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23일 부동산 공개 대토론회...기조 바뀌나

김용범 대통령비서실 정책실장. 사진= 연합뉴스
김용범 대통령비서실 정책실장. 사진=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부동산 정책 전반에 대한 공개 대토론회를 주재한다. 그간 정부가 고수해온 부동산 정책 기조를 사실상 전면 재검토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김용범 대통령비서실 정책실장은 10일 청와대 브리핑을 통해 “오는 23일 대통령 주재로 공급·금융·세제 등 부동산 정책 전반을 다루는 공개 대토론회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토론회에 앞서 14일부터 16일까지 국토교통부, 금융위원회, 재정경제부가 각각 부문별 공개 토론회를 열어 의견을 수렴할 계획이다.

김 실장은 “최근 부동산 시장을 둘러싼 국민 여러분의 걱정이 커지고 있다”며 “주거는 국민의 삶과 가장 직결된 문제로, 집값과 전월세, 대출과 내 집 마련에 대한 부담과 불안은 많은 국민이 일상에서 체감하는 어려움”이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정부도 이러한 시장 상황을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으며, 국민의 주거 안정을 최우선에 두고 정책을 점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토론회 개최는 정부의 기존 부동산 정책 대응 방식이 변화했음을 보여준다. 그동안 이 대통령과 정부는 “부동산 시장 안정을 위한 정책 수단은 충분하다”며 대출 규제와 보유세 강화 등 일관된 정책을 고수해 왔다.

이 대통령은 그동안 수차례 시장 안정에 대한 자신감을 피력한 바 있다. 이 대통령은 지난해 9월 국무회의에서 “부동산 투기 수요를 차단할 충분한 정책 수단이 있다”고 언급했으며, 올해 1월 신년 기자회견에서도 “정부의 대출 규제 기조는 시장 안정을 위한 유효한 수단”이라며 기존 방침을 재확인했다. 지난 3월 현장 방문에서는 “집값 안정은 정부의 의지 문제”라며 정책 성공을 호언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날 김 실장은 “결론을 정해놓고 토론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기존 입장에서 한발 물러난 태도를 보였다. 특히 청년층 대출 규제 완화와 관련해 “당장 현금 자산은 없으나 미래가 있는 실수요자를 외면하는 것이 맞느냐는 내부 고민이 있다”고 언급하며 규제 완화 가능성을 열어두었다.

또한 보유세와 거래세 등 세제 전반에 대해서도 “연구용역과 해외 사례 등을 토대로 합리적인 개선 방안을 검토 중”이라며 정책 수정 가능성을 시사했다.

김 실장은 토론회 개최 배경에 대해 “정부가 정답을 다 알고 있다고 여기지 않는다”며 “정부가 미처 살피지 못한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대안을 마련하겠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이번 토론회와 부처별 의견 수렴 과정을 거쳐 8월 초 최종 세제 개편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정부 관계자는 이번 대토론회에 대해 “일방적인 정책 제시보다는 국민과 전문가가 해법을 함께 만들어가는 과정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청와대의 기조가 변화하고 있는 것은 감지된다. 김용범 정책실장의 발언은 “결론을 정해놓은 것은 아니다”, “정부가 미처 살피지 못한 현장의 목소리가 있을 것”, “정부가 정답을 다 알고 있다고 여기지 않는다” 등에서 그간의 일방통행식 정책 운영이 가져온 결과적 실패를 스스로 인정한 것처럼 보인다.

특히 그동안 강경하게 고수해온 대출 규제에 대해 “실수요자를 외면하는 게 맞느냐는 고민이 있다”며 재검토의 여지를 둔 것은, 그동안 정부가 입버릇처럼 말해온 ‘원칙’이 현실의 벽에 부딪혔음을 보여준다. 그러나 이번 ‘토론회’가 일종의 출구 전략인지, 정책 대전환의 계기가 될지는 가늠하기 어렵다.

글쓴이

문주용 기자

문주용 대표이사 겸 기자는 31년간 언론인 생활을 바탕으로 새로운 언론을 지향하고 있습니다. 힘든 세상에서 위로받고 지혜를 얻고 싶어하는 소비자들이 바라는 미디어를 만들려 합니다. 우공이산의 마음으로 집단지성의 지혜를 쌓을 것입니다. 전문가그룹과 소비자들이 함께 하는 미디어를 꿈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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