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체포동의안 ‘묻지마 가결’은 헌법위반이다
불체포특권은 헌법이 보장한 ‘국회의 권한’ 이재명 스스로 불체포특권을 포기할 수 없고, 다른 의원도 특권 포기를 강요해서도 안돼 불구속 재판 받으면 돼...의원 각자 판단해야
정의당의 ‘불체포특권 폐지 당론’은 헌법위반
지난 19일 윤석열 정부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체포동의안은 오늘( 21일) 국회 본회의에서 가부가 결정된다. 앞서 이재명 대표와 민주당은 ‘비회기 중에 검찰이 영장을 청구하면 법원에서 영장실질심사를 받겠다’고 입장을 밝혔으나 검찰은 회기 중에 영장을 청구했다.
이에 대해 박광온 민주당 원내대표는 “부결은 방탄의 길이고, 가결은 분열의 길이니 어느 길이든 민주당을 궁지로 밀어 넣으려는 ‘정치적인 올가미’라는 것을 잘 알고있다”고 했다. 한편 민주당 내 일부 국회의원들은 이 대표를 향해 “공개적으로 체포동의안 가결을 요청하라’” 요구하고 있다.
국민의힘 당은 “체포동의안 부결은 방탄국회”라고 비난하며 “불체포특권을 포기하라”고 민주당과 이 대표를 압박하고 있다. 여기에 정의당은 “불체포특권 폐지 당론에 변함이 없다”며 당론에 입각해 무조건 ‘체포동의안 가결’ 입장을 밝히고 있다. 한동훈 법무부장관은 지난 2월에 이 대표를 향해 “불체포특권 뒤에 숨지 말고 판사 앞에 가서 영장실질심사를 받으라”고 말한 바 있다.
이재명 대표가 불체포특권을 포기해야 한다는 일부 국회의원들과 한동훈 법무부장관의 주장은 불체포특권을 규정한 헌법 제44조를 잘못 이해하고 있고, 사실상 헌법위반이다. 다음과 같은 이유다.
불체포 특권은 ‘의원’ 특권이 아닌 ‘국회’ 특권이다
첫째, 정부가 제출한 체포동의안을 국회에서 부결하면 방탄국회가 되는가?
‘방탄국회’라는 말은 범죄 혐의가 있는 국회의원을 감싸기 위해서 국회가 회기를 계속 연장하는 방식으로 불체포 특권을 남용하는 것을 비판하기 위해 등장했다. 이와 달리 회기 중에 국회 동의를 거치는 것은 헌법에 보장된 절차를 준수하는 것이다. 따라서 방탄국회라고 부르는 것 자체가 부적절하다.
둘째, 체포동의안이 부결될 경우 민주당은 방탄국회의 오명을 쓰게 되는가?
헌법 제44조 제1항은 “국회의원은 현행범인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회기중 국회의 동의 없이 체포 또는 구금되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는 체포동의안에 대해서 무조건 부결시키거나 무조건 가결시키라는 것이 아니다. 국회의원 각자가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 내용이 정당한지 여부를 따져본 후 가부의 표결을 하면 된다. 검찰의 영장 청구 내용도 살피지 않고 이미 정해놓은 대로 가결시켜야 한다는 발상 자체가 더 비판받아 마땅하다.
셋째, 정의당은 불체포특권 폐지가 당론이라서 체포동의안에 무조건 가결 표결하겠다고?
정의당의 당론이 현행 헌법에 우선하지 않는다. 헌법은 간단히 말해 국민의 기본권 보호를 위한 국가조직법으로서 누구든지 따라야 하는 국내 최상위법이다. 헌법기관인 국회의원에게는 일반국민보다 특히 헌법준수 의무가 있다. 헌법이 개정되어 불체포특권이 폐지되지 않는 이상, 당론을 앞세워 ‘묻지마 가결’ 입장을 취하는 것은 헌법 제44조에 명백히 위반된다.
넷째, 국회의원 스스로 불체포 특권을 포기할 수 있는가?
헌법상 불체포 특권은 국회의원 개인의 특권이 아니다. 대의기관인 국회의 특권으로, 국회의 기능을 보호하기 위한 제도다. 따라서 국회의원 이재명 스스로 불체포특권을 포기할 수 없고, 국회의원들이 불체포특권 포기를 강요해서는 안된다. 이재명 본인이 체포동의안 가결을 국회에 요청해서도 안된다. 이는 헌법위반이다.
다시 강조하지만 헌법상 불체포특권은 국회의 특권이다. 따라서 각 정당의 국회의원들이 불체포특권 포기를 요구하고 ‘묻지마 가결’을 주장한다면, 이에 대해 국회의 수장으로서 김진표 국회의장이 헌법위반임을 분명히 지적해야 할 것이다.
다섯째, 불체포특권은 독재시대에 정치탄압으로부터 국회를 보호하기 위해 필요했지만, 민주화 후에는 그 기능을 다하였는가?
아니다. 불체포특권은 국회의 특권으로서 여전히 기능한다. 참고로 독일헌법 제46조는 불체포특권에 대해 연방의회의 허가가 있으면 회기중뿐만 아니라 임기 중 내내 그 효력이 있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으며 의원에게 불소추특권까지 부여하고 있다. 독일이 우리보다 정치탄압이 심해서 의원의 불체포특권과 불소추특권을 현행 헌법에 유지하는 것이 아니다.
불구속 재판이 헌법에 부합...구속재판이 예외
여섯째, 현행헌법상 불체포 특권은 불소추 특권인가?
헌법의 불체포 특권은 불소추 특권이 아니다. 국회가 체포동의안을 부결하는 경우 해당 국회의원은 불구속 재판을 받을 뿐이다. 이후 재판을 거쳐 집행유예 이상의 형이 선고되면 직을 상실하게 된다. 우리 헌법과 형사소송법은 신체의 자유와 관련하여 ‘불구속 재판’을 원칙으로 하고, 구속재판을 예외로 하고 있다. 국민을 대표하는 국회의원에게 일반 국민에 비해 더 가혹하게 구속재판을 원칙으로 해야하는 이유가 없다.
헌법은 대한민국 국민이면 누구나 따라야 하는 법이다. 특히 모든 국회의원은 국회법 제24조에 따라 ‘헌법을 준수하겠다’고 선서한다. 지금과 같이 국회의원들이 서슴없이 헌법 제44조 불체포특권 규정을 대놓고 무시하는 것은 반헌법적이며 반이성적이다.
오늘(21일) 이재명 민주당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 표결이 국회에 있다. 국회의원들은 검찰의 영장청구 내용이 정당한지 여부를 따져서 가부 표결을 해야 한다. 이재명 체포동의안 ‘묻지마 가결’은 헌법위반이다. 이제라도 헌법과 헌법정신이 국회에서 지켜지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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