몇 개월 전의 상황들이 이제는 아득히 먼 옛날 일처럼 느껴지니 사람은 망각의 동물이라는 말이 맞긴 한가 보다. 하여튼 당시 상황을 떠올려보면 누가 봐도 경준은 옳은 얘기를 하고 있고 이는 심지어 길수를 위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불통 꼰대의 맹렬함(?)에 경준은 ‘죄송합니다’로 대화를 맺을 수밖에 없었다. 다른 대처 방법은 정말로 없는 것일까?

불통 꼰대를 대하는 현명한 대처법은
길수 : 송팀장, 올해는 코로나19 땜에 식당에서 송년회를 못하니까 회사 사무실에서 배달 음식 시켜서 합시다.
경준 : 아… 네, 알겠습니다. 다만 거리두기 땜에 4인 이상 모이면 안되는데 괜찮을까요?
길수 : 괜찮아. 이 정도 가지고 뭘…
경준 : 팀원들한테 전달하겠습니다. 팀 밖으로는 함구하라 당부해 놓을까요?
길수 : 음… 그래.
경준 : (다음 날) 상무님, 어젯밤에 곰곰히 생각해 보고 기사들도 좀 찾아보고 그랬는데요, 관련해서 안 좋은 사례들이 꽤 있었습니다. 조금 염려가 됩니다.
길수 : 부정적 기사들이 많이 있나?
경준 : 네, 좀 신중해야 할 것 같습니다. 요즘은 블라인드에서 떠드는 것도 민감하고…
길수 : 음… 일단 보류해봐. 좀더 생각을 해봅시다.
경준 : 알겠습니다. 어느 쪽이든 지시 내려 주십시오.
얼핏 보면 별 차이가 없는데 결론은 완전히 다르다. 도대체 두 대화의 차이가 무엇이었을까? 바로 분석해 보자.
4가지 대처 원칙에 대해
불통 꼰대를 대하는 첫 번째 원칙! 말 끝난 즉시 ‘No!’를 하지 말 것. 절대 원칙이기도 하다. 내가 뭔가 이야기를 했는데 바로 거절을 당하면 꼭 꼰대가 아니더라도 기분이 나쁜 건 사실이다. 심지어 자기는 무조건 옳다고 생각하는 불통 꼰대라면 무슨 말을 더 하겠는가. 일단은 ‘Yes’를 하자. 절대 받아들여서는 안되는 일이라면 이후 다시 찾아가서 이야기하면 된다. 옳은 이야기인데 왜 번거롭게 발걸음을 두 번 해야 하냐고 반문하는 사람들이 있겠다. 사실 나도 이전에는 강하게 반발했었다. 그러나 한걸음에 성사될 수 없다면 어쩔 수 없지 않을까? 목적이 설득하는 것이라면 말이다.
둘째, 경준은 다음을 기약함과 동시에 길수에게 ‘생각의 과제’를 던졌다. “괜찮을까요?”, “당부해 놓을까요?”라는 의문형으로. 직접 부인하면 나의 의견이 되지만 질문의 형태로 의문점을 던지면 상대에게 고민의 공을 넘기게 된다. 내 의견이 아니라 당신이 고민해 보라는 것이다. 불통 꼰대들의 특징은 모든 것을 자기가 결정하겠다는 식이기 때문에 의외로 질문 받는 것을 좋아한다. 사소한 것도 질문을 하다 보면 불통 꼰대는 자기가 모든 것을 콘트롤 하고 있다고 여길 것이고 대화에 만족하게 될 것이다.
셋째, 바른 말을 하고자 하는 ‘두번째 걸음’에서 주의할 점은 지난 미팅 이후로 많은 고민을 하고 조사도 했다는 걸 강조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냥 즉석에서 하는 말이 아니고 많이 조사하고 고민을 했다고 하면 아무리 꼰대라 하더라도 진지하게 듣고 판단하는 법이다. 물론 실제로도 조사는 좀 하는 것이 좋다. 구체적으로 얘기해 보라고 할 수도 있으니까. 하여튼 결국 길수도 좀더 신중하자고 한발 물러섰고 아마도 하지 않는 쪽으로 결론 날 가능성이 클 것이다. 결국 경준의 뜻이 통한 것이다.
넷째, 길수는 자신의 의견이 꺾였다는 생각에 기분이 나쁠 수도 있다. 이에 경준은 결국은 당신의 의견을 따르겠다고 보험성 장막을 쳐놓는다. 어떤 결정을 하더라도 무조건 당신 뜻대로 하겠다는 표현으로 자존심이 상한 선배를 달래는 것이다. 현명하다.
이들에겐 사소한 보고를 잘 하자
보통 불통 꼰대와의 대화는 이런 식으로 풀어 나가는 것이 원칙이다. 경청 → 동의 → 의문형 과제 → 조사 및 더 깊이 고민(설득 방법 포함) → 두번째 발걸음 → 설득 → ‘그럼에도 복종’ 의견 전달(달래기). 대게 이 원칙과 프로세스를 지키면 웬만한 불통 꼰대들은 다 설득이 가능할 것이다. 다만 특정 사안에서 꼰대의 의지가 너무 강해서 설득이 쉽지 않겠다 싶으면 설득의 타이밍을 서너 번째 발걸음으로 미루면 된다. 또한 두서너 번의 발걸음을 지속하면서 의문형 질문을 지속하는 게 필요하다.
이 같은 프로세스 이외에 마무리 팁을 하나 더 제시하자면, 불통 꼰대에게는 사소한 것도 보고하고 사소한 것도 질문하는 것이 좋다. 불통 꼰대와 관계를 이어가자면 귀찮더라도 어쩔 수 없다. 꼰대만 그런 건 아니지만, 그들은 통제감을 제일로 여기고 통제하고 있는 기분에 가장 만족하는 존재들이니까. 불통 꼰대를 대하는 장면을 상상하고 있자니 뭔가 가슴이 답답해지는 느낌이다. 그럼에도 그 기분을 극복하고 현명하게 행동하는 자가 결국은 이기는 거다. 직장이든 가정이든 ‘불통 꼰대를 대하는 우리의 자세’로 건승하시기를! 건투를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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