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 숲의 탄생 비밀과 닮은꼴 중국

[하영균의 진화생태경제학] 아마존 숲은 어떻게 생겼을까 혁혁한 공은 충돌 소행성에게 그 이후 ‘제대로 된 숲’의 탄생 세계 최대생산시장 ‘중국’ 혁혁한 공은 냉전 붕괴와 개방

브라질의 열대우림 아마존.
브라질의 열대우림 아마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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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행성 충돌은 공룡을 멸종시키지만

남미 열대우림 아마존은 ‘지구의 허파’라고 한다. 그만큼 아마존은 수풀 산림이 울창하고 지구의 산소를 만들어내는 가장 중요한 지역으로 꼽힌다. 하지만 왜 이 지역이 유독 울창하고 오랫동안 번성했는지에 관해서는 최근의 연구를 통해서 알려졌다. 그냥 열대 우림이니 당연히 숲이 우거졌겠지 생각하겠지만, 아마존은 일반적인 열대 우림보다는 더 세분화되어서 발달한 생태계다. 곤충학을 배울 때, 새로운 곤충을 발견하고 싶으면 아마존 숲 속을 거닐면서 포충망으로 휘젓기만 해도 새로운 종을 발견할 것이라고 장담하기도 했다. 그만큼 아마존은 상상할 수조차 없을 정도로 다양한 생물종이 서식하는 지역이다.

아마존의 탄생에 중요한 역할을 한 사건이 바로 공룡이 살았던 백악기 말기에 일어난 ‘소행성의 충돌’이다. 소행성의 충돌은 멕시코의 유카탄 반도에서 일어났는데, 그때 일어난 지구의 변화가 아마존 탄생에 결정적인 영향을 끼쳤다. 단순히 소행성 충돌의 영향으로만 발생한 변화는 아니다. 소행성의 충돌을 계기로 그 이후 일어난 변화가 아마존이 탄생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점이다.

소행성의 충돌로 지구 상에는 4가지의 변화가 일어났다. 공룡의 멸종, 속씨 식물의 등장, 콩의 보급, 그리고 인의 보충 현상이다.

거대하고 나무 높이가 다른 숲의 탄생

먼저 공룡의 멸종부터 살펴보면, 소행성 충돌로 지구는 온통 먹구름으로 뒤덮이고 지상에서 생존했던 많은 동물들이 멸종했다. 그후 수만 년간 지구가 태양에 가리워져서 식물마저 자라기 힘들었고 이를 먹는 초식동물, 육식동물도 살아 남기 힘든 기간이었다. 식물을 먹이로 하던 공룡은 멸종했다. 공룡이 사라질 때쯤 새로운 식물들이 자랄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졌다. 과거와는 다른 형태의 숲의 진화가 이루어진 것이다.

공룡이 살아서 움직일 때는 숲의 나무들이 크게 자랄 수 없었다. 거대한 몸집의 초식공룡이 자라나는 식물을 뜯어먹어버리거나, 밟아서 자신들이 다니는 길을 만들었기에 식물이 숲을 이루기 현실적으로 불가능했다. 하지만 제약 조건이던 공룡이 사라지면서 식물들은 자랄 수 있는 만큼 성장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자라면서 일어난 숲의 진화는 바로 임관층(canopy layer)의 형성이다. 즉 숲에서 가장 높은 층의 높이가 높아지고 층상 구조를 형성할 수 있게 된 것이었다. 임관층의 높이가 높아지는 만큼 숲의 다양성은 증대됐다.

숲이 층상 구조로 만들어지기 시작한 것은 공룡이 멸종되고 난 이후이다. 숲은 자라는 높이에 따라 층상 구조가 형성된다. 높이 0.15m이하의 선태류나 지의류로 구성된 임상층, 1.5m를 넘지 못하는 초본식물로 이루어진 초본층, 높이 1.5~5m 식물들의 층인 관목층, 5m이상의 식물로 이루어지는 교목층 등 높이에 따라 다르게 자라는 층상 구조로 숲이 진화한 것이다.

이들의 높이는 광합성의 필요량에 의해 결정된다. 즉 낮은 키의 식물은 큰 키의 식물 밑에서도 생존할 수 있는 수준의 광합성을 받으면 되는 것이다. 비록 태양 빛의 양은 적지만 그 양으로도 충분히 서식할 수 있는 식물들이 큰 식물의 밑동에서 자랐다. 태양 빛이 비치는 위치와 각도에 따라 그 태양 빛에 맞는 식물들이 계층적으로 자랐다. 이는 숲의 밀도를 높이는 데 있어 중요한 역할을 한다. 식물의 밀도가 높아지는 만큼 숲은 진화한 것이다. 이는 태양에너지를 생물 에너지로 바꾸는 효율이 높아지는 방향으로 진화한다는 의미이다.

에콰도르에 있는 아마존내부의 강.
에콰도르에 있는 아마존내부의 강.

속씨 식물과 콩과 식물의 등장

둘째로 중요한 변화는 바로 속씨 식물의 등장이다. 침엽수와 양치 식물들로 이루어졌던 공룡 시대의 숲에서 이들 식물들의 선택적 멸종으로 인해 꽃을 피우는 식물들이 숲을 차지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공룡시대의 식물 중에 45% 정도가 멸종하고 대신 새로운 식물들이 등장하는데 그 중에 가장 많은 진화를 보인 것이 속씨 식물, 즉 꽃을 피우는 식물들이다. 이 과정은 600만 년이상의 오랜 기간이 걸렸다. 침엽수가 많을 때는 식물의 밀도가 낮았다. 하지만 꽃이 피는 속씨 식물들이 늘어나면서 잎은 넓어지고 다양한 형태의 식물 숲이 생겨났다. 식물의 진화는 태양 에너지를 얼마나 식물이 많이 차지할 수 있는가에 따라서 이루어지는 경쟁이다. 계층화되고 식물 밀도가 높아질수록, 그 조건을 충족하는 식물일수록 진화에 더 적합했다.

셋째로는 콩과 식물의 등장이다. 콩은 뿌리혹 박테리아를 통해서 질소를 고정할 수 있는 유일한 식물이다. 뿌리혹박테리아는 토양에 있는 질소분자(N2)를 암모늄 이온(NH4+)으로 환원시켜 식물이 흡수할 수 있게 해준다. 질소는 아미노산과 핵산 분자를 구성하는 원소로, 질소가 부족하면 식물이나 동물이 제대로 자라지 못한다. 프란츠 하버 박사가 만든 ‘질소 고정법’에 의해 생산된 질소 비료가 나오면서 농업의 생산성이 급속히 향상됐듯이, 콩과 식물들이 등장하면서 식물들의 성장을 촉진하는 효과를 보인 것이다.

자연에서는 실제 콩과 식물들의 질소 고정으로 90% 정도의 질소가 공급되고, 나머지는 번개에 의한 전기 방전이나 광화학 작용으로 질소가 고정되어 식물로 흡수된다. 척박한 환경의 토양에 콩과 식물이 질소를 공급하기 시작하면 토양도 비옥해졌다. 다른 식물들이 정착할 수 있는 토양으로 바뀌게 된 것이다. 식물 생태계 내에서 성장의 한계요인으로 작용한 질소 성분을 콩과 식물의 등장해 이를 공급함으로써 보완이 이뤄진 것이다. 또 질소 성분은 단백질을 만드는 주요한 성분이기 때문에 동물의 진화에도 큰 도움이 됐다. 뿌리혹 박테리아와 콩과 식물의 상리공생이 공룡시대 이후 숲의 생태계를 바꾼 것이다.

토양을 비옥하게 만들어준 질소와 인

넷째로는 인(燐)의 보급이다. 식물에 필요한 비료는 2가지가 대표적인데 질소와 인이다. 구아노 섬의 예를 보듯이 새똥으로 만든 인산비료는 천연비료로 유명하다. 인의 보충이 급격히 이루어진 시기가 바로 소행성 충돌 이후다. 인의 공급은 화산재에 의해서 이루어졌다. 인은 식물의 성장에 있어 필수 성분으로 식물의 번식력을 높이며 토양도 비옥하게 해준다. 인은 식물 성장에 꼭 필요한 성분이기에 이것이 아마존 숲 형성에 촉매작용을 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소행성 충돌의 직간접적 영향으로 이뤄진 아마존 숲 형성은 지구 전체 생태계를 바꾸는 사건이 되었다. 멕시코 유카탄 반도에서 떨어진 소행성이, 아프리카나 아시아에 떨어졌다면 아마 아마존 숲은 다른 대륙에서 형성되었을 수도 있다.

이처럼 우연히 일어난 인류사적인 변화가 그 영향으로 또 다른 세계를 만들어낼 수도 있다고 생각해보자. 인류사에 변곡점이 된 사건으로, 산업 생태계에서 일어난 중대한 사례가 있다. 바로 중국이다. 소행성의 충돌이 지구의 역사를 바꾼 것처럼, 중국의 개방은 지구의 산업 생태계를 바꾼 사건이다.

중국 시장경제 탄생에 보태졌던 것들

냉전체제의 붕괴로 촉발된 중국의 개방으로 인류 산업사에서 일어난 가장 중요한 변화는 바로 ‘세계 최대의 시장이 열렸다’는 사실이다. 아마존이 지구의 허파가 되었듯이, 세계 경제에서 중국은 소비대국과 생산대국의 역할을 하고 있다. 아마존처럼 중국도 형성과정이 닮았다고 할 수 있다. 소행성의 충돌이 아마존의 형성을 촉발했다면, 냉전체제의 붕괴가 중국을 중요한 소비와 생산시장으로 등장하게 만들었다. 아마존 숲의 형성과정과 비교해서 생각해보자.

첫째 숲의 충상 구조 형성처럼, 공동 분배의 경제 체제인 중국이 자유 시장 경제라는 다양한 층상 형태의 시장경제로 바뀌었다는 점이다. 즉 공룡시대의 공룡처럼 공산주의라는 허망한 이념에 억눌려 있던 중국은 자유로운 거래와 다양한 제품이 있는 소비시장으로 바뀌는 과정을 통해 더 큰 시장들으로 만들어지고, 이를 기반으로 산업경제가 성장했다. 억누르고 있던 공산주의 이념이 붕괴되자, 시장을 중심으로 생산과 소비 경제가 활기차게 돌아가면서 세계 최대의 시장으로 성장한 것이다.

두번째, 속씨 식물의 등장으로 인한 영향처럼 중국 시장에서는 개인들의 다양한 창업의지가 발현되면서 시장의 기회를 제대로 인식한 사업가들이 출현했다는 점이다. 시장 속에 각 영역별로 다양한 사업들이 활발하게 창업하고 제각기 다른 사업의 수익률에 따라 다양한 규모와 조직 그리고 기술을 가진 사업체들이 형성, 발달하기 시작했다. 공산주의 체제하에서는 효율성이 떨어지는 공기업이 중심이었다면, 시장 개방 이후에는 철저하게 효율성과 수익성 원리에 따라 다양한 사기업들이 중국 경제를 부흥시켰다. 이는 철저하게 창업정신을 가진 사업가들의 출현에 의해서 가능했다. 겉씨 식물이 아닌 속씨 식물 등장처럼, 공산 체제에서 수동적인 관리자였던 기업가가 아닌, 철저하게 수익을 중심에 놓고 자신의 모든 것을 던지며 열정적으로 사업을 확장하는 기업가들이 등장한 것이다.

셋째로는 콩과 식물의 등장과 질소의 공급처럼, 중국은 자본을 축적할 수 있는 홍콩을 ‘1국 2체제’로 흡수함으로써 자본 축적 기반을 만든 것이다. 자본축적이 원활히 이루어지지 않고 있던 상황에서 홍콩은 중국에 필요한 자본을 조달하는 중요한 창구가 되었다. 중국은 국가 체제에 대해 불신이 있었지만, 시장 규모가 크다는 점에서 매력적이었다. 홍콩이라는 자유 금융 지역을 통해 자금을 효율적으로 운용할 수 있고 자유롭게 입출입할 수 있다고 믿었기 때문에 서방의 자본이 몰렸다. 이 덕에 중국은 산업화를 이룰 수 있는 기반을 확보했다. 공산주의 체제에서는 불가능한 자본 축적의 과정이었고, 그 자본은 기업을 활성화하는 산업자본으로 진화했다.

1997년 '1국2체제' 약속아래 영국에서 중국으로 지배권이 넘어간 홍콩.
1997년 ‘1국2체제’ 약속아래 영국에서 중국으로 지배권이 넘어간 홍콩.

홍콩과 화교의 큰 역할

넷째, 화산재에 의해 이루어진 인의 보충이 숲의 성장을 촉진했듯이, 중국을 떠나 오랫동안 해외를 떠돌던 화교들이 중국으로 되돌아오면서 급속하게 국제 분업의 산업 경제 체제가 만들어졌다. 인과 같은 역할을 화교가 했다. 특히 대만은 연구개발 및 마케팅은 자국내에서 수행하고, 중국 현지공장을 통해 세계 시장에 가장 경쟁력 있는 제품을 공급했다. 예전에 중국은 글로벌 경험이 전무했기 때문에 세계 시장으로 나가는 방법을 몰랐다. 하지만 화교들이 중국의 저임금과 규모의 경제를 기반으로 글로벌 시장을 개척했다. 세계 제품 생산에서 중국의 비중을 50% 이상으로 끌어올려 중국을 ‘세계의 공장’으로 만들었다.

중국 화교의 역사는 오래됐다. 동남아 경제의 80%를 중국 화교가 장악하고 있다는 얘기가 있듯이 중국의 화교 자본과 인맥은 실로 대단하다. 그 핵심 역량이 중국이라는 생산소비시장이 생성되자 빛을 발했던 것이다.

기로에선 아마존과 중국

아마존의 숲처럼 중국이라는 거대한 생산 소비 시장이 이제 기로에 서 있다. 중국 공산당 정권이 이제 공산당 정권의 권력기반을 흔들 수 있는 자유시장 경제에 규제를 가하기 시작한 것이다. 마치 벌목을 통해 숲 면적이 줄고 생물종의 다양성이 줄어드는 등 아마존이 서서히 죽어가듯이, 공산당이 정권 유지를 위해 중국이라는 거대 생산 소비 시장을 죽이고 있는 것이다. 중국은 이제 선택의 기로에 서 있다. 자유로운 생물종의 경쟁과 진화를 통해 ‘지구의 허파’로 지속할 수 있을지, 아니면 결국 ‘지구의 민폐’로 바뀌어 또다른 신냉전체제의 한 축이 될지에 대한 결정의 순간이 현재 중국이 당면하고 있는 현실이다.

생태계의 진화는 그 기반이 되는 태양에너지가 특별히 변화하지 않는 한, 다양성이 강화되고 에너지 효율이 높아지는 방향으로 진화한다. 이처럼 중국도 시장의 효율성에 맞추어서 진화한다면 결국은 현재 중국이 처하고 있는 경제적 고립을 벗어나는 새로운 국면으로 전환하게 될 것이다. 중국의 공산당 정권이 어리석지만 않다면 분명 현재의 규제를 풀어내고, ‘중국몽’이라는 허상 대신 다시 세계 최대 소비와 생산 시장이라는 거대한 숲을 이룰 것이다. 그렇게 된다면 다시 하면 한국은 중국과 더불어 성장하는 계기가 만들어질 것이라고 기대한다.

글쓴이

하영균 에너지11 기술 대표

필자인 하영균 에너지 11 기술대표는 어릴적 농부가 되는 것이 꿈이었지만 독일 녹색당 강령집인 생태학이라는 책을 보고 서울대 곤충학과로 진학했다. 생태적 사고가 모든 자연과 사회현상의 뿌리가 된다는 사실을 확신하고 지역과 기업의 문제를 바라보고 있다. 신발 산업에 오랫동안 종사했고 글로벌 경험을 통해 산업의 진화가 어떻게 이루어져야 하는지 살폈다. 지금은 어릴적 꿈(물로 가는 자동차)이었던 신재생에너지 사업을 위해 국내 최초 나트륨 이온 전지 회사 '에너지11'을 창업해 기술 대표를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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