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표, 불구속 재판이 바람직하다
국회의 헌법에 반하는 체포동의안 가결 법원, ‘불구속 기소’원칙 따라 바로 잡아야
헌법을 위반한 국회 가결
26일(모레)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에 대한 영장실질심사가 있다. 앞서 지난 21일 국회에서 ‘국회의원 이재명 체포동의안’이 출석 295명 중 찬성 149표, 반대 136표, 기권 6표, 무효 4표를 받아 국회법 제109조의 체포동의안 의결종족수(재적의원 과반수 출석과 출석의원 과반수 찬성)를 충족했다. 사실상 체포동의안의 가결과 부결을 2표가 가른 셈이다.
가결된 후 민주당 내 비명계 일부 의원들이 체포동의안에 찬성한 나름의 이유를 밝히고 있다. “이재명 대표가 끝까지 공천권을 행사하려 했다”, “불체포특권 포기 대국민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 “체포동의안 투표를 앞두고 이재명 대표가 직접 부결을 호소한 것이 가결에 영향을 미쳤다”라고 했다. 한편, 투표 전부터 대놓고 정의당은 ‘불체포특권 폐지가 당론이다’는 이유로 가결 투표를 공언했다.
그러나 위와 같은 정파적·계파적이거나 헌법을 무시하는 헌법파괴적 체포동의안 찬성 이유는 헌법적으로 정당화될 수 없다. 이번 체포동의안 투표에서 헌법이 요구하는 ‘영장청구 내용이 정당한지 여부’를 따져보지도 않았기 때문이다.
헌법 제44조 불체포특권 규정은 국회가 국회의 기능보호를 위해 사법부인 법원에 앞서 1차적으로 국회의원의 인신구속에 관하여 ‘영장청구 내용이 정당한지 여부’를 따져 구속·불구속 여부를 판단하라는 것이다. 헌법은 국회에 법원과 같이 형사소송법상 구속사유 판단을 엄격하게 요구하지 않는다. 그러나 국회는 최소한 체포동의안 가부의 판단은 영장청구의 정당성을 중심으로 살폈어야 했다.
찬성 이유들이 명분이 없는 까닭
체포동의안 찬성표를 던진 국회의원들의 찬성 이유에 대해서 다음과 같은 문제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첫째, ‘이재명 대표가 공천권을 계속 행사하겠다’는 입장이니 체포동의안 찬성했다?
당헌·당규에 따라 당의 대표에 부여된 공천권을 이재명 대표가 내려놓지 않았다는 것이 체포동의안 찬성의 변명이 될 수 없다. 국민과 당원 앞에 최소한의 부끄러움도 모르는 변명이다.
둘째, 불체포특권 포기 대국민 약속을 지키지 않아서 체포동의안에 찬성했다?
이재명 대표가 지난 6월에 국회에서 불체포특권 포기를 주장한 바 있다. 그러나 우선 헌법상 불체포특권은 국회의원 스스로 포기할 수 없다. 헌법은 국회의 기능을 보호하기 위하여 불체포특권을 보장하는 것이고, ‘회기 중’ 체포동의안이 국회에 제출되면 피의자 국회의원의 불체포특권 포기 여부에 따라서가 아니라, 나머지 국회의원들이 체포동의 가부를 결정하기 때문이다.
국회의원 이재명이 ‘회기 중 체포동의안에 가결해 주라고 요청하면 될 것이 아니냐’는 주장들이 있다. 생각해 보라. 헌법 제44조 불체포특권은 현행 헌법이다. 피의자 국회의원이 스스로 불체포특권을 포기하겠다며 체포동의안에 찬성해 달라고 하는 것을 허용하게 되면 불체포특권 취지에서 벗어날 뿐만아니라 헌법 제44조를 무력화시키는 헌법위반에 해당한다. 헌법개정을 통해 불체포특권 규정이 폐지되지 않는 한 헌법의 취지에 맞게 준수해야 한다는 것이 헌법 상식이다.
이재명 대표에게 불체포특권 포기 약속을 이유로 체포동의안 찬성을 합리화하려는 것은 마치 ‘헌법위반한다고 약속했는데, 헌법위반 약속을 지키지 않으니 체포동의 찬성했다’식의 반헌법적 발상이다. 헌법준수 의무가 있는 국회의원들이 할 소리는 아니다.
사실 이재명 대표의 불체포특권 포기는 불체포특권 폐지 헌법개정을 통해서만 가능하다. 헌법이 개정되기 전에 이재명 대표가 할 수 있는 불체포특권 포기는 ‘비회기 중’ 검찰의 영장청구를 피하기 위해서 계속해서 회기를 연장하는 꼼수를 부리지 않는 것이다. 과거 불체포특권 남용사례들처럼 비회기를 두지 않고 임시국회 개최를 통해 계속 ‘회기 중’으로 회기를 연장하는 것은 비판받아 마땅하다. 이 대표는 이런 꼼수를 부리지 않았다. 이 대표는 검찰이 비회기 영장을 청구하면 영장실질심사를 받겠다고 공언했다. 그러나 검찰은 굳이 회기중에 영장을 청구했다.
셋째, 체포동의안 투표를 앞두고 이재명 대표가 직접 부결을 호소한 것이 가결에 영향을 미쳤다?
이 대표의 직접인 부결 호소가 바람직하지 않다고 볼 수도 있다. 그렇다고 이것이 가결 투표의 이유로는 궁색하다. 이재명 대표는 체포동의안이 제출된 이후 그 내용을 보고, 부결을 호소했다. 처음부터 당내 의원들을 상대로 부결을 호소한 것은 아니다. 체포동의안 내용도 보지 않고 “이재명 대표가 가결을 국회의원들에게 스스로 요청하라”는 당내 일부 국회의원들에게 이재명 본인은 ‘검찰의 영장청구 내용에 동의할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고, 당내 국회의원들에게 ‘체포동의안 가·부를 정당한 영장청구인지 여부’를 보고 판단해 달라는 것으로 사실상 불체포특권의 헌법취지에 맞는 정당한 호소였다.
넷째, 정의당은 불체포특권 폐지가 당론이라 무조건 체포동의안에 찬성했다?
정의당의 당론이 헌법을 배척하는 이유가 될 수 없다. 헌법상 불체포특권 규정이 헌법개정 절차(헌법 제128조~제130조)를 통해 폐지되기 전까지 헌법준수 의무가 있는 국회의원들은 따라야 한다. 그리고 체포동의안 내용이 정당한지 여부(정치탄압인지 여부)를 따지지 않는 ‘묻지마 가결 투표 및 묻지마 부결 투표’는 헌법상 불체포특권 규정에 위반된다. 정의당은 헌법에 반하는 ‘묻지마 가결 투표’를 했다.
국회 헌법위반을 법원이 바로잡아야
헌법과 형사소송법은 국민 개인의 신체의 자유에 대한 침해와 제한에 대해서 엄격한 기준을 요구한다. 형사소송법 제198조는 “피의자에 대한 수사는 불구속 상태에서 함을 원칙으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또 동법 제70조는 “피고인이 범죄를 범하였다고 의심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고, 피고인이 일정한 주거가 없는 때, 피고인이 증거를 인멸할 염려가 있는 때, 피고인이 도망하거나 도망할 염려가 있는 때에 한하여 피고인을 구속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즉 불구속 수사와 불구속 재판이 원칙이다.
국회의원 이재명! 도주 우려가 있나? 없다. 주거가 불분명한가? 아니다. 증거인멸 우려가 있나? 한동훈 법무부장관은 국회의원 이재명의 범죄혐의를 단정하고 확신에 차서 국회에서 범죄 증거를 열거하고 체포동의 찬성을 구했다. 그렇다면 범죄혐의 증거를 인멸할 염려가 없어 보인다. 사실 검찰이 제시한 범죄혐의 자체가 ‘합리적인 의심이 없는 정도의 증명’에 이르렀다고 볼 수도 없다.
대한민국 제1야당 대표 사건이다. 국회는 헌법상 불체포특권의 취지에 맞게 ‘정당한 체포동의안인지 여부’를 살폈어야 함에도 그러지 않았다. 정파적이거나 계파적 이해에 따라 심지어 묻지마 가결을 공언하는 등 반헌법적 태도로 일관하며 체포동의안에 가결 투표를 했다.
이제 법원에서 영장실질심사를 한다. 법원은 헌법과 형사소송법상의 구속 사유에 해당하는지 볼 것이다. 국회가 체포동의안에 찬성하여 판사 개인으로서 정치적 부담도 만만치 않을 것이 분명하다. 그러나 분명히 명심할 점이 있다. 국회가 헌법 제44조 취지에 맞게 살펴서 체포동의안에 대해서 가결한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사실상 국회가 ‘묻지마 가결’의 반헌법적·반정치적 결정을 했다. 법원이 바로잡아야 한다.
헌법은 공권력에 의한 국민의 기본권 제한에 대해서 ‘과잉제한을 금지’하고 있다. 특별히 헌법은 의원 개개인이 헌법기관인 국회의원의 신체의 자유를 불체포특권을 통해 보장하고 있다. 국회의원 개인이 아니라 국회 전체의 기능을 보호하기 위함이다. 우리 헌법은 정당을 보호하고 있다. 여당과 야당으로 이루어진 정당국가에서 그 한 축인 제1야당 대표의 역할이 크다. 방어권 보장차원에서도 불구속 재판이 마땅하다.
헌법 제104조는 “법관은 헌법과 법률에 의하여 그 양심에 따라 독립하여 심판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번 영장실질심사에서 법관은 헌법 제44조 불체포특권의 헌법정신도 놓쳐서는 안된다. 법원의 현명한 판단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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