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입에서 나도 모르게, 말이 튀어나올 때

[이영균의 ‘말이란 말야’] 왜 이런 말을 통제하지 못할까 통제력을 잃게 만드는 6가지 상황 그런 상황 맞으면 ‘말을 멈춤’ 해야 자신을 완벽 통제하는 사람은 없어

사람들은 자존심이 상했을 때는 순간 자제력을 잃고 격한 말을 쏟아낸다.
사람들은 자존심이 상했을 때는 순간 자제력을 잃고 격한 말을 쏟아낸다.

발언을 컨트롤 못하고 쏟아낼 때

가끔씩 우리 입에서 나오는 말이 컨트롤이 되지 않을 때가 있다. 그렇게 말하고 싶었던 것이 아닌데 나도 모르게 정제되지 않은 말이 튀어나오는 것이다. 한편으로는 당황스럽고 한편으론 곤란하다. 때로는 이런 ‘갑툭튀’(갑자기 툭 튀어나온) 말 때문에 갈등이나 다툼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과연 이런 상황을 피하거나 바로잡는 방법이 있을까? 이미 스스로 컨트롤하지 못하는 상황인데 통제한다는 말은 모순이 아니냐고 반문을 할 수도 있겠다. 물론, 100% 통제는 불가능하다. 다만 이런 상황을 수습하거나 더 악화되는 것을 막을 방법은 있다. 오늘은 바로 이 이야기를 해볼까 한다. 나도 모르게 과한 말, 이상한 말이 튀어나올 때, 이 상황을 통제하는 방법에 대해서이다.

준성(남편) : 어제 들어보니 수용이 후배 부인이 대단하더라.

현정 (아내): 뭐가?

준성 : 직장 다니면서 아이 키우기도 힘들텐데 틈틈이 그림을 그려왔더라구. 이번 주말에 개인전을 연다네.

현정 : 취미도 즐기고 여유가 있나보네?

준성 : 취미 정도가 아닌가봐. 판매도 꽤 일어나나 봐.

현정 : (시기심 충만) …

준성 : 밥은 몇 시에 먹을거야?

현정 : 내가 밥순이냐? 당신이 알아서 차려 먹어!

준성 : 뭐? 갑자기 왜 이래?

현정 : 집에서 살림이나 하는 못난 부인이라서 그렇다. 왜?

준성 : 이 사람이 미쳤나?

아내는 왜 화가 났을까

이 대화에서 잘못은 누가 한 것일까? 아내 현정의 콤플렉스를 자극한 남편 준성이 잘못한 걸까, 아님 자신을 컨트롤하지 못하고 비이성적인 말을 뱉어낸 현정이 문제였을까? 사실 어느 한 명의 잘못이라고 규정하기엔 애매한 대화이긴 하다. 현정이 저런 말에 시기심을 품게 되리라는 것을 짐작하지 못한 준성이 좀 경솔했던 것이 문제였지만, 그렇다 해도 현정이 맞받아친 말들은 적절치 못했다. 아마 현정 자신도 말을 내뱉으면서 ‘아! 내가 왜 이러지?’ 하는 생각을 했을 것이다. 그럼에도 자신을 통제하기가 어렵다. 이런 상황에서 자신을 통제할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

이 같은 상황을 통제하는 첫 번째 프로세스는 자신이 왜 이렇게 정제되지 않은 말, 혹은 맘에 없는 말을 내뱉고 있는 지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다. 물론 말이 쉽지 막상 원인을 분석하려고 하면 막막하게 느껴질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정제되지 않은 말을 하게 되는 경우는 대게 다음 여섯 가지의 상황에서 비롯되기 때문이다.

‘갑툭튀’ 하게 되는 6가지 상황

첫째, 시기 혹은 질투 때문인 경우가 매우 많다. 시기심 혹은 질투심이 일고 그와 함께 열등감이 동반될 경우 우리는 종종 이성을 잃게 된다. 시기와 질투는 생각 보다 데미지가 강력한 폭탄이다. 인류 역사에서 시기, 질투 때문에 일어난 큰 사건들이 얼마나 많았던가. 그 사례는 동서양 사극이나 역사책 등에 수도 없이 많이 나와 있으니 따로 언급을 하지는 않겠지만 하여튼 이 감정이 우리를 통제불능으로 몰아넣곤 한다는 사실을 기억하면 좋겠다.

둘째, 우리를 늘 비이성적인 말과 행동으로 이끌곤 하는 범인, 자존심이다. 많은 사람들이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 심지어 어떤 사람들은 자존심 때문에 목숨을 던지기도 한다. 역사상 전세계에 수많은 전쟁이 자존심 때문에 일어났고 또 일어나고 있으니 자존심은 어떻게 보면 식욕, 배설욕, 생식욕 못지 않은 인간의 근원적인 동인 중 하나라고 볼 수도 있을 듯하다. 하여튼 이 같은 자존심이 훼손되었거나 훼손될 위기를 맞게 되면 우리는 이성을 잃곤 한다. 그래서 나도 모르게 이상한 말들, 혹은 과한 말들을 내뱉게 되는 것이다. 내 입에서 통제되지 않은 말이 튀어나올 때 ‘내가 자존심에 상처를 입었나?’ 하고 한번쯤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셋째, 크게 화가 난 상황, 분노의 상황에서 정제되지 않은 말을 내뱉곤 한다. 물론 시기∙질투심이 생기거나 자존심이 상해서 화가 난 경우도 있겠지만 그 외에도 어떤 이유로든 이성을 잃을 정도로 분노하게 되면 우리는 반드시 헛말을 내뱉게 되어 있다. 그러므로 내 입에서 비이성적인 말이 나온다면 ‘내가 화가 나서 이상한 말을 하고 있나?’ 하고 짚어 볼 필요가 있다.

넷째, 당황했을 때 스스로를 통제하기 어렵게 된다. 예측하지 못했던 상황에 처해지거나 상대로부터 대응하기 어려운 질문 혹은 비난이 들어왔을 때 우리는 어쩔 줄 몰라 통제기능이 마비되곤 한다. 통제가 안되는 상황이니 당연히 이상한 말을 내뱉게 되어 있다. 마치 인공지능이 예측 못한 상황이 처했을 때 이상한 반응을 보이는 것과도 유사하다. 그런 점에서 입에서 나오는 이상한 말의 원인으로 반드시 고려해야 하는 보기 중 하나이다.

다섯째, 마음이 급할 때 맘에 없는 말을 하곤 한다. 어떤 이유로든 조급해지거나 시간 상의 이유로, 혹은 생리적인 현상으로 급하다고 느껴질 때 우리는 흔히 이성을 잃게 된다. 그리고는 이상한 말을 하게 되는 것이다. 물리적이든 심리적이든 무언가로부터 쫓기는 사람들이 헛소리를 해대는 경우를 가끔 보곤 한다. 비슷한 맥락이라고 보면 된다.

여섯째, 간과하기 쉬운 부분인데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에너지가 소진되었을 때 우리는 종종 정제되지 않은 말을 내뱉곤 한다. 에너지가 소진되면 당연히 뇌를 움직이는 에너지도 바닥이 나게 마련이다. 뇌는 우리 몸의 어떤 장기 보다도 많은 에너지를 필요로 한다. 그러니 에너지가 바닥이 나면 뇌가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을 것이고 이에 이상한 말을 하게 되는 것이다. 잘 생각하지 못하는 케이스이지만 의외로 자주 발생할 수 있는 현상이기 때문에 기억해 두면 좋을 듯하다.

아, 내가 왜 이상한 말을 하지?

이 정도이다. 시기∙질투, 자존심, 분노, 당황함, 급함, 에너지 소진… 이렇게 여섯 가지를 외워두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만약 자신이 뭔가 이상한 말을 하고 있다고 느낀다면 이 여섯 가지 중 어떤 이유 때문인지 판별을 해보면 된다. 어떤 행동의 이유가 명확해지면 그 해결책도 비교적 용이하게 낼 수 있는 법이다. 즉, 내가 뭔가 비이성적인 말을 꺼냈거나 꺼내려 하고 있다면 저 여섯 가지 중 어떤 원인 때문인지 정확히 판별하는 것만으로 자신을 통제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이다.

일단 원인을 명확히 했다면 그 다음에 할 일은 잠시 말을 멈추는 것이다. 무언가 문제가 있는 상황을 인지했을 때 우리가 해야 하는 현명한 행동은 언제나 ‘일단 멈춤’이다. 문제가 있는 것을 알면서도 그 행동이나 후속 행동을 지속하는 것은 지혜롭지 못하다. 이것은 꼭 맘에 없는 말을 하는 상황 외에도 삶에 도움이 되는 하나의 지혜가 아닐까 생각한다.

일단 말을 멈춘 상태라면 그 다음에 할 말을 고민해 본다. 사과를 하고 바로 잡거나 사과까지는 아니더라도 일단 지금의 현 상황을 간략히 설명하고 자리를 뜬다든지 하는 방법이 있다. ‘내가 지금 에너지가 다 소진돼서 이상한 말을 하고 있는 것 같다. 나중에 얘기하자.’ 이런 식으로 말이다. 자존심이 상한 상태라든가 당황한 상황 등 구체적으로 설명하기 곤란하다면 ‘내가 지금 뭔가 안정이 안되네. 나중에 얘기해도 될까?’ 하는 식으로 에둘러서라도 표현하자. 자신의 현재 상황을 설명하면 특별한 경우가 아니라면 상대도 어느 정도 이해를 하게 마련이다. 나와 상대를 이해시켰으니 더 이상 일이 악화되는 것을 피할 수 있을 것이다.

자제력을 잃었다는 생각이 들 땐, 하던 말을 멈추겠다고 말하고 쉬는 것이 바람직하다.
자제력을 잃었다는 생각이 들 땐, 하던 말을 멈추겠다고 말하고 쉬는 것이 바람직하다.

완벽히 통제할 수 있는 ‘나’는 없다

준성 : 어제 들어보니 수용이 부인이 대단하더라.

현정 : 뭐가?

준성 : 직장 다니면서 아이 키우기도 힘들텐데 틈틈이 그림을 그려왔더라구. 이번 주말에 개인전을 연다네.

현정 : 취미도 즐기고 여유가 있나보네?

준성 : 취미 정도가 아닌가봐. 판매도 꽤 일어나나 봐.

현정 : (시기심 충만) …

준성 : 밥은 몇 시에 먹을 거야?

현정 : 내가 밥순이냐? 당신이 알아서 차려 먹어!

(내가 왜 이러지? 시기심 때문에 미쳤나봐.)

준성 : 뭐? 갑자기 왜 이래?

현정 : 미안. 부러우면 지는 건데… 나 잠깐 찬바람 좀 쐬고 올게.

준성 : 아… 내가 미안해. 당신 기분 생각도 안하고 생각없이 얘기했나봐.

현정 : 아니야. (자리를 뜬다.)

사람은 감정의 동물이다. 이 세상에 감정을 완벽하게 컨트롤할 수 있는 인간은 없다. 그러니 자기도 모르게 생겨난 감정에서 비롯되는 말이나 행동을 100% 억제할 수 있는 사람은 없다. 그렇지만 남과 더불어 사는 세상에서 화가 난다고 기분이 나쁘다고 해서 하고 싶은 말을 다해대고 아니, 자기도 모르게 튀어나오는 말을 마구 쏟아낼 수는 없다. 어려워도 컨트롤 해야만 ‘더불어 사회’에서 생존이 가능하지 않을까?

희영 : 화장실 가고 싶어 미치겠는데 왜 안오는거야? 아! 저기 왔다. (전화 벨소리)

연우 : 희영아, 어디 있어?

희영 : 여기여기… 안보여?

연우 : 어? 안보이네? 어디지?

희영 : (화를 내며) 아, 뒤로 돌아봐! 왜 못 찾는거야?

연우 : 왜 화를 내고 난리야? 못 찾을 수도 있지.

희영 : (내가 화장실이 급해서 미쳤네) 미안해. 내가 화장실이 급해서…

연우 : 호호, 그랬구나. 진작 얘기하지. 빨리 화장실 다녀와. 나 여기 서있을 게.

희영 : 그래. 고마워. 잠시만 기다려 줘.

스스로가 컨트롤 되지 않고 내가 나 자신을 배신하고 있다는 기분이 들 때, 이제는 가만히 스스로를 들여다보고 토닥여 주자. 궁지에 몰린 자신에게 지나치게 가혹할 필요는 없다. 이유를 알고 바로잡으면 되니까. 이 세상에 이유 없는 사건은 없다. 그 이유를 찾기 어려울 뿐.

글쓴이

이영균 커뮤니케이션 전문가

필자인 이영균은 홍보 전문가로 25년간 사람 만나는 일을 해왔다. 약 4만 명의 사람들과 깊고 얕은 만남을 지속하며 자연스럽게 대화의 기술, 관계의 기술을 습득했다. 만나온 사람들은 주로 언론인, 기업인, 방송인, 연예인들이다. CJ E&M, 오리온 등에서 홍보팀장 및 홍보임원(상무)으로 재직했다. 현재는 ‘에브라임 커뮤니케이션’의 대표를 맡고 있다. 저서로는 <세상을 움직이는 힘, 홍보>(2015), <제대로 통하는 소셜마케팅 7가지 법칙>(2011), <미르몽의 원더풀 트위터 라이프>(2010)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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